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이란 무엇인가?
2월 6, 2013

역설(Paradox)은,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뜻하는 “혁신”이라는 단어가 이제 우리 삶에서 가장 익숙한 단어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 산업과 규모를 막론하고 각 기업들은 저마다 자신의 Offering이 혁신적인 것임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혁신적인 제품들이 오늘날 우리의 삶을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다채로운 것으로 만들어 주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소비자로서의 우리가 그들 모두의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음 역시 사실이다.

아마도 그것은 “혁신”이란 것 자체가 한 편으로는 너무 모호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경제는 혁신을 중심으로 발달한다’는 슘페터(Schumpeter)의 말처럼, 분명한 것은 오늘날 혁신은 우리의 ‘먹고 사는 문제’의 핵심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혁신”이란 무엇인가?

‘먹고 살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서, 그처럼 모호한 “혁신”을 한 번 명확히 정의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아마도 필자는 “혁신”에 대한 책을 수십 권은 읽었을 것이다. 어떤 책에는 동의했고, 어떤 책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그만큼 혁신에 대한 정의가 모두 달랐다. 그러다 Peter Drucker와 함께 “구루(Guru)”라는 단어가 사용되게 한 장본인이며, 필자의 아이돌(idol)이기도 한 Tom Peters가 혁신에 대해 내린 정의를 발견하였다.

“또 다른 햄버거를 내놓지 않는 것”

Tom Peters에 따르면 혁신은 “또 다른 햄버거를 내놓지 않는 것”이다 (Tom Peters, “The Circle of Innovation”, 1997).

와퍼(Whopper)가 이미 있을 때 불고기 와퍼를 내어 놓는 것을 우리는 혁신이라 하지 않는다. 불고기 와퍼는 여전히 정형화되고 저렴한(이젠 그리 저렴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Fast Food이지 않은가? 또 다른 햄버거에 불과하다.

‘정형화되고 싸며 빠른’ 것이 핵심인 Fast Food 산업에, 신선한 재료만을 고집한다며, 재료의 선도를 위해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 이외로는 확장을 거부하고(우리나라에 진출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싸구려 냉동감자대신 생감자 French Fried를 튀겨주며, 어떤 형태든 원하는대로 햄버거를 만들어주는 In-N-Out 이 등장하였을 때, 그들은 산업을 혁신하였다.

또 다른 햄버거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은, 즉 ‘혁신’이라는 것은, 단순히 그 표면적 다름의 문제가 아니라 대상의 본질을 이루는 것들을 건드려 전에 없던 것(Values, c.f.,Value Innovation)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점진적 혁신 vs 급진적 혁신

(Incremental Innovation vs Radical Innovation, c.f., 그 분류자에 따라 상이한 명칭을 사용하기도 함)

현재 비즈니스의 혁신에 대해 가장 포괄적인 답을 주는 것으로 평가받는 혁신이론인 ‘파괴적 혁신’을 창안한 HBS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교수를 비롯한 많은 혁신 전문가들은 혁신을 두 가지 형태로 나눈다(Christensen 교수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제시하였다).

첫 번째 혁신은 점진적 혁신(Incremental Innovation)이다.말 그대로 점진적 혁신은 기존의 것과의 연속선 상에 있는 혁신(c.f.,Continuous Technical Evolution, M. Porter)이다. 점진적 혁신은 기존의 것을 토대로 하는 혁신이라는 정의 상 해당 산업이나 기술 등과 같은 특정 영역에서의 전문적 지식(조사, 분석을 통해 획득되는 지식을 포함한)을 토대로 이루어지며, 일반적으로 기존에 우위를 가지고 있었던 기업(Existing Company)들이나 완고한 시장(i.e., 일부 B2B 시장)에 속한 기업들은 점진적 혁신을 시도하게 된다.

반면 또 다른 형태의 혁신은 급진적 혁신(Radical Innovation, c.f., Discontinuous Innovation, M. Porter)으로, 기존의 것에 대한 분석이나 전문적 지식을 통해 그 연속선 상에서 형성되는 점진적 혁신과는 달리. 급진적 혁신은 기존 형태의 산업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던 자원 및 속성들을 사용하여 기존 산업의 형태를 변화(Disrupt)하는 형태로 발생하며, 상대적으로 유연한 시장이나 새로이 산업에 진입하는 경쟁자들이 주로 채택하게 된다.

