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글로벌 경쟁력은? Fast Follower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9월 7, 2012

이은세 eunse.lee(at)gmail

지난 9월 5일,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y Forum, “WEF”, www.weforum.com)은 전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조사된 2012-2013 글로벌경쟁력보고서(Global Competitiveness Report, “GCR”)를 발간하였다. 매년 발간되는 본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총 144 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19 위를 기록, 지난 해의 24 위에 비해 5 단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스위스는 4 년 연속으로 1 위로 선정되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표 1). 이번 주에는 이 보고서의 내용을 통해 우리나라가 더 큰 경쟁력으로 새로운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무엇인지 나누어 보고자 한다.

표 1 글로벌경쟁력 순위 (1~30위)

이미 이야기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전체 국가 중에서 19 위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아래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동일 Tier 내 순위 상승분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하였다. 당연히 이는 소위 아시아의 호랑이들(Asian Tigers, 파란색 H/L) 중에서 가장 커다란 상승폭이고, 더 나아가 최근 신흥 개발도상국인 BRICS의 그것보다도 높은 것이다. 특히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경제권인 중국은 지난 해 보다 세 계단이나 낮아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표 2 동일 Tier 내 상승폭 순위

그림 1 글로벌경쟁력 산출을 위한 12 개 핵심 지표

GCR은 위 그림 1에 나타난 열 두 가지 경쟁력의 요소(12 Pillars of Competitiveness)에 기초해 각 국가들의 경쟁력을 계산하고 있는데, 한 국가의 경제가 발전할수록 “요소기반 → 효율성기반 → 혁신기반”의 경제로 그 특성이 변화함을 가정하고 있다.

WEF는 우리의 순위 상승에 대한 이유로 그들 요소 가운데 우리나라의 뛰어난(Outstanding) 인프라(9 위)와 건강한(Sound) 미시경제환경(10 위), 2% 가 넘는 정부예산여유분(Government Budget Surplus), 그리고 낮은 수준의 공공부채비율을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초등교육과 고등교육 분야(각각 11, 17 위), 그리고 높은 수준의 기술친화도(18 위) 및 주목할만한(Remarkable) 혁신성(16 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우리나라의 제도적 환경(62 위), 노동시장효율성(73 위), 그리고 자본시장발전정도(71 위)는 우리나라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소들로 평가되었다.

반면, 동일 Tier 내에 속해 있으며 동시에 같은 아시아권인 싱가포르는 전체 경쟁력 순위 가운데 2 위를 차지하였는데, WEF는 그 이유에 대해, 그 제도적 환경(공공 및 사부문)의 우수성(5 년 연속 1 위), 상품 및 노동시장의 효율성(모두 1 위), 자본시장발전정도(2 위), 인프라(2 위) 등 12 개 평가지표 중 7 개에서 상위 3 위 이내, 그리고 나머지에서는 10 위 이내의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WEF는 싱가포르의 교육에 대한 강한 관심이 고등교육 및 훈련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과(2 위)를 가져왔다고 기술하며, 이것이 결국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에서 필요한 훌륭한(skilled) 노동력의 보유를 가능케 하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2 위인 홍콩 역시 싱가포르와 비슷하게 인프라와 자본시장 부문에서 매우 높은 점수(모두 1 위)를 받았으며, 이는 상품 및 노동시장(각기 2, 3 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보다 한 계단 낮은 일본은 비즈니스 발전정도와 혁신에서 각기 1 위와 5 위를 받았는데, 그 이유로는 기업의 R&D지출 비중이 높고(2 위), 그 결과 인구 1 인당 특허 수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으며, 이들 특허를 활용, 고부가 상품 및 서비스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 지목되었다. 반면 일본의 미시경제(124 위) 및 꼴찌에서 두 번째인 143 위의 국가적자상황이 표본 중 가장 높은 공공부채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일본의 약점으로 제시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앞으로 국가 경쟁력의 제고를 위해 어떠한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가야 할 것인가?

