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Lab Startup Story]실패담- 로컬 커머셜 비지니스가 안되는 이유
7월 5, 2013

Mobile-Coupons

2011년 늦봄, 난 다이어트앱으로 충분히 돈을 뽑을만큼 뽑았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였다. 정확하진 않지만, 아이폰 80만개 깔린 시점에 내 앱이 20만개정도 깔렸다고 추산했고, 더 이상은 무의미했다. 이런 저런 비지니스를 시도하였고, 그 중에는 지역상인과 모바일을 연계하겠다는 프로젝트도 있었다. 물론, 그 프로젝트는 1달 반만에 안되겠다란 결론을 내렸다. 이것을 실패라고 보든, 좋은 경험이라고 보든 그것은 보는 사람의 마음이겠지만,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실패담이 널리 공유되지 못하여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이 이런 비지니스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어찌하여 실패했는지 알려지면 좀 더 많은 사람이 이런 아이템을 건드리지 않지 않을까.

주변에 이러한 비지니스를 시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공유해주길 바란다.

그 당시 나는 로컬 커머스와 관련된 몇가지 아이템들을 검토하였다. 동네 음식점에 모바일로 예약을 한다던가, 동네 마트의 물건 정보를 수집하여 배달화 시킨다던가, 쿠폰을 모바일화시킨다던가 하는 방향들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본인이 겉치례로나마 음식점의 개점과 경영에 개입해 본 적이 있고, 바에서 술을 따른다거나 ( 써놓고 보니 좀 그런데, 생각하시는 그런 이상한 것 전혀 아니다.. )  음식점에서 설거지를 해 본 경험이 있고, 게다가 상당히 많은 기간동안 IT프라이싱에 관한 논문을 읽었기 때문에 상당히 빠르게 ‘이 비지니스는 안되겠다’ 란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만약 그러한 밑바닥(?) 경험과 경영학계에서의 이력이 없었다면 반년 이상의 시간과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소진했을지도 몰랐을 일이다.

아이템들은 이랬다.

1) 음식점에 모바일로 예약을 하거나 결제한다.

길거리에서도 음식점을 모바일(또는 웹)으로 예약하여, 결제하면 음식점에 바로 앉자마자 식사가 나올 것이다.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전율인데, 이는 음식점의 회전율을 최대한 높여줄 것이다. 또한 빈테이블 검색등을 POS랑 연계하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2) 오프라인 매장의 제품들을 모바일로 끌어 판매한다.

간단하다. 매장마다 재고가 전부 다르다. 같은 물건이라도 편의점에 따라 있기도하고 없기도하다. 이를 통합하여 관리하고, 검색하여 최저가를 찾아낸다.

3) 쿠폰과 관련된 비지니스를 한다.

역시 간단하다. 쿠폰을 모바일화한다.

그럼 위 아이템들은 각각 어떤 문제를 겪고 있었을까.

쉬운 문제부터 보자. 쿠폰은 얼핏생각하면 괜찮을것 같지만, 페인킬러라고 보기 상당히 힘들다.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맞지 않다. 이 전의 여러글을 통하여, 클릭 한 번의 비용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비싸다는 말을 몇 번 했었다. 모바일은 더더욱 비싸다. 개인적으로는 성인을 기준으로 클릭당 500원 ~ 1000원 정도로 잡는데,  이 말은 모바일 쿠폰을 성공시키기위해서는 1회당 고객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생각보다는 더 커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쿠폰때문에 사람들이 고생을 겪고있느냐하면, 그것은 아니다. 굉장히 많은 숫자의 쿠폰이 세상에 돌아다니는 것 같지만, 집 근처의 음식점 10군데중에 과연 얼마나 많은 음식점들이 쿠폰을 운용하고 있을까? 중국집 배달업이나 그나마 쿠폰이 있지, 설렁탕집, 냉면집, 고깃집 중에 쿠폰을 운용하는 곳이 있던가? 기껏해야 커피숍이다.

애시당초 쿠폰은 음식점의 핵심 비지니스에서 떨어져도 한참 떨어져있다. 잘 오는 사람은 어차피 쿠폰제를 하지 않더라도 잘 온다. 그리고 음식점의 마진은 생각보다 박하고, 쿠폰이 도입되었다가는 그 음식점은 적자보기 일쑤다. 때문에 쿠폰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자주가는 커피숍 기껏해야 두세군데이고, 이 쿠폰은 그냥 종이로 보관하는게 더 편리해보였다.

만약에 쿠폰이 페인킬러라면 – 사용자는 지갑이 불룩하더라도 지갑에 이런저런 쿠폰들을 잔뜩 넣고 다녀야한다.

만약 쿠폰이 비타민이라면 – 사용자의 지갑엔 자주 쓰는 쿠폰들만 있어야한다. ( 두셋은 충분히 지갑에 들어가니까 모바일화 시키면 적자만 날 것이다)

그럼 커피숍은 왜 쿠폰이 있을까. 그동안 글에서 수많이 언급했던 마지널 코스트의 문제가 또다시 등장한다. 커피숍은 마지널코스트가 낮다. 커피한잔 뽑는데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설거지는 필요없고, 때문에 많이 팔면 많이 팔수록 이득이다. 그러나 음식점은 다르다. 회전율이 높은 음식점의 경우, 피크타임시의 그 고통은 그것을 겪어본 사람만 안다. 설거지는 70초안에 끝나고, 접시들은 춤을추고, 고객의 요청은 끝이 없다. 이것은 모두 코스트이다. 잘되는 음식점의 경우도 회전율은 한계가 있으며, 한 종업원이 커버할 수 있는 면적도 한계가 있다. ( 이정도 썼으면 짐작하겠지만, 로컬 상점들엔 IT Guy들이 생각하기 힘든 수많은 상황이 존재한다.)

