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조각에 천억의 가치를 담다, 스토리텔링의 마술

투자 발표의 심사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창업가로서 발표하는 자세와 본질적으로 다른 부분들이 많다. 창업자는 본인의 아이템과 이의 사업성이 매우 특별하고, 이의 시장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정보 전달에 집중하지만, 심사의 위치에서는 창업자의 전인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경향이 더 크다. 창업자가 스스로가 얼마나 똑똑하고, 대단한지 증명하려는 화술보다는  애티튜드와 정보, 유머 그리고 진심이 화학 결합하여 만들어 내는 “합목적 전달력”에 더욱 귀 기울이게 된다.

Y combinator라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및 투자 회사를 통해, Drop-box, Air b&b 등의 회사를 길러낸 바 있는 폴그레험은  창업자의 소개와 개발하고자 하는 서비스의 정의, 그리고 수요에 대한 검증( 혹은 가정)이 끝났으면, 빨리 Demo 시연으로 돌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Demo 시연 그 자체가 창업자의 의지와 서비스의 구체적인 내용을 가장 정확히 전달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데모 시연에 있어서도, 스토리 텔링 기법이 중요하다.  창업자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해결 기능을 위한 feature들을 무미건조하게 나열하는 것은, sales man의 그것과 다름 없다.  초기에 당신이 제기했던 서비스에 대한 정의와 수요에 대한 검증들과 연결될 수 있는 factor들을 조합하여,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화법이 중요하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타겟이 되는 수요를 의인화하며, 직관적으로 풀이해 나아가는 방식도 효율적이다. 데모시연의 타이밍에 대해서 폴그레험은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였다.

A demo explains what you’ve made more effectively than any verbal description
▷데모는 어떤 말보다 효과적으로 당신이 만들고자 하는 것을 설명해 준다.

When you demo, don’t run through a catalog of features. Instead start with the problem you’re solving, and then show how your product solves it.
▷데모를 할 때에, 기능들을 나열하지 말아라.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보다는 당신의 제품이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한 초점을 맞추어라.

story

"스토리가 없는 회사는 전략이 없는 회사다"

스토리텔링은  투자자들 앞의 원맨쇼를 위한 도구, 그 이상이다. 실리콘벨리의 가장 크고 명성이 높은 벤처캐피털 중 하나인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en Horowitz)의 공동창업자인 벤 호로위츠는 그의 블로그를 통해 투자를 받으로 온 CEO의 역량 중, 스토리텔링의 능력을 의사결정능력과 함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표현한 바 있다. 벤 호러위츠는 "스토리가 없는 회사는 전략이 없는 회사다"라고 규정하고, 회사의 미션과 비전을 넘어서, Why라는 질문을 통해 왜 이 회사에 합류해야 하는가? 왜 여기서 일하면 재미있을까? 왜 당신의 제품을 사야 하는가? 왜 내가 당신의 회사에 투자해야 하는가? 왜 이 회사가 존재함으로서 세상이 더 나아지는가? 와 같은 질문을 통해, 회사의 내부 고객의 모티베이션을 최상의 레벨로 유지하고, 이를 이끌어 가는 커뮤니케이션 스킬로서의 스토리 텔링의 정체성 역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The CEO must set the context that every employee operates within. This context gives meaning to the specific work that people do, aligns interests, enables decision-making and provides motivation.Well-structured goals and objectives contribute to the context, but they do not provide the whole story. More to the point, goals and objectives are not the story.
▷CEO는 구성원들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동의 아젠더를 세팅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목표와 비전의 단계를 넘어, 구성원들의 관심을 통합하고, 최상의 동기부여를 유지시킬 수 있는 스토리 텔링로 승화하여야 한다.

A company without a story is a usually a company without a strategy.
▷스토리가 없는 회사는 대부분 전략이 없는 회사이다.

 

"Fact tells, but story sells, 공감의 힘"

우리가 근육질의 꽃미남 배우들보다는 송강호, 설경구, 최민식, 김윤석과 같은 배우들에게, 더욱 연민을 느끼고, 스스로를 동일화 시킬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평범한 외모이지만,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범위와 폭이 넓고, 체화된 삶의 Layer가 다양하여,  우리의 삶의 희.노.애.락을 폭넓게 담아내며, 관객들과의 전인적 교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들의 작품 선택의 기준의 공통점은 관객에게 무엇인가 가르치려 하지 않는 점이다. 그들은 관객들이 이미 믿고 있는 것을 이야기함으로써 그들이 똑똑하다고 느끼게 하며, 당신이 틀리지 않았다. 바로 당신이 주인공이다라는 스토리 텔링을 전하며, 관객들을 안심시킨다. 힐링, 바로 공감의 힘인 것이다. '보라빛 소가 온다"라는 저서로 유명한 마케터인 세스 고든은 "위대한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같은 요점의 이야기를 전한바 있다.

