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개발자] 언론의 아이폰 5, 개인의 아이폰5 (1/2)
2012년 09월 24일

아이폰 5가 혁신인지 진화인지, 실패할 것인지 성공할 것인지 예측하기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과연 어떤 논리로 아이폰 5의 성공과 실패를 예측할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대중은 언론의 예측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상이다. 그러나 이 언론의 예측은 문제가 꽤 많다. 언론의 아이폰 5에 대한 예측은 어떻게 생성될까. 이를 개인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했을때, 언론과 대중이 어떻게 이 현상을 이해하며, 이것은 개인에게 어떤 기회를 내포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이야기에 앞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문제점을 처음부터 솔직하게 밝히고자 한다. 이 글의 의미를 깨달을려면 상당히 사고의 수련이 되어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글을 너무 쉽게 쓰면 사람들은 가르키는 달이 아니라 손가락을 보게 된다. 따라서 대략적인 설명을 한 채, 나머지를 독자의 상상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매우 현학적인 이야기이며, 앙드레 토스콜라니, 조지 소로스 등 많은 지성인들이 수십년 전부터 사람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그러나 조지 소로스가 수십년 전부터 자신이 부를 쌓은 비법이라며 입이 닳도록 떠들어댔지만 결국 그 누구도 관심가져주지 않았던 이야기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조지 소로스의 부에만 관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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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론의 아이폰 5에 대한 예측의 무의미

먼저, 아이폰5에 대한 언론의 반응과 이 안에 내포된 논리구성을 살펴보자. 아이폰 5가 천만대가 팔린 지금이야 갑자기 사라졌지만, 얼마전까지 너무나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아이폰 5에 대해 실망했다는 기사를 보면 아래 논리를 띈다.

  • "아이폰 5에는 혁신이 없었다. 화면 크기가 4인치로 변하고 (등의 아이폰 5 스펙 나열) 이러한 것들로 인하여 아이폰 5는 소비자에게 실망을 안겼다. 그러므로 아이폰 5는 실패이다."

많은 기사가 위와 같은 방식을 띄고있다. 아이폰 5는 뭐가 안된다거나, 어떤 기능이 빠졌다거나하여 아이폰을 비판하는 글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사 논리는 올바르다고 볼 수 없다. 반대로, 다음과 같은 논리는 거의 옳은 논리라고 할 수 있다.

  • "아이폰 5에는 혁신적이다. 더욱 강화된 시리는 사용자 친화적 방식을 새로이 제공할 것이다 (등의 아이폰 5 스펙 나열). 따라서 아이폰은 성공할 것이다"

위 두개의 논리구성은 다음과 같다.

  • A는 B,C,D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 그러므로 A는 성공 (또는 실패)할 것이다.

두 논리 구조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아이폰 5라는 단어를 '아이패드1' 의 단어를 바꿔보자.

  • "기대와 달리 아이패드 발표는 실망스러웠다. 아이폰과 달라진 것은 화면 크기뿐이다. 그러므로 아이패드는 실패이다."
  • "아이패드는 혁신적이다. 화면크기를 변화시켜 사용성을 극적으로 향상시켰다. 그러므로 아이패드는 성공이다."

(2)는 옳은 결과를 도출했고, (1)은 실패한 결론을 도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많은 기자나 네티즌들은 아이패드에 대한 예측 실패에 대한 반성은 하지 않은 채, 똑같은 논리구성 아이폰 5를 재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언론의 아이폰 5에 대한 예측 자체는 이미 실패한 구조방식을 띠고 있으며, 따라서 무의미한 기사들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폰 5를 어떻게 해석해야 올바른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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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상을 해석하는 방법, 그리고 대응하는 방법

아이패드에 대한 예측이 실패한 이유는 기자들이 애플을 자신들과 같은 급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정이 틀렸으니 결과도 당연히 틀릴 수 밖에 없다.

다음 사례로 격(格)의 차이를 느껴보자. 90년대 초반의 일이다.

  • 국수 이창호 9단이 아직 4단에 머물러 있을 시기의 국제대회의 한 대국이다. 이 국수와 한 외국 기사가 맞붙었고, 이창호 기사가 국내부대는 제패하기 전의 한국 바둑계의 최강자분이 해설을 맡았다.
    대국이 중반에 접어들 무렵, 우상단에서 싸움이 일어날려하고 있었다. 이 결정적 순간에 이창호 기사는 엉뚱한데 돌을 둔다. 주요 국제 대회대국에서 이런 실수를 하였으니 해설은 결정적 패착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국 검토실에서 한숨소리가 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약 십여수 후, 그 패착으로 인하여 이 4단은 바둑을 승리로 이끌게 된다. 그것은 패착이 아니라 이국수 외에는 누구도 볼 수 없었던 신의 한 수였던 것이다.

스포츠 중계에서 해설이 의미있는 것은 정작 선수가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일성 해설이 이승엽보다 더 뛰어난 타격을 보일 수는 없다. 그러나 그 경기에 직접 뛰는 사람들은 정작 시야가 좁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해설이 선수출신들이 아니더라도 논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여러분도 프로야구를 보다보면 베테랑이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 경우를 꽤 볼 수 있지 않은가. 만화 '미생'에 나오는 한 대목은 이런 현상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 국수의 예에서 보듯, 문제는 평가하는 사람과 평가받는 사람의 격(格)이 다른 경우다. 만약 상대방이 경기장 안에 있고, 내가 훈수를 하는데에도 상대방이 나보다 한 단계 높은 분석을 하고 있다면? 이런 경우는 그 어떤 훈수나, 비판이 전혀 쓸모가 없어진다. 오히려 평가하는 사람의 움직임이 이미 평가받는 사람의 예측 시스템안에 들어있는 경우도 꽤 있다. 국가간의 갈등을 일부로 조장하여 자신의 득표율을 올리고자 하는 정치인, 일부러 사고등 이슈 메이킹을 하여 언론에 자신을 노출시키고자 하는 연예인 등이 이런 경우다. 이럴 경우는 상대방을 향한 비판 그 자체를 상대방이 원한 케이스이므로 비판 자체는 아무런 의미없다고 할 수 있다.