과거와 같은 글로벌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일본이 그나마 10 위에라도 턱걸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기업들의 R&D 역량이 살아있으며, 그를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Value Chain)의 상부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매 부분만을 들여다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이라던지 LG의 3D TV가 우수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혁신성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나라의 혁신성은 아직까지 10 위권 중반에 머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올 상반기까지 우리의 대일(對日)무역은 적자였다. 이는 최종소비재에 사용되는 각종 원자재 및 부품, 그리고 서비스 분야에서 아직 일본이 우리보다 상위에 있음을 알려준다. 따라서 우리는 국가적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보다 후방에 있는 이들 산업이 성장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만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는 글로벌 잠재력을 갖춘 SME, 특히 원천기술을 가진 벤처기업과 충분한 기술개발능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생력이 없는 창업단계의 기업을 지원하는 것에서 시작되어 한다. 이 때 제도적 선진성 확보와 상품 및 노동 시장의 효율성 개선은 벤처와 창업기업이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되어 줄 것이다.

또한, 벤처 및 창업기업의 성장을 통해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을 싱가포르와 홍콩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전의 보고서에서 짧게 다룬 바와 같이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최고의 벤처 및 창업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이는 싱가포르의 발전된 금융시장이 그 생태계 회전에 필수적인 자본을 훌륭히 공급하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두 나라가 금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된 것은 역사적으로 일찍이 글로벌 금융네트워크를 유입하였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금융시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진 존재감이 미약함에도 불구, 지금까지 상당한 정부의 규제 및 해외 자본으로부터의 보호를 선택해 왔으며, 그 결과 우리가 글로벌 금융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발현되지 못하고 있음이 많은 연구에 의해 지적되고 있다. 물론 금융에 대한 규제 완화나 외국 자본에 대한 개방 만으로 단기간에 싱가포르나 홍콩 수준의 금융 인프라를 보유할 수는 없을 것이며, 더 나아가 그것이 직접적으로 벤처와 창업 생태계에 대한 지원으로 이어진다는 보장 역시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미시경제환경이 홍콩(15 위)이나 싱가포르(17 위)의 그것보다 훌륭하며, 특히 각종 산업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우리에게 글로벌 금융에서 더욱 커다란 존재감을 획득할 수 있는 방안과 더불어, 그를 통한 잠재력 있는 기업 육성이 어떻게 이루어 져야 하는지 실마리를 제시하여 준다.

대한민국 주식회사(Korea Inc.)라는 말을 들어본 독자가 있는지 모르겠다. 전후의 상처를 딛고 하나로 똘똘 뭉쳐 전세계에서 유래 없었던 속도로 발전한 우리나라를 외국인들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주식회사 같다며 부르는 이름이다. 그리고 다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지금까지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발전은 벤치마크를 정하고 엄청난 속도로 그를 따라잡는, 소위 Fast Follower의 프레임 속에서 이루어져 왔다. Fast Follower는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최적의 방법이다. 반면 그 최대 맹점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발전하게 되면 더 이상 따라잡을 상대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벤치마크로 삼을만한 대상은 거의 사라졌다. 누구를 따라 잡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선도해야 하는 위치에 다다른 우리로서는 이제 제도와 시장, 그리고 금융인프라를 개선하여 창조와 혁신을 지원할 수 있는 프레임으로 전환해야만 한다. 그것만이 글로벌 규모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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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se Lee is a Co-founder and a Special Partner at ELEVEN:ZULU CAPITAL, a Los-Angeles-based venture capital firm, which invests in early stage companies. Prior to his career as an investor, Lee was a management/strategy consultant at a firm he founded and led multiple cross-border projects in the industries such as ICT, Service, Automotive and FMCG. He is also a visiting professor of business strategy and entrepreneurship at Yonsei University and Yonsei School of Business MBA in Seoul, Korea, and an advisor to a number of Korean Government agencies and startups.이은세는 미국 Los Angeles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VC인 ELEVEN:ZULU CAPITAL의 공동창업자이자 Special Partner이다. 이전에는 자신이 창업한 경영/전략 컨설팅펌인 EICG에서 경영 및 전략 컨설턴트로 자동차, 교육, 소비재, 서비스, IT/ICT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성공적인 프로젝트들을 지휘하였다. 실제 비즈니스 경험에 바탕을 둔 강연자로 선별된 자리에서 자신의 전략프레임워크인 The Fan-oriented Strategy에 대한 내용을 대중들과 공유하고 있고, 지난해까지 연세대학교 및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MBA에서 기업가적 시각 위에서의 전략 수립에 관한 내용을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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