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패러다임의 조건
8월 31, 2012

많은 사람이 오늘도 제2의 주커버그를 꿈꾼다. 또 많은 기업이 오늘도 새로운 SNS를 만들고 있다. 요즘에도 새로운 SNS아이디어나 막 출시된 SNS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이토록 많은 SNS 중 왜 성공한 SNS는 나오지 않는 것일까.

어떤 SNS가 미래에 성공하기에 대해 논하기 위해서는 기존 SNS의 성공사례를 살펴보고, 성공의 공통점을 찾아본 후, 실패한 아이템과의 대조를 통해봐야 할 것이다. 그러면 향후 어떤 SNS가 헤게모니를 쥘 수 있을지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예측이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개발자와 VC입장에선 충분히 흥미로운 주제는 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SNS 성공 사례로 언급할 수 있는 SNS는 사실 몇 개 뿐이다. 싸이월드, MIXI,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카카오스토리가 그것이다. 혹자는 싸이월드나 Mixi가 한국이나 일본에 국한된 서비스가 아니냐고 반론할 수 있지만,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국적을 불문한 성공 요인' 을 판단하고자 하면 싸이월드나 믹시 또한 충분히 성공사례로 다루어야 한다. 더불어 싸이월드나 Mixi는 해외 유명 경영학 논문들에 주요 성공 사례로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기도 하다. 링크드인은 사실 위 서비스와 비슷한 SNS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을 수도 있는데, 많은 사람이 하루에 한 번 접속하는 서비스라고 보기엔 살짝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위 서비스 중 국내 유저들에게 익숙한 서비스만 가리면 다음 성공사례를 추출할 수 있다.

성공 사례 : 싸이월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카카오스토리

실패 사례 : 지금 당신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SNS

이제 SNS의 잘못된 믿음을 한번 살펴보자.

잘못된 믿음 1. 네트워크 씨드가 중요하다.

SNS의 성공 요인을 다루는 책들은 보통 네트워크 씨드로 인하여 성공했다는 말을 한다. 이는 매우 무책임한 말이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SNS는 나 또한 사용하지 않을 테니 이 말은 일면 타당한 듯 보이지만, 그러나 초창기 네트워크 씨드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대한 대답은 해주지 않는다.

특정한 불특정 다수에게 특정 마케팅을 해서 무조건 가입시키면 그 서비스는 성공할까? 이런 비판 속에, 네트워크 씨드도 종속 변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네트워크 씨드 이전에 특정 요소가 있었고, 그 요소로 인하여 네트워크 씨드가 탄생했다고 보는 것이 올바른 판단일 것이다. 네트워크 씨드가 SNS의 충분조건이라면 각 학교 포탈들은 모두 세계적인 SNS가 돼야 했었다.

잘못된 믿음 2. Fun 한 요소가 필요하다.

두 번째 잘못된 믿음은, Fun한 요소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그에 따라서 사이트가 성장할 것이란 생각이다. 트위터랑 똑같은 사이트를 만든 다음에 구석에 매일 올라오는 오늘의 운세 따위를 놓자는 생각이다(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획서를 보내준다).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말은, 그 두 제품이 본질적으로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누구도 자동차와 숟가락을 차별화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미술관과 놀이공원은 어떨까. 두 상품은 여가시간의 활용이라는 점에서 같은 층을 공략하고 있지만 차별화 대상이라고 보긴 어렵다.

만약 누군가가 '빨간색 페이스북을 만들겠습니다. 왜냐면 파란색을 싫어하는 많은 사람의 니즈는 페이스북을 통하여 충족되지 않기 때문입니다'와 같은 논리구성을 들고오면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들까.

잘못된 믿음 3. 기술력이 중요하다.

한 번 국내 최고 대학의 경영대 석사 졸업생과 입사 면접을 봤을 때 물었다. "왜 페이스북이 성공했죠?", "그 기술력 때문이죠. 그 기술력은 삼성전자도 따라가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정확히 잘못된 대답이다. 물론 마이스페이스의 몰락에 트래픽의 문제가 일조하긴 했다. 그러나 사업가는 '왜 마이스페이스가 몰락했나'를 다루는 게 아니라 '왜 마이 스페이스가 성공적으로 exit 할 수 있었는가?' 를 이야기해야 한다. 트래픽 문제는 페이스북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어떤 성공적 SNS도 초창기부터 기술력을 갖추진 못했다. '좋은 기술자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사람'을 데리고 있었을 뿐이다.

