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페이스북-왓츠앱, 라쿠텐-바이버처럼 시너지 효과낼 수 있을까?
2014년 05월 26일

20140526000161_0_99_20140526081502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카카오톡을 흡수합병한다고 오늘 26일 공시했다. 지난 달부터 다음과 카카오톡의 합병설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두 기업은 오늘 오후 2시 경, 한남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시가 총액 3조 4,000억원 대의 공룡 IT 기업의 탄생을 두고 대다수의 언론에서는 '단기간에 모바일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다음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웹 기반 콘텐츠가 부족한 카카오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병의 이유를 추정했다. 다음 측 역시 오늘 "카카오와의 합병을 통해 핵심산업 강화와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합병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 직상장을 부담스러워하는 카카오가 다음을 등에 업고 우회 상장하기 위해 합병을 먼저 제안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카카오'가 과연 국내 1위 포탈 사이트인 '네이버'를 넘어설 수 있을 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상반기부터 실리콘밸리에서는 주요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모바일 메신저를 인수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facebook-3

올해 2월 말에는 페이스북이 메신저 왓츠앱을 역대 IT 산업 M&A 중 최대 규모인 190억 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해 이목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왓츠앱이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느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지만, 지금까지의 성적표만 놓고 보자면 페이스북과 왓츠앱은 인수 후 괄목할만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컴스코어(comScore)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미국의 모바일 사용자 증가율은 전월 대비 페이스북이 14%, 왓츠앱이 24% 증가해 지난 1년간 월평균인 1.7%, 6.4%와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상승했다. 페이스북은 왓츠앱 인수 이후 올해 3월에 미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사용자 수가 PC사용자 수를 추월한 결과를 보였다. 4억 5천 만의 사용자를 보유한 왓츠앱 인수를 통해 모바일 경쟁력을 강화시키고자 했던 페이스북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누적 체류 시간도 페이스북이 13.9%, 왓츠앱이 4.4% 증가해 지난 1년간 월평균인 3%, 1.8%와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증가했다.

왓츠앱 역시 페이스북이 인수한 이래로 매월 2,500만 명이라는 사용자 수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어 현재 성장률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1년 안에 사용자가 10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 내 모바일 광고 사업 확대로 상당량의 수익을 올리고 있듯, 왓츠앱을 통한 광고 수익 역시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투자 기관 캔터피츠제랄드 역시 지난 20일 향후 페이스북이 왓츠앱으로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Rakuten Viber

한편 지난 2월, 일본의 최대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 역시 모바일 메신저 '바이버(Viber)'를 9억달러(한화 약 9,550억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1위 인터넷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라쿠텐은 이후 바이버 사용자들에게 게임과 이모티콘, 토큰 등을 판매해 자사의 디지털 상품 판매 시장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라쿠텐에서 쇼핑을 하는 동안 회원과 회원, 회원과 상인이 아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 창구로서 바이버를 활용하기도 했다. 이로써 현재 라쿠텐은 바이버 인수를 통해 전자 상거래 서비스 범위를 PC기반에서 모바일로 단기간에 확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지난 5월 LG 경제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유수의 기업들이 모바일 메신저들을 대상으로 ICT 업계 최대 M&A를 진행하고 있는 이유는 ▲단기간에 모바일 경쟁력 확보▲모바일에서의 경쟁사 견제▲경쟁기반이 취약한 지역 진입을 위한 교두보 마련▲향후 주요 고객이 될 10대 사용자 확보 등이다.

인터넷 기업이 모바일 메신저를 인수해 성장 동력을 얻고 있는 해외 트렌드와는 다르게, 이번 '다음카카오'의 경우 최대 주주로 김범수 의장(지분 48%)이 올라서고 주요 임원진에도 카카오 측 인물이 대거 포진되는 등 실질적으로는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는 셈이다.

그러나 거대 인터넷 기업과 모바일 메신저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 전망한다는 점에서는 상반기의 두 해외 인수 건 성적표를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 '다음카카오'는 네이버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0 0 votes
Article Rating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0
Would love your thoughts, please comment.x
()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