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공의 잣대, 앞으로 어떻게 봐야 할까?
2018년 01월 02일

비석세스는 스타트업 미디어로 2010년 설립된 이후 줄곧 국내외 스타트업의 소식뿐만 아니라 주요 트렌드를 취재하고, 뉴스와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또한, 자체 컨퍼런스인 비글로벌을 한국과 미국에서 개최했으며 미디어와 컨퍼런스를 통해 다각도로 스타트업, 투자자 및 지원 기관들 사이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그동안 유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컴비네이터Ycombinator가 내세우는 주요 핵심 가치인 “성장(Growth)”의 중요성에 대해 끊임없이 들어왔으며, 그것을 당연히 여겨 우리 또한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의 “빠른 성장과 엑싯"을 성공의 지표로 삼아왔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우리가 혁신형 창업 생태계의 모범사례로 간주하는 “빠른 성장과 엑싯”을 성공 잣대로 삼는 실리콘밸리의 경우 작년부터 외부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창업자와 투자자의 어두운 이면들이 한둘씩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부분 실리콘밸리로부터 영향을 받아온 한국 스타트업도 작년엔 특히 실리콘밸리로부터 불미스러운 사건 소식들이 들릴 때 마다 우리도 곧 비슷한 사건이 터지지는 않을까 수군거리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아마도 곧 그것이 소문보다 실체로, 외부에 보이는 빠른 성장과 화려함 뒤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어두운 진실들이 드러날 것이다.

그간에 실리콘밸리식 성공에 목을 맸지만 실리콘밸리가 늘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에게도 비슷한 사건과 사고들이 있다면 실리콘밸리가 실패나 대응을 교훈 삼을 수도 있고 더 좋은 자구책을 내놓을 기회가 있다.

창업가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사람이다. 비석세스 독자분들은 대부분이 창업가나 투자자인데 주변에서 들리는 말이 아닌 스스로의 성공 잣대로 앞으로 나아가길 빈다.

분명한 것은 비석세스가 생긴 이래 지난 약 7년 동안 한국 스타트업 및 스타트업 생태계가 현저히 발전하고 진보해왔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수많은 규제와 지원 정책뿐만 아니라 무수히 많은 스타트업이 사라지고 생기는 것도 보았다. 다만, 지금 같이 근본적인 경제 구조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 스타트업이 함께 다음 시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창업자나 예비 창업가들이 아래 세 가지 이야기를 꼭 기억했으면 한다. 언론이 정의한 성공, 돈이 정의한 성공, 실리콘밸리가 정의한 성공이 아닌 창업가 스스로가 정한 성공이 기초가 되었을 때 진정한 성공의 잣대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번째로, 창업의 목적의식이다. 우리가 스타트업을 하는 주요한 이유가 “왜" 내가 창업을 했느냐일 것이다.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고, 그 관심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왜"라는 초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서비스/제품의 사용자 수 증가율, 매출 증대 및 회사의 투자 유치 등" 이 그 초점을 더 분명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는 있으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어디에 더 중점을 두느냐가 그 사업의 지속성과 가치를 증대시킬 것이다.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성숙시킬 수 있는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번째로는, 함께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이다. 함께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은 위기에 봉착했을 때 드러나기 마련이다. “성장"과 “생존"이라는 단어의 강조로 인해, 같이 일하는 직원, 파트너의 소중한 인생이 일방적으로 존중이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만약 위기 때마다 함께하는 사람이 덜 중요시하게 여겨지는 사업이라면 사업의 방향성과 현재의 구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성장보다 중요시해야 하는 것은 함께하는 사람의 삶의 안정감이다.

번째로는 정직함이다. 사업이 안정적일 때나 위기일 때나, 현 상황에 대해서 철저히 내/외부 관계자에게 정직할 필요가 있다. 더 정직할수록 나에게 더 당당해지고 그 당당함은 곧 첫 번째 언급한 나 자신이 창업한 “왜"라는 이유에 더 솔직해질 수 있게 되고, 이는 곧 함께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으로 이어질 것이다.

새해를 열며 필자부터 실천에 옮기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글을 통해 비석세스를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독자분께 존경과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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