Vertical Search가 의료정보에 접목된다면? 의료정보에 대한 새로운 접근, 오마이닥터
2012년 07월 06일

Vertical Search가 의료정보에 접목된다면?
의료정보에 대한 새로운 접근, 오마이닥터

지난 3월, 스타트업계에 흥미로운 일이 있었다.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비슷한 시점에 서비스를 론칭하겠다고 밝힌 두 개의 스타트업이 동시에 등장한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GOODDOC오마이닥터로, 이들은 미국에서‘의료정보 검색서비스’로 성공 사례를 가진 zocdoc의 모델을 한국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더욱 관심을 끌었던 것은 두 명의 창업자 모두 티몬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차례 언론에 알려진 바와 같이 오마이닥터의 김진욱 대표는 티몬의 공동창업자인 김동현 이사의 친형이고, 굿닥의 임진석 대표는 티몬의 신현성 대표가 참여한 패스트트랙아시아의 공개 선발 CEO이다. 티몬이 이미 해외에서 입증된 소셜커머스의 사업모델을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성공시킨 이후라 이 두 사람에게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두 스타트업 모두 5월에 서비스를 론칭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 5월 말 서비스를 오픈한 GOODDOC과 달리 오마이닥터는 서비스 오픈을 연기한다는 소식을 보내왔다.

오마이닥터 김진욱 대표를 다시 만난 곳은 지난6월 beLAUNCH2012스타트업 배틀 경연장이었다. 치열한 예선을 뚫고 TOP20에 선정된 그는오마이닥터가의료업에 관련된 서비스임을 알릴 수 있도록 가운을 입고 등장했다.

스타트업 배틀 #1 보러가기

오마이닥터의 서비스는 초기 언론을 통해 밝혔던 zocdoc 모델과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왜 미국에서 성공이 입증된 zocdoc의 모델을 포기했는지, 어떠한 방향으로의 사업 전략 변화가 있었는지 들어보기 위해 beSUCCESS가 김진욱 대표를 만났다.

 

- 어떤 계기로 오마이닥터를 창업하게 되었나?

티몬 창업멤버인 동생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창업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하지만 동생은 실제로 창업을 해서 크게 성공시킨 반면, 나는 매순간 선택을 할 때마다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을 더욱 우선시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창업을 무척 하고 싶어했지만 창업을 하겠다고 결심한 적도 없고 실행한 적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카이스트도 졸업했고, 치의학전문대학원까지 진학해 과정을 마쳤다. 모두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치전의 마지막 코스는 병원 실습인데, 실제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면서 보람이 있기도 했지만, 창업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져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생각보다 오랜 기간 동안 창업이라는 꿈을 마음속에 묻어둔 채지내왔다는 것을 그제서 깨달았다.

국가고시를 보고 며칠 간 동생의 집에 머물렀다. 동생은 대학 동기들과 함께 살고 있는데 동생을 포함한 2명의 티몬 창업자와 또 각자 자신들의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는 2명의 젊은 창업자, 이렇게 4명이 함께 살고 있다. 현재는 나도 함께 살고 있으니 총 5명의 창업자가 함께 사는 셈이다. 처음 이 집에 왔을 때는 참 특이하면서도 재미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TV도 없이 4명의 창업자가 사는 집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창업아이템이 오갔고, 날이 저물도록 창업과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zocdoc 모델을 발견하게 된 것도 이때였다. 의료계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나야말로 이 아이템을 성공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 생각했다. 이미 창업에 대한 결심이 확고해졌을 때, 국가고시 결과가 발표되었다. 합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현실적인 선택이 아닌 꿈을 좇아 창업을 선택했다.

 

- 예정된 서비스 론칭일이 늦춰진 이유는 무엇인가?

스타트업 배틀 때 공개했듯이 사업전략이 바뀌었다. 바뀐 서비스는 7월 중순 오픈 예정이다. Zocdoc의 모델이 미국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그대로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미국 의료계상황과 한국의 상황은 분명히 다르다. 법적인 부분, 제도적인 부분은 물론 병원에서 제공하는 시술에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기존 zocdoc과 마찬가지로 모든 의료분야를 전부 다루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많은 사람이 의료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찾으려고 한다지만 배탈이 났거나 감기에 걸렸다고 해서 굳이 멀리있는 좋은 의사를 찾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굳이 자세한 병원의 정보가 필요로 하지도 않고 병원이나 의사로서도 3분 만에 진료가 끝나고 진료비로 3천 원밖에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새로운 홍보를 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한국의 의료사정을 반영해 오마이닥터가 초반에 집중하는 의료 분야는 피부/미용/성형 쪽이다. 임플란트와 라식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새로 바뀐 서비스는 어떤 서비스인가?

