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당신의 비전은 얼마나 큽니까?
8월 16, 2019

"저는 사업계획서를 쓰는 모릅니다. 다만 우리가 사업계획서를 어떻게 읽는지는 알려드릴 있지요. 우리는 뒤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거기에 쓰여 있는 숫자가 크면, 그때 그게 어떤 비즈니스인지 알아보려고 앞부분을 읽기 시작하죠." - Tom Perkins, Founder, Kleiner Perkins

"I don’t know how to write a business plan, I can only tell you how we read them. And we start at the back. And if the numbers are big, we look at the front to see what kind of business it is." - Tom Perkins, Founder, Kleiner Perkins

스타트업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면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번은 보셨으면 하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2011년에 나온 'Something Ventured'라는 작품인데, 실리콘밸리를 배경으로 Don Valentine, Arthur Rock, Tom Perkins, Bill Draper 같은 선구자적 투자자들이 어떻게 VC 산업을 일구었고 과정에서 Apple, Cisco, 그리고 그에 앞서 Genentech Tendem Computer 같은 전설적 기업을 발굴하고 성장시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당사자들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히 전달해준다.

Tom Perkins의 이야기는 Something Ventured 포함된 인터뷰를 인용한 것인데, 특히 투자자의 시각에서 파운더(Founder)의 비전, 다시 말해 그 스타트업이 조준하고 있는 시장과 그에 따른 파급력의 규모가 가지는 중요성을 매우 잘 설명해준다.

안타까운 것은, 생각보다 많은 파운더들이 그런 비전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나머지, 자신들의 잠재력을 충분히 그려보거나, 그를 투자자 등과 소통하는 데 적극적으로 임하고 못하다는 점이다. 어떤 아이디어를 구상함에 있어, 그것이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장의 규모를 예상해 봄에 있어 그것이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너무 소극적으로 접근한다던지, 실제로 획득 가능한 시장의 규모를 너무 보수적으로 예상한다던지 하는 것이 그러한 경우일 것이다.

물론 스타트업이라 하더라도 그 비즈니스는 현실이며 따라서 창업자의 비전은 분명 땅에 발을 딛고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에, 현실성과 원대함 사이에서 현실성이 비전의 원대함을 제약하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되므로, 오늘은 비전의 원대함이 가지는 중요성을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비전은 때때로 현실을 규정하는 틀이 된다

스타트업이 그 파급력을 발휘하게 될 무대인 시장은 그 자체로 규정된 어떤 물리적 실체가 아니라 단지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혹은 사용할 개인들의 집합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스타트업이 가진 비전의 크기는 기존에 정의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많은 수의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칠 프로덕트를 개발하여 내어놓을 것인가 하는 파운더의 '의도'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비전과 그 비전의 크기란 현실, 혹은 현실성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파운더가 그리고 그들의 스타트업이 앞으로 현실을 규정해 나아갈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때 "그 비전이 현실적인가 하는 문제는 중요치 않은 것인가"하는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다어떤 비전이 논리적 수준에서 문제가 없다면, 예를 들어 높은 곳에서 맨몸으로 뛰어내렸는데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것처럼 물리적 진리 등에 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러이러한 것을 이러이러하게 만들어냄으로써 이러이러한 규모의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라는 명제에 대해 그 현실성을 따지는 것은 어쩌면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비록 합리적이지만 않더라도 논리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다면 이제 나머지는 그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 나아가기 위한 어떤 마일스톤들과 그 달성을 위해 필요한 자산과 역량을 어떻게 확보해 나아갈 것인가 하는 실행계획을 현실적으로 만들어 나아가는 것에 달려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맨해튼의 초고층 건물을 사는 것이 나쁜 지역의 집을 사는 것보다 쉽다