남북관계는 이런 케이스의 대표적 예이다. 북한이 남한을 도발하면 국민들은 북한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국제사회는 북한을 고립시킨다. 그렇다면, 내부체제갈등의 해결 등의 문제때문에 북한 자신이 일정부분 고립될 필요성이 있을 때 남한을 도발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남한 자체에서도 국민들에게 특정 감정을 심어주기위하여 북한에게 남한을 위협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 또한 자신의 체제정비를 위해 일부러 남한을 타격하여 비난을 받으러 할 경우가 있을 것이다. 총풍사건이 대표적이다. 서울대 사회학과의 한 교수님은 지난 연평도 사건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였다.

이런 상대방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대체 왜 저렇게 했지?" 라고 먼저 고민해보는 것이다. 만약 단순하게 현상만 파악하면 상대방의 수에 밀려버리고 만다. 때로는 결과를 보고 원인을 추측하는 것도 좋은 해석 방법이다. 지성인인과 대중의 갈림길은 대중은 자신의 선입견에 일치하는 대중매체를 선택하고, 현상을 파악하고, 단편적 논리로 결론 내리고 매우 감정적인 대응을 보이는 반면, 지성인은 현상을 다층적인 면을 변증법적 인식을 해낼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네이버 뉴스란을 머릿속에서 떠오르면 대중의 속성이 이해될 것이다.

올바른 해석을 하려고 노력하는 자는 머릿속에 수많은 수를 떠올린다. 아이패드 발표를 보고, 대중은 다음과 같은 논리전개를 펼친다.

  • 아이패드의 스펙은 아이폰과 비교해서 화면이 커진 것 밖에 없다.
  • 따라서 아이패드가 실패할 것은 명약 관화하다.
  • 유저 등쳐먹을려는 나쁜 외국 기업같으니라고!!!

그러나 제대로 된 해석을 하려고 노력하는 자는 변증법적 논리전개를 펼친다. 앞의 논리와 비교해서 훨씬 심도있는 논리전개이다.

  • 테제 : 아이패드의 스펙은 아이폰과 비교해서 화면이 커진 것 밖에 없다. 따라서 아이폰 5는 위험해보인다.
  • 안티테제 : 그러나 스티브잡스가 한창의 나이때를 감안하고, 그의 커리어를 봤을 때, 실패할만한 아이템을 이렇게 중요하게 다루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는 아이폰 3GS와 애플 TV의 상황을 봤을 때도 명확하다. 아이패드는 이미 사용성 테스트를 통과하였을 테고, 제한된 사용자에게 충분한 검증을 받았을 것이다.
  • 결론 : 따라서, 잡스는 알고,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지도 모른다. 이 무언가는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이것의 존재를 파악하기 위해서 어떤 사고구조를 띄어야 하는가.

이정도의 해석을 하였다면 분석자는 현상을 다시금 바라보게 된다. 이 때부터는 오로지 분석자의 상상력으로 예측을 해내가야 한다. 이 때에 쓰이는 가장 좋은 분석도구는 독일의 극작가 브레히트가 말한 소격이다. 이 소격은 언제나 변증법과 쌍둥이처럼 같이 다닌다. 대중이 생각하는대로 따라가지 않고, 제품의 모든 것을 새로움과 놀라움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 아이패드의 예를 다시 들자.

  • 일반 사용자 : 뭐야, 아이폰과 다른게 화면 크기밖에 없잖아. 이런 사기꾼들! ( 네이버 뉴스에 달려가 댓글을 달기 시작한다)
  • 분석가 : 아이폰에서 무려 화면이 커졌다니! 이것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 머릿속에서 크기로 세상이 변한 예를 탐색하기 시작한다 )

일단 사건을 소격의 힘을 사용하여 바라보면 현상을 새롭게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 힘으로 현상의 패러다임을 분석해야 한다. 머릿속에서 크기가 커져서 놀라움을 준 사례를 생각해보자. 아이패드 당시에 필자의 뇌리를 스친것은 아파트였다.

  • 소형 주택만 있던 세상에 누군가 대형 아파트를 짓기 시작했다면?

작은 집과 큰 집은 사용성 자체가 다르다. 20평형 아파트 3개가 60평형 아파트 1개랑 사용성이 같을 리 없다. 집이 커지면 다양한 가구나 가전들도 더 많이 들어온다. 아파트 평수가 화면크기에 대응된다면, 가구나 가전에 대응될 것은 앱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패드처럼 화면이 커지면 앱도 다양하고 사용성도 대폭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 이정도로 사고가 미쳤다면 아이패드가 가져올 놀라움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언론에선 이런식으로 분석하지 않을까? 언론의 속성을 파헤치기 위하여 유럽 최대 부호였던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말을 빌려오자.

언론의 아이폰 5, 개인의 아이폰5 (2/2) 에서 계속

-by 보통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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