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종이책과 전자책의 경계를 허문다, Bridging Book
2013년 0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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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자책 및 전자책 단말기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54.5%(중복응답)가 전자책의 느낌과 종이책의 느낌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이유로 전자책을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종이책에 있는 내용 그대로 매체만 바꾸어서 전자책으로 옮겨온 것에 매력을 느낄만한 차별점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체할 시대가 온다고는 하나, 시중에 나오는 전자책은 이미 '종이책'으로 잘 팔린 책들로 다시 구매할 만한 매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상호 작용을 보조하기 위한 종이책'이라는 컨셉으로 전자책을 만들게 되면 어떻게 될까? 종이책에서 보여줄 수 없는 그 이상의 것들을 전자책에서 보여준다면 전자책의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여기 그 가능성이 있는 engageLab의 최신 프로젝트, 'Bridging Book'에 대해서 소개한다.

 

Bridging Book은 e-book과 프린트된 책이 결합하여 전통적인 스타일의 책 읽는 방법에 변신을 꾀한다. 프린트된 책과 디지털 디바이스를 나란히 함께 놓고 책장을 넘기는 순간, 자동으로 해당하는 책장에 포함된 멀티미디어가 디바이스에 표시된다. 태블릿에는 디지털 나침반 센서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 센서는 책장에 포함된 자석의 자기장의 강도를 감지하면서 물리적인 책과 디지털 콘텐츠를 동기화하여 훑어보는 것이 가능하다.

애니메이션과 소리, 그리고 각 컴포넌트와의 상호작용 등의 요소는 기존 어린이용 전자책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특징들이기에 Bridging book이 매력적이지 않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책읽는 습관'을 붙여주기 위해 언제까지 '전자책'만을 고집할 수 없는 부모들의 전통적인 책 읽는 습관을 고려해봤을 때,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결합하는 bridging book은 또 하나의 책 읽는 세계를 새롭게 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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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dging Book의 컨셉은 Moonbot Studio에서 내놓은 IMAG-N-O-TRON과 비슷하나, 책 속의 콘텐츠를 3차원의 진짜 세계로 꺼내오는 것과는 달리, 책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디바이스를 통해 뛰어넘을 수 있는 '다리'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작가 소개 페이지에 연결된 화면에 지면에 할애하지 못한 작가의 영상과 멋진 서명을 넣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가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와 SNS 채널을 바로 연결해서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흑백사진을 인쇄하는 것을 대신하여 텍스트 기반의 페이지에 연결된 사진을 디바이스로 연결하여 바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나 드라마, 혹은 음악을 다룬 책일 경우, 해당하는 멀티미디어 자료를 곁들여서 책 읽는 재미를 북돋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다시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Bridging book'은 절대 e-book을 대체하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존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전통적 책읽기 방식에 '디지털 멀티미디어'라는 색깔을 입혀 오감을 자극하는 매체로 확장해나간다. 기존에 존재하는 서비스나 상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전략만이 도태되지 않는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한편 engageLab은 포르투갈 북서부 미뉴에 위치한 미뉴대학교 소속이며, bridging book의 상용화 여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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