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투파이브는 최선이 아니다, 20개 나라를 여행하며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이야기
2015년 01월 21일

Editor's Note: 다음은 본지의 도유진 필진이 디지털 노마드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제작을 시작하면서 만나게 된 제이(CEO & 공동 창업자, Moo.do)의 글을 본인 동의 하에 번역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원문은 Entrepreneur에 'How I Built a Startup While Traveling to 20 Countries' 라는 제목으로 1월 14일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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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JAY 블로그

1년 전,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처분한 뒤 40리터 백팩을 하나를 매고 샌프란시스코를 떠났다.

나는 20여개 나라의 45개 도시, 디즈니랜드 세 곳과 토끼 섬을 여행했고, 나의 스타트업을 위해 일주일에 50시간을 일했으며, 여기에 사용된 모든 경비는 내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불했던 주거비용보다도 더 저렴했다.

여행은 휴가가 아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일하며 살아가는 ‘디지털 노마드’들의 커뮤니티가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디자이너, 작가, 저널리스트, 엔지니어,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넓은 세상을 탐험하는 모든 종류의 사람들이다.

나는 Moo.do라는 내 스타트업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고, 유목민적 삶의 방식(Nomadic Lifestyle)을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생산적인 방법 중 하나로 제안하고자 한다. 나는 한 곳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 여행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생산적이고, 더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디지털 노마드로서 살고 있다. 여행은 내 회사와 내 재정 상황, 그리고 나 자신의 개인적인 성장을 위한 가장 책임감 있는 선택이다.

나는 우연히 노마드가 되었다

3년 전 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 나의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때 한 친구가 내게 물었다.

“넌 컴퓨터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데, 왜 스타트업을 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가려는 거야?

그의 질문은 일리가 있었고 나는 이제 현실세계에서는 더 이상 설득력이 없는 ‘정상적인 삶’이란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 나는 9시 출근 5시 퇴근이라는 시스템을 거부한다. 나는 해가 떠 있는 시간에 사무실에서 일을 하면서 내 다음 휴가를 꿈꾸는 대신 밖으로 나가 세상을 탐험하고 싶다.

  • 나는 한 곳에 정착하는 것을 거부한다. 나는 내 집 주변의 동네에만 틀어박혀 있는 대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새로운 음식을 먹고 싶다.

  • 나는 무분별한 소비와 소유를 거부한다. 내 텔레비전이 얼마나 큰지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 세상은 내 집에 있는 물건들보다 훨씬 더 흥미롭다.

  • 나는 지루함을 거부한다. 나는 끊임없이 새로운 장소, 사람들, 그리고 경험들에 둘러싸여 있다. 여행을 시작한 후부터 나는 지금까지 지루함을 느껴본 적이 없고, 심지어 더이상 텔레비전을 보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고 싶지도 않다.

  • 나는 버킷 리스트(Bucket List,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의 리스트)를 거부한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지금 이 순간 하고 있다.

나는 호주, 아시아와 유럽을 여행하며 6개월을 보냈지만, 여행이 끝난 후에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시애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했다. 여행은 즐거웠지만 내겐 굉장한 아이디어가 있었고, 집중해서 이 일을 끝마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실리콘 밸리보다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 더 좋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나는 곧 내가 쉽게 지루해하고, 한눈을 팔고, 게을러진데다 텔레비전마저 많이 보게 되었다는 점을 깨달았다. 하루에 12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지만, 내 하루 일과는 전혀 생산적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잠깐 뉴욕으로 여행을 갔을 때 센트럴 파크의 한 카페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갑자기 나는  엄청나게 생산적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고, 6시간만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냈던 12시간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해냈다. 몇달 후, 런던에서 같은 일이 일어났다. 나는 심지어 더 나은 아이디어들을 생각해낼 수 있었는데, 새로운 환경에서의 새로운 경험이 나를 더 활동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일년 전 이 사실을 발견한 뒤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완전히 디지털 노마드로서 살기 시작했다. 나는 행복하고, 생산적이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결론적으로 내 스타트업인 Moo.do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여행은 집에서 지내는 것보다 더 저렴하다

다음은 내 소비습관을 통해 계산한 실제 소비 패턴이다.

How I Built a Startup While Traveling to 20 Countries

이 표는 시애틀에서의 1년, 샌프란시스코에서의 1년, 20여 개 나라를 여행했던 1년, 그리고 1달 간 발리에서의 생활비를 비교한 것이다. 여행 당시 대부분의 경비는 기차와 비행기와 같은 이동 수단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만약 내가 한 곳에 좀 더 오래 머물렀더라면 여행 중의 생활비는 훨씬 더 저렴했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일반적인 렌트비용은 한달에 약 3,120달러이고, 시애틀의 경우 약 1,800달러 이하다.

How I Built a Startup While Traveling to 20 Countries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에 있는 친구들은 종종 내게 묻는다. “도대체 무슨 수로 여행 경비를 감당할 수 있어?” 난 여행을 하지 않고 샌프란시스코나 시애틀에 정착해서 살아가는데 드는 경비를 감당할 수 없다. 나는 내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있고, 이를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머무는 것은 이제껏 저축해온 돈을 순식간에 날리는 일이 될 것이다.