이 두 가지 혁신 중 무엇이 더 뛰어난 형태의 혁신이라 말할 수는 없다. 이야기한 바와 같이 시장의 성격(i.e., 완고함 vs 유연함)이나 시장 내에서의 포지션(Position, 시장선도기업 vs 신규진입기업) 등에 따라 그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이 완전히 급진적인 혁신인 경우 시장을 새로이 창출하여야 하는 것(Pioneering)과 관련한 위험 역시 수반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혁신의 창조에 있어 중요한 것은 혁신 경로(Innovation Path)의 지속적 유지와 내부역량간의 조합(Fit), 그리고 그 혁신의 방향성 및 혁신의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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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의 혁신

Fast Company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들을 선정하고 있는데, 2012 년에 Fast Company는 Apple과 Facebook, 그리고 Google을 각기 1, 2, 3 위로 선정하였다. 이 중, 지속적인 혁신을 현 시점에까지 유지하고 있으며, 더불어 실제적인 경제적 가치까지도 창출하고 있는 기업인 Google은 이러한 혁신 상의 주안점들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예이다.

특히 래리 페이지(Larry Page)의 CEO 복귀를 기점으로 더욱 그 혁신세를 가속화하고 있는 Google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온라인 검색엔진(Online Search Engine)을 기반으로 한 광고 플랫폼’이라는 단일 프로덕트를 여러 분야로 다변화하는 전략을 꾀하며 점진적 혁신과 급진적 혁신을 모두 그들에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i.e., Email의 용량을 기존 산업의 표준 이상으로 크게 증대시킨 Gmail은 점진적 혁신, Google Glass와 무인자동차 등최근 추진하고 있는 여러 프로덕트들은 급진적 혁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Moon Shots (달로 사람을 보낸다는 의미로, 완전히 새로운, 매우 대담한 도전을 의미)이라는 모토 아래 Google X라는 Skunkworks (기존 사업을 위한 혁신 이외의 급진적 혁신을 이루어내기 위한 소규모 극비 R&D 조직)을 두고 있기도 한 Page가 가진 혁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전략은 Wired.com 과 Page와의 인터뷰에 잘 들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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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10”, 혁신의 방향성 및 도약 정도

Page는 인터뷰에서 “x10”을 Google X를 비롯한 Google 전체에 강조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x10”는 10 배(10 times)라는 의미로, 기존의 것을 10% 정도 혁신하는 것이 아니라 1,000%, 그러니까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혁신해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Page는 말한다. 그러나 이는 비단 급진적 혁신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례로 점진적 혁신이라 할 수 있는 Gmail 역시 기사에 설명된 바와 같이 “(Gmail은) 출시 당시 경쟁자들이 제공하던 저장공간의 100 배의 저장공간을 제공(gave users 100 times much storage as they could get anywhere else)” 하였다.

이와 같은 큰 폭의 도약을 하는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특히 하이테크 산업에서의 필요성에 대해 Page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점진적인 변화는 언젠가 쓸모없는 것이 되기 마련입니다. 특히 비점진적 변화가 일어나는 기술계에서라면 더더욱 그렇죠(Incremental change is guaranteed to be obsolete over time. Especially in technology, where you know there’s going to be non-incremental change).”

이는 지난 번 애플에 관한 내용(APPLE, 앞으로의 운명은?)에서 살펴보았던 마크 안드레센(Marc Andreesen의 Steve Jobs에 대한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한다. Andreesen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Jobs 휘하에서의 AAPL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100% 시장점유율(M/S)에서 시작하여 경쟁자에 의해 서서히 M/S가 잠식당하게 했으며, 자신들의 M/S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 새로운 시장을 다시 창조하였다. Jobs는 M/S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았다((Jobs) would invent a new product category, start with 100% M/S, and then every day that goes by, lose market share until some terminal outcome (say, bottom at around 2% of the share of PCs). Jobs didn’t care about M/S)”고 말한다.

즉, 혁신에 있어서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 보다 혁신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는 혁신에 관한 또 다른 중요한 내용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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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경로(Innovation Path)의 지속적 유지

Innovation Path (출처: claytonchristensen.com),
시장 진입 후 기업은 자신들의 Offering을 지속적으로 혁신함으로써 혁신경로를 형성, 유지하게 된다

Andreesen의 말처럼 Jobs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새로운 시장은 언제나 경쟁자들을 불러들이게 되고, 혁신은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평균(Status Quo, or Norm)이 된다. 따라서 혁신적 기업이 계속해서 혁신적인 기업으로 남아있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기파괴(Self-destruction), 혹은 캐니벌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을 통해 연속적인 혁신을 이루어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혁신의 연속적인 흐름을 필자와 EICG에서는 혁신경로(Innovation Path)라고 부른다.

혁신경로를 지속하는 것은 특히 기술 분야에서 더욱 중요한 일인데, 이는 다른 산업에서보다 소프트웨어 등 기술기반 산업 신제품의 베타버전(Beta Version)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Google의 Page 역시 이에 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주기적으로 당신은 당신이 훌륭하다고 믿는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실제로 만들어 내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운 일입니다. 저는 현재 이메일에서 바꾸어야 할 중요한 사항 열 가지를 지금 바로 이야기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한 리스트를 저는 항상 머리속에 담고 다닙니다(Every n years, you should work on something new that you think is really amazing. The trick is coming up with those products. I could probably give you a list of 10 major things that are wrong with email. I try to maintain lists like that in my head).”

