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컬쳐토크의 세계로 인투잇(into.it)
2013년 01월 28일
문화 콘텐츠 공유 서비스 플랫폼
소소한 일상의 재미와 기쁨을 공유할 수 있는 대표 버티컬 SNS인 페이스북와 트위터를 통해 블로그 링크를 걸게 되는 빈도수가 높아졌다. 여하튼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정보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늘 새로운 정보를 나르지만 영 반응이 쉬원찮다. 사실 나의 개인적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만족시켰을 뿐, 불특정다수에게는 관심 밖의 포스팅일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나를 팔로우하거나 친구관계에 놓인 사람은 수백명에 달하지만, 서로 다른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가득한 대규모 커뮤니티에서 콘텐츠의 파급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이와 같은 SNS는 그사람이 무엇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한 특색을 보여주진 못한다. 소통이냐, 유용한 정보를 피드로 받아볼 수 있냐라는 불분명한 정체성 안에서 SNS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혼란스러울 정도이다. 그래서 새롭게 런칭하는 SNS은 관심기반 서비스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또한 다양한 관심사를 모두 포괄하려다 보니, 특정 주제에 대해서만 떠들고, 그 감성을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의 깊은 욕망을 충족시키진 못한다. 규모가 작더라도 실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낫지 않을까? 카테고리가 단순하고 명확하면서도 나의 수집욕을 자극시키고 감성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찾던 찰나, 인투잇(into.it)의 컨텐츠 기반 경험 공유 플랫폼을 발견했다.
 
 
cultureSNSintoit_01
2012년 12월 26일에 론칭된 이 서비스는 자신이 보고 즐긴 영화, 책, 음악을 기록할 수 있는 컬쳐로그이다. 실제로 지인들의 페이스북 담벼락 20,000개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문화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니즈를 만족하는 서비스가 없다는 것에서 착안했다.

 

- 영화발권 영수증 쪼가리로는 충족되지 못한 티켓 수집욕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비슷한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없을까?
- 수십 번 읽고 또 읽어도 마음에 와닿는 글귀를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

 

인투잇은 'getglue'라는 tv, 영화, 책, 음악, 와인 체크인 서비스를 벤치마킹을 하면서 문화생활의 소중함을 기록할 수 있다. 영화, 책, 음악이라는 대중이 '문화'라고 일컬을 수 있는, 프레임이 보다 명확한 콘텐츠에 대해 한정을 시켰고 작품을 수집하는 감동은 더했다.
 
 

cultureSNSintoit_02

마치 영화/책/음악 스크랩북 세권이 있는 것처럼 손쉽게 멀티미디어 파일에 자신의 생각을 모바일로 덧붙일 수 있다는 게 바로 ‘아날로그 감성’을 온라인으로 온전하게 가져온 격이다. 내가 찍은 사진, 작품 커버 사진,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자료를 앱 안에서 검색하여 삽입할 수 있는 올인원(All-in-One) 플랫폼에 눈길이 간다. 사용자가 작성을 끝낸 인투잇은 자동적으로 영화/책/음악 카테고리에 분류되기 때문에 폴더이름을 관리할 필요가 없다. 또한 규격이 제한되어 있는 콘텐츠 프레임 안에 사용자의 생각을 덧붙여서 포스트 간의 통일성이 보장되기에 크리에이터와 리더들에게도 안정감을 선사한다.

 

다만, 앱버전으로 먼저 만나볼 수 있었던 인투잇은 장문의 콘텐츠를 작성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짤막한 감상평을 올려놓는 실시간 SNS 서비스로는 적격이나, 평론가나 작품 큐레이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작품의 멀티미디어 파일을 앱 안에서 손쉽게 첨부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작품의 상세 정보는 보기 위해서는 웹 페이지를 새로 띄워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단순히 작품을 매개로 한 생각을 공유하는 장으로 끝나는 서비스가 아니라 작품을 사랑하는 사용자들 간의 인터렉션이 충분하게 일어나기 위해서는 작품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보인다. 향후 사용자가 작성한 데이터를 토대로 작품 추천 서비스를 진행한다든지, 비슷한 장르의 다른 작품을 추천하는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필수불가결의 조건이다.

 

문화를 소비하는 실질적인 이용자들이 모인 공간이라, 댓글과 콘텐츠를 공감하는 사람들의 애정은 여느 SNS와는 다른 것이 이 서비스의 강점이다. 무의미한 일상의 나열, 자기다짐, 신상품 자랑 등의 소모적인 SNS 채널에서 벗어나 오로지 작품을 매개체로 맺어진 사람들과 나누는 감성 공유는 사랑방 같은 느낌도 물씬 풍긴다. 이에 정범윤 대표(텍스처랩)는 “문화를 추천 받고 싶어하는 사람, 그리고 자신이 소비한 문화를 공유하고 싶은 사람, 단지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니즈를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일 수 있는 시스템이죠.”라고 말한다. 추천-공유-기록이라는 세가지 키워드를 잡고, 감동에 동감할 수 있는 (감동)2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이 서비스가 지향하고자 하는 바이다.

 

 

실제로 어느정도 감성 공유가 가능한지를 테스트해보기 위해 기존에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올려진 영화/음악/도서 리뷰를 인투잇해보았다. 분명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블로그에 올린 "똑같은" 콘텐츠인데 체감 반응도는 훨씬 좋았다. 좋은 리뷰를 찾기 위해 홍보성 콘텐츠 속에서 방황하다가, 실질적으로 문화를 소비하는 사용자들의 깨끗하게 덧붙인 생각을 읽고 작품을 ‘추천’받는다. 개인에게 있어서 자신이 향유하던 문화 콘텐츠를 하나의 플랫폼에 정리하여 ‘기록’할 수 있는 매체가 생긴 것이기도 하다.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같이 나누면서 생각을 ‘공유’할 수도 있다. 단순히 좋다, 즐겁다, 슬프다, 재미있다, 재미없다, 무섭다라는 단편적인 생각만을 공유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작품과 연관된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유저와 함께 소통한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반 이상은 성공한 듯하다.

 

단순한 수집을 넘어선 공감 감동을 지향하는 이 서비스는 인터파크에서 내놓은 반니(www.banni.com)를 뛰어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기대가 된다. 도서, 음악, 영화, 공연 등에 관한 책장을 만들고, 자신만의 마이크로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었던 이 서비스는 2012년 9월에 종료되고, 도서 전문 웹진으로 탈바꿈했다. 비전문가들의 일상적인 수다와 생각을 담았다는 의견도 있고, 유저들이 만들어놓은 콘텐츠에 대한 인터렉션이 다른 채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도 서비스 전환의 가장 큰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신뢰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모으는 일만 해결된다면, 콘텐츠의 프레임을 넘나드는 문화를 공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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