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에 드리운 아타리의 그림자
4월 15, 2013

아타리의 최후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초라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최고의 게임 회사로 불리고 있지만, 그 명칭과 실제 그들이 보여줬던 결과는 처참할 뿐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게임에 흥미를 잃게 한 주체가 게임회사였고, 이를 대처하지 못해 닌텐도와 세가에 밀리면서 주도권까지 빼앗긴, 더는 돌아갈 수 없었던 아타리의 그림자가 카카오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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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에 드리운 아타리의 그림자

시작하기 전, 이것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카카오가 아타리와 동일시 된다는 게 아닙니다. 단지, 상황이 아타리의 말로를 보았을 때 상당히 주목할만하다는 겁니다.

카카오 게임의 대박 논쟁이 심각합니다. 굳이 카카오에 입점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카카오에 입점해야 그래도 대박을 할 수 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문제는 소비자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여전히 카카오 게임은 인기가 많지만, 그것이 이후에도 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카카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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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팡을 기점으로 카카오 대박을 노리는 게임은 더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드래곤 플라이트, 다함께 차차차, 활, 윈드러너 등은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의 상위권을 지키고 있습니다. 아타리처럼 질이 떨어지는 게임이 문제 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여전히 질이 높은 게임은 카카오 게임이 아니더라도 상위권을 지키고 있고, 단순히 카카오톡과의 연동이라는 부분이 기능적으로 작용할 뿐입니다. 하지만 쓰레기도 아타리 게임팩으로 만들면 팔린다던 때를 생각해봤을 때 카카오의 문제가 드러납니다.

쓰레기도 팔린다는 건 소비자들이 쓰레기 같은 게임도 구매를 했다는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쓰레기를 진열대에 올려놨더니 너도나도 그것을 사기 위해 달려듭니다. 구매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럼 더 많이 팔기 위해 더 많은 쓰레기를 준비해야 하나요? 아타리는 그렇게 했습니다. 돈에 눈이 멀어 요행을 부린 거죠.

카카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부가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 카카오 게임의 구조를 봅시다. '초대'와 친구에게 주는 '무언가'가 콜라보레이션을 이루고 있습니다. 초대가 요행이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 초대를 무조건 하도록 시스템을 끼워 넣고, 참가한 유저가 높은 순위의 점수를 얻게 하려고 결제를 유도합니다. '유도한다는 걸 알면서 왜 결제해?'라고 묻겠지만, '쓰레기를 왜 구매해?'라고 질문하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부터 결제 시스템을 크게 배치했던 것은 아니지만, 갈수록 심해집니다. 그리고 게임이 업데이트를 거듭하고 신규 컨텐츠가 등장함에 따라 이 결제 범위도 늘어납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느 순간까지 하면 결제가 불가능한 순간이 옵니다. 결제 금액에 무한할 수도 없을뿐더러 게임을 즐기는 친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경쟁할 필요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1,000원을 결제하도록 유도했다면, 점점 5,000원, 10,000원 식으로 높아가는데, 재미를 느끼지 못했거나 결제할 수 없다면 발을 빼는 친구가 생기겠지만, 전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므로 남아있는 그룹은 경쟁하기 위해 가격이 높아져도 결제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더는 그것이 불가능하게 되면 게임을 그만두겠지만, 게임사에 있어선 그게 한계점입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들일 만큼 번 후죠.