물론 이 이야기에서 Page가 자사의 Gmail 만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Email 전반에 대한 개선사항을 계속해서 탐구하고 있기에, Google은 현재 Gmail에 그치지 않고 향후 그러한 개선사항들을 둘러싼 혁신을 담은 Gmail, 혹은 다른 어떤 별도의 혁신적 프로덕트를 선보이게 될 것임을 우리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Google은 계속해서 혁신적인 기업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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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혁신이란,

지금까지 가장 혁신적인 기업들이라는 Google과 Apple의 예를 통해 혁신을 살펴보았다. 혹자는 거대한 기업이 된 이들의 혁신이 충분한 자원(=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 Stanford GBS의 연구에 따르면 혁신적인 기업 중 40%가 기업공개(IPO) 이후 그 혁신이 감소되었다. 엄청난 양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Apple 역시, 지난 Apple의 내용을 발행하고 난 직후인 현지시간 1 월 25 일, 그 혁신 둔화로 인해 결국 1 년여 만에 세계 시가총액 1 위의 자리를 다시 Exxon Mobile(XOM)에게 넘겨주었다.

앞서 혁신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내려주었던 Tom Peters는 “혁신은 실제로 쉬운 것(Innovation is actually EASY!)” 이라 말하며 웨인 버칸(Wayne Burkan) 쓴 Wide-angled Vision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버칸이 “관심을 기다리고 있는 구원자들(Saviors-in-waiting)”이라는 이름을 붙인 ‘불만에 가득찬 고객들, 눈에 띄지 않는(아직은 힘이 약한) 경쟁자들, (불만을 가지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위험한 조직구성원들, 별볼일 없는 하청업체들(Disgruntled Customers, Off-the-scope Competitors, Rogue Employees, and Fringe Suppliers)’의 불만족된 니즈(Needs) 관찰하고, 들어주고,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혁신이라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Pain-point” 이다.

따라서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점진적 혁신이든 급진적 혁신이든) 해당 산업 내의 Pain-point를 찾아 그 문제의 요소(Element)들을 남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만의 방법으로 변화시킴으로써 해결해 주고, 동시에 자기 자신을 지속적으로 파괴하며 또 다른 혁신을 이룩하려는 철학일 것이다.

Page는 말한다.

“Google은 오늘날 사람들의 삶을 보다 나은 것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기회들 중 아마도 0.1% 정도만을 공략하고 있을 것입니다. 모든 기술 기업들을 다 합치면 1% 정도 되겠지요. 그것은 우리는 아직도 99%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언제나, ‘이런! 그런 정신나간 짓거리에 너무 많은 돈을 쓰려 하는 군요’라며 걱정을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정신나간 짓거리들은 오늘들 그들이 가장 열광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YouTube, Chrome, Android 같은 것들이 그런 것이죠(At Google, we’re attacking maybe 0.1% of the opportunities in the world to use technology to make people’s lives better. And all the tech companies combined are only at like 1%. That means there’s 99% virgin territory. Investors always worry, “Oh, you guys are going to spend too much money on these crazy things.” But those are now the things they’re most excited about – YouTube, Chrome, Android).”

물론 실제로 그 혁신을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제품을 내어 놓는 것은 매우 까다롭고 고통스러운 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Apple의 부침(浮沈)을 통해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혁신은 분명 이제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의 핵심에 놓여 있기에 그 길을 피해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 혁신이라는 철학을 갖자. 그리고 나만의 0.1%에 매진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삶을 보다 나은 것으로 만들어 줄 나만의 정신나간 짓이라니, 그런 신나는 모험이 또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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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se Lee is a Co-founder and a Special Partner at ELEVEN:ZULU CAPITAL, a Los-Angeles-based venture capital firm, which invests in early stage companies. Prior to his career as an investor, Lee was a management/strategy consultant at a firm he founded and led multiple cross-border projects in the industries such as ICT, Service, Automotive and FMCG. He is also a visiting professor of business strategy and entrepreneurship at Yonsei University and Yonsei School of Business MBA in Seoul, Korea, and an advisor to a number of Korean Government agencies and startups.이은세는 미국 Los Angeles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VC인 ELEVEN:ZULU CAPITAL의 공동창업자이자 Special Partner이다. 이전에는 자신이 창업한 경영/전략 컨설팅펌인 EICG에서 경영 및 전략 컨설턴트로 자동차, 교육, 소비재, 서비스, IT/ICT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성공적인 프로젝트들을 지휘하였다. 실제 비즈니스 경험에 바탕을 둔 강연자로 선별된 자리에서 자신의 전략프레임워크인 The Fan-oriented Strategy에 대한 내용을 대중들과 공유하고 있고, 지난해까지 연세대학교 및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MBA에서 기업가적 시각 위에서의 전략 수립에 관한 내용을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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