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글로벌 스타트업 부스] 현장에서 소개드리는 “숨어있는 부스 찾기” #3
2015년 05월 18일

도약은 있었다. 스타트업 붐이 불기 시작한 때부터 지켜본 바, 한국의 스타트업은 고인 물과 같았다. 고인 물은 이리저리 요동쳤다. 정부 정책과 테크 트렌드, 던져진 조약돌에 철썩철썩한 파동이 일었다. 그러나 고인 물은 절대 스스로 큰 흐름을 만들지 못한다. 자생이 불가능한 생태계에서 창업가들은 ‘열정’이라는 이름의, 사실은 살기 위한 악다구니를 질러댔다.

2015년 5월 15일, 비글로벌이 서울 동대문 DDP에서 개막했다. 불과 1년 전에 봤던 서비스들의 자리가 또다른 새로운 서비스들로 채워졌다. 내일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수백 개의 서비스들의 현실이라고 생각했으나 그것이 곧 우리네 경제의 현실이라고 생각하자 씁쓸했다. 하지만 이 글이 출발한 이야기들이 시작됐을 때 그 현실에 다른 역동적인 바람이 보였다. 비글로벌 4년 차의 스타트업들은 달라져 있었다.

가장 놀라운 점은 그들 역시 이제 스타트업과 이 생태계를 무조건적인 유토피아로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과거 스타트업 인터뷰에선 늘 모두가 행복하다고, 무조건 잘 될 거라고 믿었다. 마치 모두가 그러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열정', '미래', '진보', '하나뿐인 서비스' 등 새롭고 진일보적인 키워드가 기사의 메인이었다. 장미빛 미래의 맹목적인 추종이었다.

하지만 스타트업, 그 이전에 비즈니스(Business) 시장은 진흙탕 싸움과 같다. 오늘의 실패는 내일의 패망이다. 이성 없는 열정은 모두의 눈을 가리고 현실을 덮는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다. 살아남기 위해선 현실을 적나라 하게 보는 냉철한 이성이 필요했다. 이제 모진 풍파 속에 스타트업들은 솔직해졌나보다. 어렵고 힘든 점들을 과감 없이 이야기했다. 그로부터 무엇이 필요한지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책들이 나왔다. 도약이었다.

두 번째는 기술력과 상품성이었다. 사실 과거 스타트업 시장은 그 서비스 분류를 쉽게 유목화할 수 있을 정도로 협소했다. 되풀이 되는 서비스들이 한, 두 가지의 차별성을 가지고 또다른 이름을 가지고 나왔다. 새로운 것은 없었다. 비글로벌 2015는 완전히 새로웠다. 몇 년씩 구비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들 때문에, 아니 덕분에 한 섹터에서 한 시간 이내에 발걸음을 떼기 어려웠을 정도다. 많은 스타트업들을 소개할 수는 없지만 긴 글보다 아래의 소견이 가장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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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뎁

모바일영수증 : 핀테크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히 포착했다. 모바일 영수증 서비스지만 서버가 따로 없이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로 서비스 운영이 가능해 고객의 개인정보 누출 위험도, 초기 설치 비용도 없다. 10년 이상 영수증 업계에 종사했던 기획자가 가진 확산 네트워크는 이미 국내외 충분하다. 디자인을 공부한 개발자들과 코드를 아는 디자이너들이 일하는 곳이다. 노하우, 영업력, 개발력 모두 있으나 투자가 필요한 곳이다. 밀어줄 뒷심만 있다면 기술 확산은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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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

TESTYD : 개발자를 위한 스타트업, 스타트업을 위한 스타트업, 기업을 위한 스타트업이다. 모바일 앱 테스팅 컴퓨팅 서비스로 개발한 앱을 다양한 기기에서 자동화 테스팅해준다. 자동 탐색 기술과 객체 분석으로 인력과 시간의 낭비를 엄청나게 절약할 수 있다. 제조업체들과 기존의 기업들, 개발자들과의 에코를 만들어 가기를 꿈꾸는 기업이다. 역시 적절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투자한다면 산업 내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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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스트

뱅크샐러드(banksalad) : 금융 상품은 복잡하고 답답한 문제다. 자산 사담사를 끼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갑을 열면 안 쓰는 카드가 수두룩이지만 왠지 버릴 수는 없다. 누가 이를 해결해 줄 것인가. 뱅크샐러드는 이제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신용카드 상품을 분석하여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한다. 고객의 소비패턴도 분석한다. 데이터 기반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개발자를 추가 리크루팅하고 있다. 그 많은 신용카드 데이터를 분석하는 그 흥미로운 일,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는 일에 관심 있는 모두를 환영한다.

춤추는 별을 잉태하려면 반드시 스스로의 내면에 혼돈을 지녀야 한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이다. 혼돈의 시대를 지나 도약의 시대를 맞이할 우리네 스타트업들의 더욱 많은 고민과 성찰이 계속되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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