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다! 아메리칸 강에서 금이 발견되었다!"
8월 16, 2012

경제, 경영의 역사를 살펴보면 비슷한 구조를 띄고 있는 사건이 계속 반복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세기 IT 버블도 19세기 캘리포니아 골드러쉬 사건과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이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한다.

콜럼버스가 미대륙을 발견하고 '인디언'이라고 착각했던 때로부터 약 350년뒤인 1848년, 드디어 꿈에 그리던 금이 캘리포니아에서 대량 발견되었다. 이것이 미 역사에서 중요한 축을 맡고 있는 캘리포니아 골드러쉬 사건이다.  제임스 윌슨 마샬이라는 목공이 자신이 일하던 제재소에서 금을 발견하였다. 당시는 금 본위제의 시대다. 그러나 금광은 지폐가 나오는 땅이 된다. 금 발견 소식을 들은 25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캘리포니아로 건너갔다. 요즘은 서울의 한 구 인구가 20만명이지만, 1800년 미국인구가 530만명가량, 1850년에 2300만 가량임을 감안하면 한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는 나라의 1/70정도의 대이동이다. 수년간 금의 대량 채굴이 이어지고, 1853년 금이 고갈되어 골드러쉬가 끝나게 된다. 이 약 5년간 캘리포니아가 급성장하게 된다.

골드러쉬를 촉발한 "Gold! Gold from the American River!"  이라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외침 중의 하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금탐사용 물자 매장을 차린 새뮤얼 브래넌이다. 이 말은 곧 널리 퍼지고 퍼져 이 새뮤얼 브래넌은 캘리포니아 최초의 백만 장자가 된다. 캘리포니아 상원 의원이 되고, 철도와 전신사업에 손을 대고, 심지어 자신의 리조트에 방문객들을 운송하기 위해 철도까지 지어버린 인물이니 요즘으로 말하자면 이건희와도 비교할 수 없을 테고, 아프리카 한 나라 국왕 정도 되는 지위 아니었을까.

캘리포니아로 건너간 사람들 중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금광을 발견했을까. 아주 극소수의 극소수일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돈을 번 사람은 새뮤얼 브래넌과 같은 금탐업자였다. 아마 숙박업이나 성매매업도 성행했을 것이다. 리바이스 청바지도 이때에 탄생한다. 즉, 금광을 찾기 위한 도구를 판 사업자들이 돈을 번 것이다. IT 이야기로 하자면 자동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이 더 돈을 번 것과 같은 이치다. 그리고 또 누가 이득을 봤을까. 아마 정부일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건너가면서 경제가 활성화되고, 캘리포니아가 주로 승격되고, 철도에 대한 요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니 정부에겐 돈 안들이고 코를 푼 셈이다. 골드러쉬 시대에 남겨진 도로나 철도와 같은 사회간접자본은 시대가 끝난 뒤에도 서부개척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걸 추측하는 건 어렵지 않다.

이제 시대를 돌려보고, 무대를 바꿔보자. 1980년대부터해서, 90년대 초의 한국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TV에서 광고만 틀면 통닭집 CF송이 나왔다. '맛있는 건 행복한거야~' 라는 CF가 유행했다. 멕시카나가 가장 유명했었고, 최양락이 광고하던 페리카나도 그에 못지 않았다. 당시 양념치킨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냐면 말 그대로 '한집 건너 한집' 양념통닭집이 있었다는 농담이 있었다. 수요라는 게 뻔한데 공급이 너무 느니 순익이 날 수가 없다. 많은 자영업자가 도산하게 된다. 실제로 돈을 번 것은 멕시카나, 페리카나와 같은 프랜차이즈 회사들이다. 제 2의 양념치킨붐은 없었을까? 물론 있었다. 피자집, 노래방, PC방, 보드게임방 그리고 또 그 수많은 불닭집들은 또 어디로 갔을까. 99%의 사람은 깊은 통찰에 이르지 못하고 분위기에 휩쓸려가 버린다. 이들이 투입한 돈은 아마 인테리어 업체로 흘러 들어갔으며 잠시나마 정부의 실업률 하락에 일조하였을 것이다. 물론 당사자의 삶이 얼마나 비참해졌을지는 굳이 묘사하지 말자. 요즘 문제가 되는 부동산과 PF사태도 같은 패러다임을 지니고 있다.