지금은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그의 How to Get Rich(트럼프의 부자 되는 법)에서 "어떤 면에서는 맨해튼의 초고층 건물을 사는 것이 나쁜 지역에 위치한 집을 사는 것보다 쉽다(In some ways, it’s easier to buy a skyscraper than a small house in a bad section of Brooklyn)." 말한다. 트럼프에 따르면 그것이 집이건 초고층 건물이건 구매자는 자금조달(Financing) 필요할 것이고  자금을 제공해주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라면 앞으로 리턴(Return) 있을 가능성이 높은 초고층 건물 구매에 자금을 대는 것이 훨씬 매력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대부분의 VC들의 시각에서라면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창업 후 전체 규모가 몇백억, 혹은 몇천억 단위인 작은 시장의 일부로 Cash-positive 상태가 되는 것보다 Net Loss 상태가 상당 기간 유지되더라도 몇조, 혹은 몇십조 단위가 될 수 있는 시장을 개발하는 기업이 훨씬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는 것이다. 서두에 이야기한 사업계획서를 뒤에서부터 읽고 거기에 적혀있는 숫자가 클 때에만 나머지 부분을 본다 Tom Perkins의 이야기 역시 그와 같은 투자자의 생리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특히 VC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려는 파운더의 경우 투자자들의 시각에서 충분한 규모의 시장을 창출하려는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만약 그렇지 못한 경우 VC로부터 시장 규모에 대한 도전을, 그것도 반복적으로 마주하게 될 것임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회사는 절대로 파운더의 비전 이상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필자는 "회사는 절대로 파운더가 원래 가졌던 비전 이상으로 성장하지 않는다(A company never gets bigger than the original vision of the founder)." 말을 자주 한다. 만약 위 두 가지 이야기에 동의한다면 왜 필자가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의 프로덕트는 어떤 니즈를 가진 어느 정도 규모의 시장을 획득하겠다는 파운더의 비전에 의해 규정되고 개발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파운더의 비전은 제품이 내재한 속성 및 시장의 방향성과 크기, 그리고 그에 따른 확장성(Scalability)을 규정하게 된다. 이는 스타트업의 프로덕트가 그 속성상 애초에 의도했던 시장규모 이상의 창출에 성공하는 경우는 없을 것임을 의미한다. 게다가 트럼프와 퍼킨스의 이야기를 통해 살펴본 것과 같이 비전의 실현을 위한 자금조달 가능성은 애초에 그 비전이 얼마나 원대한 것인가에 크게 달려 있으며, 자금을 조달한 경우라도 그 규모는 파운더가 애초에 의도한 시장의 크기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얼마 전 국내 대기업의 신사업 전략담당 임원과 이야기를 나누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비해) 잘못하고 있는 점이 뭡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사실 필자는 대부분의 경우 대기업들은 그들 나름대로 역할을 훌륭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로 질문에 답을 했지만, 사실 정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었다. 그것은 파운더들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이었다. 파운더가 아닌 사람들이그거 되나?”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할 때 우리들 파운더들은이거 해야 한다고 믿고 그 실행 방안을 찾아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우리 파운더들의 비전이 아무리 거대하고 원대하다 할지라도 거기에 잘못은 없다. 그것이 파운더식 사고방식의 중심축이기 때문이다. 커다란 비전을 갖되 단지 그 실현을 위한 방안이 현실에 발을 딛고 있기만 하면 될 일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 필자는 스타트업에 나서는 창업자들께 본 컬럼의 제목을 다시 한번 묻고 싶다. "당신의 비전은 충분히 큰가?, 그리고 그것이 정말 당신이 가진 비전의 한계인가?" 그런 물음에 대답으로 보다 큰 비전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의미 있을 뿐 아니라 파운더로서의 여정에 새로운 에너지가 되어줄 것이다. 모든 창업자분들께서 보다 큰 비전에 목말라 했으면 한다

 

Thumbnail Credit: Photo by freddie marriag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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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se Lee is a Co-founder and a Special Partner at ELEVEN:ZULU CAPITAL, a Los-Angeles-based venture capital firm, which invests in early stage companies. Prior to his career as an investor, Lee was a management/strategy consultant at a firm he founded and led multiple cross-border projects in the industries such as ICT, Service, Automotive and FMCG. He is also a visiting professor of business strategy and entrepreneurship at Yonsei University and Yonsei School of Business MBA in Seoul, Korea, and an advisor to a number of Korean Government agencies and startups.이은세는 미국 Los Angeles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VC인 ELEVEN:ZULU CAPITAL의 공동창업자이자 Special Partner이다. 이전에는 자신이 창업한 경영/전략 컨설팅펌인 EICG에서 경영 및 전략 컨설턴트로 자동차, 교육, 소비재, 서비스, IT/ICT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성공적인 프로젝트들을 지휘하였다. 실제 비즈니스 경험에 바탕을 둔 강연자로 선별된 자리에서 자신의 전략프레임워크인 The Fan-oriented Strategy에 대한 내용을 대중들과 공유하고 있고, 지난해까지 연세대학교 및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MBA에서 기업가적 시각 위에서의 전략 수립에 관한 내용을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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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hawk
Jayhawk

감사합니다.

약속의땅
약속의땅

감사합니다!!

섬띵스타트업
섬띵스타트업

이 글은 스타트업 파운더라면 다 읽어봐야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