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잘 나가?
2012년 12월 13일

'미국에서 전자책 판매량이 종이책 판매량을 추월했다.' 2010년에 국내 모 일간지 기사 제목이다. 오보다. 2010년에도 틀린 말이었고, 2011년, 2012년 현재도 틀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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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뻥
미국 BookStats 2012년 보고서를 보면 2011년 미국 단행본 시장 전자책 시장점유율은 50%는 커녕 30%에 지나지 않는다. 전체 출판 시장에서 단행본이 51%, 교과서가 34.5%, 전문서가 13%를 차지한다고 보면 전자책 시장점유율은 15% 정도다. 아직 교과서 시장이나 전문서 시장에서 전자책의 입지는 약하다. [주1, 주2]

2012년 뻥
미국 출판업계 주간지 Publisher's Weekly 최근 기사를 보면 2012년 2분기 출판시장에서 전자책 시장점유율이 22%에 달한다고 한다. [주5]

전자책은 껍데기다.
전자책이 단행본 시장 30%면 사실상 최강자 아냐? 그런데 미국에서는 전자책의 반대가 종이책이 아니다. 전자책을 특정 제책방식으로 친다. 2위 제책방식이 매스마켓 페이퍼백-누런 종이에 인쇄된 문고판-으로 29.5%다. 견장정(하드커버)와 연장정(페이퍼백) 제책방식은 개별적으로는 30%가 안 되지만 합하면 36%다. 그러니까 '미국에서 전자책 제책 매출이 다른 제책 매출을 추월했다'가 맞다. 또한 어른용 소설 단행본이 전자책 매출의 97%를 차지한다. 마지막으로 단행본의 79%가 여전히 종이책으로만 나온다. 모든 출판 분야를 합하면 미국에서 전자책의 시장점유율은 8%다. 실제로 미국 출판사에서 전자책 매출 비중은 10% 정도고, 미국에서 팔리는 전자책의 97%가 어른용 소설이다. [주3, 주4]

컨텐츠가 왕이다.
미국에서 2009년 조사를 보면 신간 경영서적 1천 권 중에서 62권만 5천 부 넘게 팔렸다고 한다. 논픽션은 일 년에 250부 팔기도 어렵고, 통산 3천 부 팔기 어렵다고 한다. [주6] 나보다 영어 잘하는 미국 출판업자도 빅6 아니면 입에 풀칠만 한다. 미국 타령, 전자책 타령, 옆집 남편 타령 민망하다. 상업성 있고 완성도 높은 책이 중요하다.



참고.

1. BookStats, 미국 출판협회(APA)와 출판업연구그룹(BISG)이 공동으로 발행하는 출판 시장 보고서. http://www.bookstats.org/

2. 세계 전자책 시장의 현황과 이슈 분석, 한국콘텐츠 진흥원, 2012. http://www.kocca.kr/.../4BRfDylIFv47.pdf

3. 참고로 미국에서는 견장정을 먼저 내고 잘 팔리면 1~2년 후에 페이퍼백 출판사에게 페이퍼백 출판권을 넘기고, 다시 1~2년 후에 매스마켓 페이퍼백 출판사에 해당 제책방식 출판권을 넘긴다. 요즘에는 견장정을 건너뛰는 경우도 많다.

4. Guy Kawasaki, "Author, Publisher, Entrepreneur", 2012. http://apethebook.com/

5. 여기서는 Bowker Market Research의 수치를 바탕으로 했으니 BookStats 수치와 단순 비교는 어렵긴 하다. E-books Market Share at 22%, Amazon Has 27%, Publisher's Weekly, 2012. http://www.publishersweekly.com/.../54609-e-books-market-share-at-22-amazon-has-27.html

6. BJ Gallagher, The Ten Awful Truths -- and the Ten Wonderful Truths -- About Book Publishing, Huffington Post. http://www.huffingtonpost.com/bj-gallagher/book-publishing_b_13941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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