2012년의 지금의 IT 벤처 이야기를 해보자. 몇몇 회사가 좋은 조건에 엑시트에 성공하면서 많은 자금이 IT 벤처로 유입되었다. 마치 2000년 IT 버블을 보는 듯 하다.  창업엔 관심 없던 많은 사람들이 창업 기사를 클릭하는 것은 같은 점이지만, 다행히도 그 당시와 비교해서 많은 제도적, 금융적 정비가 진행된 것은 다른 점이다. 2000년 IT 버블 사태가 무형의 SOC를 탄생시킨 것이다.

과연 이 벤처 업계 사람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까. 아마 많지는 않을 것이다. 천만 다행히도, IT가 자원개발업이 아닌 덕분에 들어가는 돈도 소규모이고, 대박은 못 치더라도 상당한 사람들이 중박은 친다. 거기다가 로또같은 금광 사업과는 달리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면 돈을 번다 ㅡ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벤쳐를 로또라고 생각하지만 ㅡ . 그리고 이 시대가 끝나면 IT 버블후의 다음과 NHN처럼, 살아남은 회사들은 고공행진을 시작할 것이다. 이 회사들이 또 사회의 자산으로 남는다. 마치 이 시대에는 성공한 회사밖에 없었던 듯이 언론은 시대를 그렇게 포장할 것이다. 성공한 이야기는 쉽게 퍼지지만 실패한 이야기는 그것이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가지지 않는 한 묻히기 쉽상이다.

이런 시대에서는 필시 필자보다도 더한 장삼이사가 등장한다. '사장'명함, '이사'명함에 혹하여 치밀한 준비 없이 이 필드에 뛰어든 사람들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할애하고, 회사 제품을 개발하는데 고민을 하기보단 회사 홍보에 주력한다. IT 산업의 역사나 해외 트렌드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의 논리를 앞세운다. 히스토리컬하게 이런이런 흐름이 있었습니다 - 라고 말을 해보면 반박이 들어온다 '제 아이템은 기존의 아이템과는 다릅니다. 시대가 변하지 않았습니까' 라고 대답한다. 마치 IT 버블시대에 '인터넷은 신기술이니 PER은 소용없습니다'를 보는 듯해서 마음이 씁쓸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역사는 이렇게 또 반복된다.

정부에선 히트 상품을 내놓기 위하여 1인 기업에 지원책이 쏟아진다. 중기청 공무원들도 어이없어하는 1인 창조기업 지원책이 대표적이었다. 1인에서 1명 채용해서 2인이 되면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는 제도다. 필자 또한 항의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아 이건 대통령께서 1인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이라...." 어쩔 수 없다. 대통령 가라사대. 다행히 현재 그 부분은 많이 수정되었다고 하나, 분위기에 휩쓸리는 건 공부를 많이 했거나, 돈이 많거나 와는 별개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다시 문제점을 파악해보자. 본질적 문제는 인간은 모든 것을 알아도 자기자신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이것이 존재가 지닌 본질적 한계다. 인간도 그렇고 회사도 그렇다. 내 능력은 일정한데 내가 내 자신을 알 수 없으니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과욕을 부려버리는 것이 캘리포니아에서 금광을 찾으러 떠난 사람들이나, 양념치킨 사장님이나, 벤쳐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 넘치는 것은 모자란 것보다 못하다. 필자는 이것을 이렇게 설명한다. 10억짜리 회사가 15억으로 평가 받는다면 몇 년 후에 이것이 10억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5억으로 돌아와버린다. 15억때의 습관을 못 버리는 것이다. 이런 예는 산업계에 수도 없이 많다. 일례로, 한 번 늘린 고용은 쉽게 줄일 수 없다는 사실도 있다. M&A를 잘못했다가 먹은 회사를 그냥 뱉는것으로 끝나지 않고 같이 파산하는 회사도 수 없이 많다. 동시대의 예로는 금호그룹이 있지 않은가. 내 자신의 인간으로서의 내재가치, 내 회사의 진정한 내재가치를 파악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잊지 말자. 많이 먹으면 체한다.

결국 자기 자신의 능력 대한 성찰에 노력하지 않는다면 통찰을 이끌어낼 수 없고, 결국은 남들과 같이 분위기에 휩쓸릴 수 밖에 없다. 다행히도 역사적으로 자신을 알기 위해, 자기 조직의 능력을 알기 위하여 조용히 책상 앞에서 치밀하게 사유한 사람들이 있다. 성공의 구조적 프레임에 대하여 고민한 사람들이 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하도록 하자.-by 보통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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