Most of all, great stories agree with our world view. The best stories don’t teach people anything new. Instead, the best stories agree with what the audience already believes and makes the members of the audience feel smart and secure when reminded how right they were in the first place.
▷무엇보다도, 위대한 스토리는 우리의 세계관과 일치한다. 최고의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뭔가 새로운 것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최고의 스토리는 청중들이 이미 믿고 있는 것을 이야기함으로써 그들이 똑똑하다고 느끼게 하며, 그들이 처음부터 옳았다는 것을 각인시켜줌으로써 안전하다고 느끼게 한다.

 

2013 비론치에서 필 리빈 CEO가 '100년의 스타트업이 되는 방법'이라는 강연에서 밝혔듯 사람들은 쇼핑을 좋아하지만 하지만 강제로 구매를 했다거나 구매부담을 받는 것을 불쾌해한다. 꾸준히 서비스를 개선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고객과 신뢰를 쌓아가며, 스토리 텔링을 진화시켜 나아가야 한다. "사실을 설명하지 말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11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마케팅 컨설턴트인  다니엘 데비스는 이와 같은 스토리가 가진 마술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The natural condition of your potential buyer is “guard up”, mind closed — afraid of having to think something new… of being taken advantage of… of looking foolish in front of others for making a bad purchase. They’re fighting you all the way. But when you sell with story there is little to resist against. You are not telling people what to think. You are simply showing them what happened in a similar situation to their own, and leaving it up to them to draw their own conclusions.
▷구매자들은 평소에 방어 준비를 하고 마음을 닫은 채로 있다. 그들은 새로운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하거나, 바가지를 쓰거나, 잘못된 구매 결정을 내려 사람들 앞에서 바보가 될까봐 두려워한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당신의 물건을 사지 않겠다고 싸우고 있다. 그러나, 스토리를 전달하면 저항이 훨씬 줄어든다. 당신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생각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단순히 그들이 처한 상황과 비슷한 조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가를 보여준 후, 그들이 직접 결정을 내리도록 만든다.

 

"Be genuine, 당신의 가슴의 이야기를 전하라"

한국의 삐딱한 시선을 가진 3명의 아웃사이더가 2011년 4월, 팟캐스트용 음원파일을 만들기 시작한다. 2시간 스튜디오 대여료 5만원도 내기 빠듯한 현실에서, 대한 민국의 정치현실에 대한 촌철살인의 풍자와 통찰을 담아낸,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 음원시리즈는 회당 600만회 다운로딩을 자랑하며, Global 정치분야 1위에 올라서며, Off-line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해 나아가며,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 내었다.  어쩌면 골방에서 나눌 수 있는 그저 그런 정치 이야기가 ‘ 팟캐스트의 음원파일로서 확보한 콘텐츠 파워의 기반에는,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와 시사인의 주진우기자, 정봉주 (전)의원, 김용민 (전)교수가 쌓아 왔던 지난 10년의 내공과 전혀 다른 메세지 유통 채널의 구축이 가능한 물적 토대의 출현을 감지해 낸 통찰에 있을 것이다.

2012년 12월 19일, 이들의 마지막 방송은 2일만에 1000만 다운로딩을 기록하며, 대망의 막을 내렸다. 그들의 눈물과 함께, 진심을 나누며, '정치'라는 화두를 자연스런 생활로 받아들였던 많은 분들이 계실 것이다. 그들의 삶과 가치관, 그리고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는 같은 곳을 향했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

자, 이제 당신의 차례이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빛을 갖고 태어난다. 우리가 생을 살아가는 이유는 스스로 그 빛을 발산하기 위해 그리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다."라는 리처드 브랜슨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아도 당신의 이야기는 어쨌건 위대하다. 그러니 당장, 투자자가 관심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상심하지 말자. 차라리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진심으로 아끼고, 향 후 어떠한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Start-up의 초심으로 하루, 하루 삶을  즐길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는 것이 훨씬 현명한 접근이다. 그렇게 당신만의 스토리를 차곡, 차곡 쌓아가자. 당신의 스토리 텔링은 투자자에게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행동이니.

 

If you don’t believe your startup has such promise that you’d be doing them a favor by letting them invest,
why are you investing your time in it?

 

(본 기사 작성을 위해 인용된 "스토리 텔링에  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링크"를 첨부합니다.)

이 한종
이한종은 연쇄 창업자로, KBEAT의 공동창업자이자 CXO. 스타트업을 위한 초기투자 심사역 및 엑셀러레이터로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 및 뉴미디어 플랫폼 영역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연세대학교, SKP,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의 멘토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6년 런던 영화학교를 졸업했고, 2011년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walterlee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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