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태풍 볼라벤이 대한민국을 관통하고 있던 그 날. 고벤처가 예정대로 열릴지조차 확실하지 않았던 긴박한 순간이었지만 풍속 30m/s도 창업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막을 순 없었다.
관동의대 IT융합연구소의 정지훈 소장은 “무엇이 세상을 바꾸는가? 미래를 고민하라”는 제목으로 8월 고벤처 포럼의 첫 문을 열었다. 미래에 어떤 가치가 주목 받을 것이고 어떤 아이템이 세상에 필요할 것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은 모든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능력이기 때문에 정지훈 소장의 강연은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많은 이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강연이었다.
1) 소유경제에서 공유경제로
공유경제는 개인이나 개별 기업이 모든 걸 소유하는 대신 다른 개인 또는 기업이 자원에 접근해 이를 빌려 쓰는 경제 방식을 의미한다. 정지훈 소장은 소유경제에서 공유경제로 이행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변화에 주목하였고 성공사례를 4개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첫 번째 사례 Exclusive Resort는 일반인에게 별장을 빌려주는 회사다. 1년 평균 17일 밖에 사용하지 않아 하루 평균 6,000달러의 비용을 소비하는 별장 소유주를 대상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일반인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별장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두 번째 사례 ZipCar는 차를 빌려주는 회사다. 대학생들이 많이 사는 캠브릿지 지역에는 도요타 하이브리드 차량을 주로 배치했고 보스턴 전통 보수집단 지역엔 BMW와 Volvo를 집중 배치하여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켰다. 주 타겟이 누구인지 그리고 이들을 어떻게 타겟팅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Airbnb는 192개 국가에서 10만 개가 넘는 집과 방을 공급하고 있는 회사다. 방값이 비싼 지역에서 자신의 방을 다른 사람에게 묵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2011년 500만 건의 예약과 매출액 5억 달러를 기록했다.
마지막 사례인 Rent the Runway는 하버드 여대생 2명이 만든 회사로 고급스러운 파티를 위한 고급드레스를 공유한 시스템이다. 자비로 소수의 드레스를 구매하여 시작했으나 현재는 유명 디자이너들이 드레스를 협찬하여 드레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 네 가지 사례는 제대로 이용되지 않고 사라지는 가치를 ‘공유’라는 도구를 통하여 성공한 것이다. 낭비요소가 큰 부분들을 찾아 생산적인 가치를 만들어 낸 위의 사례를 통해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어떤 가치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2)미래의 노동시장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 피터드러커는 1970년대에 이렇게 얘기했다.
“앞으로 물리적인 노동의 가치는 떨어질 것이고 지식을 찾아내 그 지식을 활용하는 가치가 증가할 것이다.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자가 지식노동자이며 곧 이들의 시대가 올 것이다”
피터드러커의 말대로 지금은 지식노동자의 시대다. 그러나 슈퍼컴퓨터의 등장으로 지식노동자는 컴퓨터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은 “제퍼디 퀴즈쇼”에서 인간 퀴즈 달인들에게 승리를 거둔데 이어 보험 컨설팅을 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 이후 민간 의료 보험사에도 고용되었을 뿐 아니라 현재는 암 진단과 치료에까지 활용되고 있다. 주변에서도 이러한 예는 찾기 쉽다. 극장에는 표 끊어주는 사람 대신 티켓발권기가 설치되어 있고 은행에는 ATM이 설치되어 은행원이 했던 일을 대신 처리해주고 있다. 이처럼 지식노동자들 특유의 경쟁력은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그리고 컴퓨터의 인터페이스 기술 발달로 대체가 가능해졌다. 따라서 인간이 기계에게 대체되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인 창조적이고 감성적인 부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커뮤니케이션은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다.
정재훈 소장은 새로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나눔과 공유 그리고 개방을 꼽았다. 아마존, 이베이, 중국의 알리바바와 같은 거대 기업들은 자신들의 자원을 나누고 공유하여 소규모 창업자들이 자신들의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됨과 동시에 새로운 직업들을 창출하여 더욱 커다란 생태계를 창조했다.
끊임없는 생산과 성장에만 초점이 맞춰진 무한 경쟁 시대가 끝나고 나눔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즐거움과 행복의 가치,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중요성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가치의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다가오는 미래를 유연한 자세로 준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