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rize 2011 대한민국 우승, 키위플 신의현 대표를 만나다
2012년 07월 16일

스타트업 컨퍼런스 beLAUNCH 2012가 성공적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beLAUNCH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역시 스타트업 배틀이었다. 스타트업 배틀은 기량을 뽐내는 경쟁대회로 여러 참여사가 주최하는데, 퀄컴이 주최하는 벤처경진대회 큐프라이즈(Q-prize)는 해외 시장으로 도약할 좋은 기회다. 이번 우승자는 소셜플랫폼 '예티'를 선보인 이지웍스였다. 큐프라이즈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중국, 유럽, 인도 등 8개의 지역에서 참가하는 세계적인 대회로, 국내 예선은 작년에 처음으로 열렸다. 처음으로 국내 우승을 거머쥔 팀은 누구였을까? 답은 오브제를 서비스하고 있는 키위플. 키위플은 세계 본선에서도 3위에 올라 해외 진출을 노리는 스타트업이라면 관심을 가질 법 하다. 뜨거운 관심 속에서 막을 내린 국내 예선 큐프라이즈. 그 길을 먼저 걸은 키위플 신의현 대표에게 조언을 구했다. 신 대표의 조언은 냉철하지만 정직했다.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말은 듣기에 달콤하기만 한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아이디어와 멤버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 조건
우승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지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 우승 요건이었다고 생각

- 큐프라이즈 참가에 앞서 어떤 준비를 했나?
큐프라이즈는 세계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 마침 펀딩 받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을 때라 사업계획서나 일반적인 준비는 되어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큐프라이즈는 경쟁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중점을 둔 부분은 따로 있었다. 사실 사업 아이템에 대한 확신과 참신함은 모두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 본다. 우리가 중시한 것은 ‘현실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실제로 영업과 마케팅은 어떻게 할 것인지, 수익은 어떻게 창출해낼 것인지 다른 경쟁자보다 심도 있게 준비했던 것 같다.

- 큐프라이즈의 분위기는 어땠나?
진지하고 날카로운 자리였다. 심사위원으로부터 ‘이 질문만 하지 않았으면…’ 하는 질문이 꼭 튀어나왔다. 결코 만만하게 볼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우승하게 된 결정적인 요소는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지
말씀드린 현실적인 행동에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아이디어와 멤버는 선택 사항이라기보다 필수 조건이다. 더 경쟁력이 있기 위해서는 ‘행동 계획’이 중요한 것 같다. 우승을 하게 된다면 우승 자금은 어떻게 쓸 것인지, 우승으로 회사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건지, 필요한 데이터의 수집, 파트너와의 제휴 등 앞으로의 행동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이것들이 허황되면 안 된다. ‘정말로 저들이 말하는 것이 구현되겠구나’ 느끼도록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한다.

- 참가자들에게 할 조언이 있다면
국내 예선 파이널에서 꼽힌 회사의 수가 8개였다. 그런데 그 회사의 아이템과 면면을 살펴봤을 때 느낀 것은, 우리 회사 못지않은 좋은 회사였다는 점이다. 지금 제가 드리는 조언이 조금 이상할 수도 있다. 드릴 말씀이 “이렇게 하면 1등할거야”는 비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최종 후보 회사들이 훌륭했듯이, 큐프라이즈에서 꼭 우승하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하던 일을 중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나아가라.

 

외국에서도 현실적인 요소는 엄연히 존재해
좌절이 아니라 이를 뛰어넘어야

- 세계 본선 진출에서 장애물은 없었나
다소 현실적인 얘기지만 말씀드리겠다. 본선에 진출하고 나면, 심사위원이 거의 영미권 출신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서울대와 삼성(출신)이라는 상징이 가지고 있는 힘이 있듯이, 영미권에서 스탠포드와 구글이라는 이름이 갖는 힘도 엄연히 존재한다. 아무래도 심사위원으로서는 저러한 이름이 갖는 신뢰성을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 본선에서 느낀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의 차이는 무엇인가
한국 사람들이 아이디어로는 뒤처지지 않는다고 본다. 그런데 시스템·체계에 대한 이해에서 뒤진다. 보통 우리는 ‘좋은 사람들이 모이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성공할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근데 외국 창업자들은 ‘이 사업이 잘 되면 전 세계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다’에 주목한다. ‘이 아이템이 좋아요’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가질 가치를 고민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아이템을 사용하고 데이터가 쌓이고 누적되면 이런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처럼 장기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는데 더 능한 것 같다. 한국에서 또 다른 우승자가 나올 것이고 글로벌 경쟁을 하는 데 이러한 접근이 유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우승 후 얻은 것은
무엇보다도, 좋은 투자자와 함께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같은 투자더라도 어느 곳에서 유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흔히 투자는 재무적 투자(FI)와 전략적 투자(SI)로 나눈다. 재무적 투자는 흔히 알듯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시간이 흐르면 그에 따른 성과를 기대하는 투자다. 반면 전략적 투자는 자금보다도 함께 성장하는 측면이 크다. 퀄컴은 참 좋은 파트너다. 투자한 회사를 기다려주고 함께 성장하겠다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동통신용 칩을 만드는 회사인 만큼 전통적으로 연구소가 강한데, 파트너로써 기술적인 지원이나 제안을 아끼지 않는다. 이러한 것들은 후에 오브제의 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덧붙여, 특전으로 주어지는 미국 데모 컨퍼런스 참여 기회도 빼놓을 수 없는데, 미국 본토의 벤처 바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이다. 또, 그냥 가려면 참가비도 만만치 않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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