다루는 정보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Zocdoc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은 진료과, 지역, 병원, 의사의 프로필로 순으로 선택해서 의료인 정보에 접근하기는 쉽게 되어 있으나 실제로 내가 받아야 하는 시술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다. Zocdoc의 모델이 의사와 병원을 찾기 위한 서비스라면, 오마이닥터는 철저하게 시술에 관한 정보들을 공유하기 위한 서비스다.

 

의료계 전체를 다루는 것을 포기하고 일부에만 집중하면 시장의 규모가 작아지지는 않는가?

한국의 의료계를 보험과 비보험으로 구분 지어 봤을 때, 비보험의 시장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미용 관련 병원의 광고 시장이 얼마나 큰지는 지하철을 타 본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성형, 미용 관련된 시술후기는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 한국에는 이미 이런 정보들이 포털사이트의 카페를 통해서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카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지 이런 정보를 정리하고 보여주는 데 특화된 형식의 공간은 아니다. 카페에 많은 정보가 모여있긴 하지만 병원을 직접 찾으려고 하거나 시술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일일이 게시물을 읽지 않으면 내용을 확인할 수가 없고, 검색을 통해서 정보를 찾아서 들어가기에는 이용자의 불편함이 크다. 또 많은 정보가 병원에 의해 생산되어 진솔한 후기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오마이닥터를 통해 이러한 부분이 개선될 수 있으리라 본다.

 

수익모델은 어떻게 가져갈 계획인가?

불가피하게 광고를 실어서 수익을 창출해야 하겠지만, 체험자들의 리뷰와 병원의 광고는 엄격하게 구분할 계획이다.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진정성은 정보를 다루는 사람의 양심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오마이닥터의 진정성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느냐는 오마이닥터 팀이 얼마나 초심을 잃지 않았느냐와 같은 뜻으로 보면 된다.

 

향후 사업 계획은?

사람들이 직접 경험한 시술과 관련한 정보를 모으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지금 당장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이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즉각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장기적으로 보면, 시술에 관한 정보들을 한군데 모음으로써 하나의 백과사전과도 같은 정보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단순한 리뷰들이 모여서 시술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정보를 모으게 되면 불치병에 대한 정보도 모을 수 있다. 수요가 적으나 꼭 공유되어야 하는 불치병과 희귀병에 대한정보가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게 활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현재는 당장의 서비스 론칭에 집중하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사회에 의미 있는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사업가이자 동시에 의사로서 전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 Vertical Serch Engine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에서 특정한 정보를 찾기 위해 온 대양을 다 돌아다니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그래서 항해를 도와주는 포털사이트들이 있는데, 문제는 포털사이트들이 정보를 편협하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돈을 많이 낸 병원만 소개해주고, 돈을 내지 않은 병원은 보여주지 않는다. 게다가 포털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들은 대부분 병원에서 생산된 정보들이라, 병원에서 잘하는 부분과 좋은 모습만 보여진다. 이렇게 자본이 관여된 인위적인 정보들을 우리는 광고라고 부른다.

이렇게 심각한 정보의 비대칭 문제와 포털사이트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빈틈들이 있기 때문에 특정한 정보만을 다루는 특정한 공간이 있다. Vertical Search Engine이 바로 그것이다. 특정한 정보는 그에 맞는 적합한 분류시스템이나 다른 형태의 운영이 필요하다. 버티컬 검색 서비스를 통해서 인위적인 정보로부터 해방, 빠른 업데이트, 전문 분야에 대한 더 넓은 접근, 더 깊이가 있는 정보의 공유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인위적으로 제작된 정보의 개입을 막을 수 있으므로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고 더 정직한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회적으로 아주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Vertical Search Engine도 정보의 비대칭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네이버에 ‘맛집검색’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맛집을 검색할 수 있는 맛집플랫폼들이 106개가 나온다. 하지만 하나같이 광고 플랫폼의 역할을 할 뿐, 정보공유 장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곳들은  숨김없이 그대로 “돈을 내면 맛집이라고 소개해주겠다. 돈을 두 배로 내면 이주의 맛집이라고 소개해주겠다. 돈을 열 배로 내면 일 년 내내 맛집이라고 소문을 내주겠다.”라는 식의 알림을 홈페이지 메인에 떠벌리고 있다.

특정한 정보를 다루는 공간으로서의 진정성은 그 정보를 다루는 사람의 도덕적인 수준에 전적으로 달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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