재고검색 및 최저가에 대한 문제도 비슷했다. 일단 이 비지니스가 타당가 있는지를 결정하려면 먼저 모바일에서의 클릭당 단가를 구해야 했다. 이 기준으로 삼았던 것은 앱 한 개를 깔때마다 얼마의 비용을 마케팅비로 지불하느냐였다. 2011년 초반엔 오프라인에서의 한 개의 앱당 다운로드에 5000원의 마케팅비용이 소모되던 시점이었다. 그리고 상점 주인들과의 몇 번의 인터뷰 후, 바로 아이템을 접었다.

마지막으로 모바일에서 음식점을 결제하거나, 모바일에서 동네 상점과 연계하여 쌀이나 물등의 생필품을 바로 집으로 보내는 서비스는 정부사업으로도 수행하였던 아이템이다. 음식점의 Pain Point 중의 하나는 예약을 하고 안오는 손님들이고, 음식점의 KPI는 회전율이다. 물론, 한 달여만에 ‘프로젝트 철회’란 결론을 내렸지만.

문제가 무엇이었을까.  언뜻보기엔 좋아보이는 이 아이템은 치명적인 약점들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음식주인은 IT에 친하지 않다.

둘째. 매출 증대 효과가 미미하다.

셋째. 지속적인 사용이 보장되지 않는다.

음식주인은 IT에 친하지 않다. 즉, 음식점 주인이 IT를 다루는데에는 일정한 인지 비용(Cognitive Cost)를 지불해야한다. 나이가 드신 분일 수록 이 비용은 높아지는데, 이 비용을 감내하고라도 이 제품이 먹히려면, 매출증대 효과가 있어야했다.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그 숫자를 20%로 본다 (이 숫자는 컨설던트나 마케터마다 다를 수는 있다.). 개인적으로, 같은 요일과 날씨에 음식이 100그릇 팔리다가 120그릇정도 팔리면 더 많이 팔렸다고 느꼈다. 그러나 5% 정도, 그러니까 100그릇과 105그릇은 크게 차이를 못느꼈다.

20%정도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은 몇 없다. 티켓몬스터처럼 40%정도 확 가격을깎아서 이목을 끌던지 – 그렇지 않으면 음식을 맛있게 하는 것이다. IT서비스로 전환시켜보자. ‘더 편리하게 음식점을 이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모바일로 예약시스템을 광고하는 말은 모바일 사업으로 치자면 ‘앱을 더 쉽게 실행시켜주겠습니다’ 랑 비슷하다.

예약도 마찬가지이다. 예약을 했다가 취소했던 사람들은 음식점 주인들이 말하는 페인 포인트였다. 그러나 중요한것은 음식점 주인들이 말하는 경험담이 아니라, 숫자여야했다. 사람의 기억과 감성은 비틀어지기 쉽상이며, 때문에 통계가 중요하다. ‘예약을 했다 취소하는 것이 음식점 주인들이 말하는 불편한 사항입니다’ 가 아니라, ‘하루 100그릇을 파는 음식점들의 50% 이상이 하루에 다섯번 이상의 예약취소로 인하여 음식을 버리고 있으며, 이 금액은 얼마입니다’ 여야 했다. 그리고 이 숫자를 머릿속에서 꿰맞춘 순간, 이 비지니스는 안되겠다 싶었다.

지속적으로 사용가능하지 않다는 점은 매우 확연했다. 이것은 홈쇼핑 비지니스다. 즉, 처음 두어번 사용하겠지만, 곧 사용자에게 잊혀질 것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는 음식점 예약을 일년에 몇 번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정도로 붐비는 음식점이라면 이런 IT제품을 도입할리 만무하다)

사실 음식점 사장들의 고민은 엇비슷하다. 주방장이 말을 안듣는다라던가, 재료값이 갑자기 올랐다던가, 권리금이라던가 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그 뒤에 마케팅의 문제가 따라온다. 설사 마케팅이 그렇게 커다란 문제라 할지라도 – 과연 예약앱을 통하여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을까.

게다가 결제를 엮는건 더 치명적 문제가 있다. VAN사나 POS를 엮어야하는데, 상황이 이정도되면 엔트리베리어가 상당히 높다. 즉, 앞선 글에서 설명한 ‘가정의 개수’라는 개념이 도입되고, 비지니스 성공확률은 기존의 30% 이하로 다운되게된다. 이정도가 되면 손을 떼는게 낫다.

그러면 그 전의 다이어트앱은 어찌하여 아이템을 발굴했을까.

어느날 강남 교보에서 물끄러미 앉아있는데, 여자들이 다이어트 책을 참 많이 사가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다이어트 책을 사가는 사람들은 다이어트가 필요없는 사람들이라는 것도 동시에 발견했다. 아, 사람들은 저기에 돈을 쓰는구나 싶었다. 다이어트는 환상이었고, 종교였고, 실체가 없었으며, 사람들이 돈을 쓰는 분야였다. 그래서 만들었고, 그래서 팔렸다. 사실 그게 끝이었다. 그리고 내가 다이어트 사업을 계속할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었고, 내 스스로가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아이템을 접었다. 어찌보면 간단한 스토리이다. (원문 보기)-by 보통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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