전세계를 여행하고 내가 꿈에 그리던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삶을 누리는데 드는 비용은 월 평균 2,921달러이다. 나는 지금 발리에 머무르고 있고, 현재 내가 지출하는 한달 생활비는 1,200달러이다. 참고로, 노마드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태국 치앙마이의 월 평균 생활비는 641달러이다,

여행은 나를 더 생산적으로 만든다

내가 막 여행을 시작했을 때 나는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고 여행 안내서에 나와 있는 모든 할 거리들을 시도하는, 그야말로 모범적인 관광객이었다. 매우 피곤한 상태로 첫 몇 주를 보낸 후 나는 내가 지금 휴가 중이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이건 내 삶이었다. 내가 한 도시에서 한 달간 머무른다면, 이 도시를 한번에 탐험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몇 시간 동안 이 곳 저 곳을 구경한 후에도 여전히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

난 내가 여행 중에 눈에 띄게 더 생산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매우 놀랐다. 하지만 이건 분명 일리가 있었다. 만약 로마에 머무를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도대체 어떤 사람이 자신의 시간을 페이스북을 하는데 허비하겠는가?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에 둘러쌓여 있는 경험은 지루함을 감소시키고 집중도를 상승시키며, 심지어 사람들을 더 건강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게끔 한다.

How I Built a Startup While Traveling to 20 Countries

이 표는 내가 시애틀에 머무를 때와 여행할 때의 생산성을 RescueTime으로 측정해 비교한 것이다.

나는 지난 6월, 내 동업자와 함께 일을 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시애틀로 돌아갔다. 놀랍게도 내 개발시간은 여행을 할 때에 비해 더 비생산적이었다. 똑같은 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지만, 나는 훨씬 더 쉽게 인터넷과 텔레비전의 방해를 받았다.

그리고 9월, 나는 6개의 다른 도시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업무 시간을 극도로 생산적인 주당 48시간으로 철저히 관리했다. 내가 더 집중해서 일을 할수록 더 많은 시간을 새로운 도시를 둘러보는데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되었다.

9시 출근 5시 퇴근은 최선이 아니다

낮시간에 일을 하고 내 모든 자유시간을 하루 중에 가장 최악인 시간대에 우겨 넣는 대신, 나는 내 낮시간을 여유롭게 즐기고 밤에 집중해서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흥미로운 일이 있을 때 더 빨리 침대에서 벗어나고, 통근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여유시간을 누릴 수 있다. 나는 유연한 업무시간과 함께 일주일 내내 일하는 것이 좋고, 오후 2시에 아무도 없는 영화관에 가는 것을 즐긴다.

나는 통근과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방해물들로 인해 사무실에서 일할 때 참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 이제 나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나누어 처리하고, 여행을 하며 휴식을 취하고,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에 직면했을 때는 그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새로운 도시를 거닌다.

발리의 Livit에서 머물렀던 경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공동주거와 협업 공간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이 곳에서는 하루 세 끼 모든 식사가 제공되며, 나는 내 일에 집중하는 것 이외에 다른 어떤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관련기사 : [발리에서 생긴 일 #3] 햇살과 바람과 새소리와 함께 하는 스타트업 어떠세요?

여행은 내 시야를 넓힌다

나는 나와 매우 다른 경험을 가진 친구들을 전 세계에서 만나고, 그들은 내 아이디어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나는 나를 더 나은 기업가로 만들어 주는, 전지구적인 시각에서 이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이런 멋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많은 도시에 자리한 협업공간들은 디지털 노마드들이 자신의 동료들을 만나는 곳이다. 노마드들은 레딧(Reddit)과 노마드 포럼(Nomad Forum)에서 서로에게 여행과 비즈니스에 관련된 조언을 주고 받는다. 해시태그 노마드(Hashtagnomads)에서는 1600명이 넘는 디지털 노마드들이 활발히 교류하고 있고, 이 커뮤니티는 전세계에 걸쳐 디지털 노마드 밋업을 열고 있다. (역자 주: 디지털 노마드 밋업 서울에 관련해서는 이 링크를 참조)

관련기사:  [디지털 노마드 가이드#1] 노마드를 꿈꾸는 당신에게, 해시태그 노마드&텔레포트

디지털 노마드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노마드로서 일하며 살아가는 것이 이렇게 쉬운 적은 이제껏 없었다. 여행은 집에 머물러 있는 것보다 더 경제적이고, 더 생산적이고, 더 많은 영감을 선사한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디지털 노마드들의 혁명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나는 내가 이 움직임의 한 일부라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언젠가 길 위에서 노마드의 삶을 시작한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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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마이스트리트 (Jay Meistrich), Moo.do 대표이사 및 공동 창업자
개인 블로그: http://mei.st
트위터: http://twitter.com/jmeistrich

원문: How I Built a Startup While Traveling to 20 Countries, Entrepreneur (2015년 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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