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ing focused
10월 28, 2013

나같은 투자자들은 많은 회사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 나쁜 점도 있지만 항상 새로운 걸 접한다는 면에서는 '벤처투자'라는 업종 자체가 제공하는 큰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이 일을 하면서 나는 많은 창업가들에게 조언이랍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 주는데 최근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본업에만 충실하고 focus 해라" 이다. 그리고 이 원칙을 나는 몇 달 전부터 내 스스로의 삶과 비즈니스에도 엄격하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실은 그동안 한국과 미국의 회사에 투자한다는 명목하에 불필요하고 껍데기 치장하는 일들에 나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했다는 생각을 한다(블로그 쓰는거는 제외. 이거는 내 즐거움이자 일과 직결되어 있다). 여기저기 행사에 참여했고, 강연도 많이 다녔고, LA나 실리콘밸리에 누가 오면 시간을 내서 만났고, 일과는 직접 연관이 없는 것들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물론, 이렇게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그리고 미래의 나한테 개인적으로나 비즈니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확률이 크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그런데 이제 이런 외부의 부탁이나 요청이 너무 많아져서 내 본업에 focus를 해야할 시간이 모자라지는걸 느꼈고, 2013년 초에 내 인생과 비즈니스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해봤다.

나는 벤처기업을 초기에 발굴해서 투자하고 이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걸 업으로 삼고 있는 VC이다.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써 벤처기업이 성공하고, 우리 펀드 (Strong Ventures)가 돈을 벌고 궁극적으로 펀드의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수익을 돌려줘야 한다. 이게 내가 하는 일이다. 이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그 어떠한 모든 행동은 내 본업과 상관없는 일들이며 왠만하면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단 내가 직접 스피킹을 하지 않는 행사는 이제 왠만하면 가지 않는다. 단순한 네트워킹은 - 내 경험에 의하면 - 인생이나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안된다. 그럴 시간에 그냥 잠이나 더 잔다. 친구도, 잘 아는 지인도 아니고 비즈니스적으로 직접 연관이 없는 누군가 LA에 왔는데 만나자고 해도 왠만하면 거절한다. 이럴 시간에 우리가 투자한 회사를 위한 소개 이메일이라도 하나 더 쓰는게 나와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에 한국에서 정부관계자들이 방문해서 1시간 짜리 강연 요청이 들어왔는데 그냥 시간 없다고 거절했다. 강연 준비하는 시간도 아깝고, 솔직히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정부관계자들을 만날 필요가 없었다.

위에서 말했지만 내 업은 투자자이다. 실은 나는 아직도 '투자자'로서 성공하지 못했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적인 투자란 우리가 투자한 회사가 크게 잘되어 돈을 엄청 잘 벌거나 exit을 하는 경우인데 아직 우리 포트폴리오 회사들은 시간과 도움이 더 필요하다(물론, 가능성은 모두 많다). 이 회사들과 같이 일하기에도 모자란 시간과 에너지를 본업과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곳에 투자하는 건 시간을 낭비하는거란 생각이 든다. 나는 솔직히 5-10년 후에 "배기홍씨가 투자한 회사들 엄청 잘 됐죠. 모두 돈도 많이 벌었고 고용도 많이 창출했어요."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배기홍씨 엄청 유명해요. 모르는 사람이 없고 네트워크 정말 좋아요"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다.

물론 이러면서 원치 않은 오해도 많이 생겼고 적들도 많이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면서 모두에게 nice guy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이 부분에서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도 많다). 가장 중요한건 나 자신이고 내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이 두개가 일단 잘 해결되야지만 나머지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벤처도 난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유혹이 있고 많은 걸 하고 싶지만 단기적으로 매출 / 유저 / 제품개발과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나머지 활동들은 모두 잡음이다(초기에는). 일과 인생에는 focus가 매우 중요하다.

howtofocusimg


Editor’s note : 배기홍 대표는 한국과 미국의 네트워크와 경험을 기반으로 초기 벤처 기업들을 발굴, 조언 및 투자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스트롱 벤처스의 공동대표이다. 또한, 창업가 커뮤니티의 베스트셀러 도서 ‘스타트업 바이블’과 ‘스타트업 바이블2’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어린 시절을 스페인에서 보냈으며 한국어, 영어 및 서반아어를 구사한다. 블로그 baenefit.com을 운영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스타트업 생태에 대한 인사이트있는 견지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스타트업과 창업자들을 위한 진솔하고 심도있는 조언을 전하고 있다. (원문보기)

배 기홍
배기홍 대표는 한국과 미국의 네트워크와 경험을 기반으로 초기 벤처 기업들을 발굴, 조언 및 투자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스트롱 벤처스의 공동대표이다. 또한, 창업가 커뮤니티의 베스트셀러 도서 ‘스타트업 바이블’과 ‘스타트업 바이블2’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어린 시절을 스페인에서 보냈으며 한국어, 영어 및 서반아어를 구사한다. 언젠가는 하와이에서 은퇴 후 서핑을 하거나, 프로 테니스 선수로 전향하려는 꿈을 20년째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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