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 미디어가 본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베이징
2011년 11월 07일

"Bridge the gap between Silicon Valley and China"

지난 10월 31일에서 11월 1일 양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테크크런치 디스럽트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특히 미국 외에서 열린 첫 디스럽트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전체적인 포맷은 그동안의 디스럽트와 동일하며, 좀 더 지역성을 갖기 위해 중국의 인큐베이터 회사 이노베이션 웍스(대표 리카이푸(李开复))와의 스폰서십으로 진행되었다.

 

Innovation Works CEO, 리카이푸

 

Rovio의 Peter Vesterbacka, Skype의 Niklas Zennstrong, Evernote의 Phil Libin 등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기업가들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가인 Innovation Works의 리카이푸, TenCent의 포니 마 등의 세션도 있어 전체적으로 잘 조화된 컨퍼런스 구성을 이루었다. (모든 영어, 중국어는 동시 통역이 지원되었다) 현지 언론들 중에는 좀 더 중국의 지역성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하지만, 중국도 미국도 아닌 제 3국에서 본 기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중국 시장에 관심이 있는 해외인들에게는 이에 대한 좋은 인사이트를, 중국인들에게는 해외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적절한 컨퍼런스 구성이었다고 본다.

 

이번 스타트업 배틀필드 진행자, 리차드 로빈슨

 

 

"The Heart of TC Disrupt, Startup Battlefield"

누가 뭐라 하더라도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의 묘미는 스타트업 배틀필드에 있다. 아직 제품을 론칭하지 않은 스타트업들이 정해진 시간 안에 피칭을 하고 주로 VC나 기업인들로 이루어진 판정단이 좀 더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질의응답을 갖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 400개가 넘는 전세계의 스타트업들이 지원을 했는데, 그 중 17개 회사가 진출을 하여 첫째 날에 피칭을 했고, 둘째 날에는 6개의 팀이 파이널 세션에 진출을 하여(파이널 진출 팀의 수는 어느 정도 유연하게 뽑는 듯),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디스럽트 컵을 두고 다시 한번 피칭을 한다.

한국 회사로는 MoglueShakr가 본선까지 갔는데, 아쉽게도 Moglue 만이 파이널 세션까지 갈 수 있었다.

Shakr의 David Lee 대표 피칭 모습

Moglue의 김태우 대표 파이널 세션에서 피칭 모습

이 날의 우승컵은 Order With Me라는 팀에게 돌아갔다. 간단히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면 미국 중소 소매상들에게 주문을 받아 중국의 공장과의 계약을 중개하는 서비스이다. 아래는 그들의 파이널 세션 피칭이다.

Order With Me를 포함해 유독 패션 관련 서비스들이 눈에 띄었다. Order With Me가 그랬고 함께 파이널 세션까지 진출한 Unitedstyles(사용자가 패션을 스스로 디자인 및 공유)도 패션 관련이다. 사실 패션 관련이라기보다 제조업으로서의 중국의 특성을 이용한 서비스들이라고 할 수 있다. Order  With Me나 Unitedstyles 모두 옷을 생산하는 공장은 중국이라 했다. 중국의 기업가정신을 보여주는 혁신적인 서비스라기보다 다분히 서양 관점의 서비스라는 것이다. 아시아 유명 테크 블로그인 Penn-Olson에 따르면, 이번 배틀필드는 주로 중국 VC 혹은 기업가로 이루어진 판정단이 아닌 테크크런치에 의해 수상자가 결정되었다고 한다. 아마 이런 점들 때문에 중국 내부 언론들이 더욱 지역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한 것 같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본선에 진출한 17개 팀 중 3개의 팀이 China Accelerator의 손을 거쳐간 팀이다. 우승팀인 Order With Me을 포함해 NextGoalshuohua이 그렇다. 한국 스타트업들도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통해 좀 더 정교화할 필요가 있을텐데, 참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What If TechCrunch Disrupt Comes to Korea?"

테크크런치가 한국에 디스럽트를 개최한다면 어떨까? 혹은 그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규모의 컨퍼런스가 열린다면?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여러 IT 회사들은 이미 한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버노트, 서베이몽키 등.. 전국민의 50% 가까운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고, 애플 앱스토어를 예로 들면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무료 앱을 많이 다운받는 대한민국이다. 즉, 전세계 시장을 노리는 스타트업들에게 대한민국은 최고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

국내적으로도 창업 열기가 몇년 새 정말 활발해 졌다. 그들을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의 비전을 제시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컨퍼런스를 모두가 환영할 것이다. 디스럽트 베이징에서 보다 진정한 아시아 스타트업들의 힘을 보여주는 것도 기대해 본다.

적어도 무선인터넷이 터지지 않아 외신들이 쩔쩔맬 필요는 없을텐데 말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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