성공한 서비스의 초기 모습은 '연구'보다도 '개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초기 트위터를 만드는데 반도체 집적 기술력이 필요한 건 아니다. 때문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초창기에 대단한 기술력이 있었다고 판단하긴 힘들다. 기술력 또한 종속 변수이지 초기변수가 아니다.

다만 회사의 연구능력(Research)의 기술력은 사실상 무의미하지만 개발능력(Development)로서의 기술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소비자의 요청사항을 빠르게 제품에 녹여 내는 것,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내야 하는 능력은 SNS뿐 아니라 모든 IT 기업에 필수적이다. 즉 100명이 일하는 연구소가 아니라, 3명의 S급 클래스의 개발자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잘못된 믿음 4. 이용자 니즈가 확실해야 성공한다.

많은 사람이 이런 접근 속에 SNS를 고민한다. '특정 주제'나 '특정 사람'을 가지고 접근하는 방식이다.

취미를 공유하는 SNS라던가, 상위 1%를 위한 SNS를 설계하는 분들을 실제 만나본 적이 있다. 그러나 유저는 그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새 사이트에 가입할망정, SNS를 이용하진 않는다. 마이스페이스와 음악이 밀접한 관련이 있긴 하지만 그건 초창기의 이야기이다. 오히려 확실한 이용자 니즈를 타게팅 할수록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할 수 있다. 니즈가 확실할 수록 타게팅할 수는 적어지고, 이는 네트웍의 매스(Mass)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부동산 SNS를 개발한다고 해보자. 부동산에 관심 있는 사람은 충분할 테고, 대다수가 매주 한 번 이상 부동산 시장에 관하여 귀를 기울이다. 당신은 이 회사에 투자하고 싶을까? 이런 취미를 공유하기 위해선 페이스북보다 네이버카페의 유저 시나리오가 더 정확할 것이다. 이런 테마를 굳이 SNS에서 다룰 이유는 없다.

그럼 저 성공한 사이트들의 진정한 독립변인은 무엇일까.

저 성공한 SNS 사이트를 사용하는 유저는 전부 '다른 것'을 말하게 된다. 싸이월드의 일기장과 페이스북 담벼락이 얼핏 비슷한 '글쓰기'라 보여도, 실제로 그 안에서 하는 이야기의 주제는 많이 다르다. 핀터레스트와 트위터, 페이스북을 비교해보자. 아주 사소한 이야기는 트위터를 통해서 하고, 좀 더 스토리가 긴 이야기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할 것이다. 만약에 페이스북 계정만 있고 트위터 계정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할까? 사소한 이야기를 굳이 어디엔가 적을 필요성 자체를 못 느낄 것이다. 즉, '존재하지 않는 대상에 대한 니즈'는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폰 전에 스마트폰에 대한 니즈가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즉, SNS 사이트의 '형식'이 SNS 사이트에 의하여 전파되는 '내용'을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이 논의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싶다면 마샬 맥루한의 저서 '미디어의 이해'를 참고하라) 그리고 성공한 SNS는 '기존에 없던 메시지를 발굴' 한 SNS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핀터레스트의 성공이 이해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SNS로 성공하기는 무척 어렵다. 인간에게 내재한, 그리고 그동안 인식할 수 없었던 신규 메시지에 대한 니즈를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논리적이나 연역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 보니 '이것저것 해보고 그 중 하나 걸리는' 식의 스토리가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처럼 말이다. 핀터레스트는 예외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애당초 '사진을 통한 이야기'라는 메시지를 발굴해 냈기 때문이다.

결국, SNS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나 '형식'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SNS는 ~를 위한 SNS가 아니라, ~의 방식을 통한 SNS라고 설계되어야 한다. 하지만 '~의 방식을 통한 SNS'라고 정의했을 때, 이 ~ 에 들어갈 수 있는 단어가 여러분에게는 얼마나 떠오르는가? 심지어 그것을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을까? '사용자 경험'이라는 건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의 사고는 언어에 제약된다. 이게 바로 SNS를 성공시키기 어려운 이유다.-by 보통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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