한탕주의라면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이 내면에는 소비자들도 껴있습니다. 카카오 게임 중 특히 아케이드 게임이 이런 성향을 자주 보이지만, 가장 크게 성공한 게임들이 아케이드 게임이기도 합니다. 카카오 게임이 돌아가는 구조에 대해서 슬슬 파악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아케이드 게임이 나와도 어떤 식으로 게임사가 운영할지 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비슷비슷했으니까요. 소비자들은 이 반복되는 것에 점점 회의를 느낍니다.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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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리는 팩맨을 700만 장이나 팔아치웠습니다. 버그도 많고 느린 이 게임에 환불을 요청하는 소비자들도 있었지만, 아타리를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쓰레기도 팔린다던 시절인데 쓰레기를 판 것이 뭐가 문제가 될까요? 하지만 이 재미에 빠진 아타리는 이걸 노린 이익을 위해서만 분주해집니다. 사실 팩맨의 초도물량도 그런 이유로 늘렸었던 것이니까요. 이제 이게 팔린다는 것을 알게 된 아타리는 E.T의 초도물량을 500만대로 잡습니다. 5주라는 짧은 기간 안에 등장한 E.T는 완전히 망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아타리의 쓰레기를 구매해선 안된다는 걸 인지했고, 그들이 쓰레기를 구매하는 것을 유도하기만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카카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초기 카카오 게임들의 얼마 되지 않던 결제 금액은 이제는 불어나 1만 원, 10만 원도 요구하고 있으며, 경쟁을 위해 결제해줄 것을 굳게 믿는 마냥 게임 내 현금 사용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강요 범위에 끌어들이기 위해 초대를 남발하게 하니 고객을 모시기 위한 것인지, 돈을 모시기 위한 것인지 헛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런 강요의 범위를 벗어나기 위해 사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지우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이들은 소수입니다. 하지만 국민 메신저라 불리며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스마트폰을 구매했다면 가장 처음 설치해야 한다는 카카오톡을 소비자들이 지우기 시작했다는 것은 대단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카카오 게임이 무엇이었나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에 갇힌 사람들을 대상으로 게임을 연동하도록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카카오톡의 사용도 늘리겠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그 반대로 카카오톡을 지우는 사용자가 있다는 건 마치 팩맨의 환불 소동을 보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아타리는 그 당시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었죠.

이제 소비자들은 알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로 카카오톡이 없어도 지인들과 연락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과 두 번째로 카카오 게임을 통해 억지로 만들어진 관계 형성이 필요가 없고, 돈을 지급할 이유도 없다는 사실 말입니다. 이런 소비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어떨까요?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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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게임 때문에 카카오톡을 삭제하지만, 이는 카카오 전체에 큰 문제를 안깁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연동한 많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카카오톡이 없는 사용자는 이 서비스 모두에 접근이 해제된 것과 마찬가지인 겁니다. 이는 관계망이 가장 큰 무기인 카카오에 위기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많은 소비자가 카카오 게임을 즐기고 있으면서도 게임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불만을 토로하거나 결제 유도나 초대 문제에 회의감을 느끼고, 이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에 있어선 많은 소비자가 이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런 불만이 있다는 사실들을 더 크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아타리는 서드 파티 개발자들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게임이 마구 팔리기 시작하니 온갖 서드 파티 개발자들이 잡다한 게임을 만들었고, 아무렇게나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점점 팔리지 않게 되자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고, 그래도 게임이 안 팔리자 미국의 게임 시장은 완전히 붕괴됩니다. 그 중심에 있었던 게 E.T였고 말이죠.

카카오 게임들도 소비자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시점이 되면 잡다한 게임에 이벤트나 덧붙여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려고 할 겁니다. 아타리 게임팩이야 실물이었지만, 디지털 데이터를 상품으로 내건 카카오 게임들은 더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이게 해소되지 않으면 E.T와 같은 위치에 놓인 카카오의 새로운 서비스들이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해집니다.

카카오 게임이 대박의 열쇠인 것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대박의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것은 유행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들을 대하는 태도가 심각하게 수익을 겨냥하고 있다는 걸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고, 지금은 한두 명이지만 1만, 2만 명이 되었을 때는 어떤 설명을 덧붙이게 될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카카오 게임은 카카오에 있어 핵폭탄입니다. 위기감을 느끼고 소비자들의 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단순히 서드 파티 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가 나설 수 있어야 플랫폼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HoodRabbit
IT 칼럼니스트 후드래빗, IT블로그 '후드래빗의 맥갤러리' 운영, 기술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대중과 교감하길 바라는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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