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손태장(손정의 회장 친동생) 인터뷰(2/2) – 내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단독]손태장(손정의 회장 친동생) 인터뷰(1/2) - 겅호 온라인과 모비다

 

이: 회장님께서는 시리얼 앙터프러너(Serial Entrepreneur)이신데요, 회장님의 말씀을 듣다보면 MOVIDA회장님께 사업이라기보다는 오히려 Noble Vision 처럼 들립니다.

손: 지난 16 년간 벤처기업들을 창업하고 경영하면서 많은 도전을 겪었습니다. 그들 회사 중에서 몇은 성공했지만, 훨씬 많은 수는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얻었습니다. 저는 이제 마흔 살이 되었는데, 지난 해에 문득 든 생각이 “지금으로부터 20 년 후, 그러니까 예순이 될 때 까지가 내 전성기이다. 가장 빨리 뛸 수 있는 시기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20 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면 그 20 년 간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매우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 창업을 하겠지만, 그리고 한 편으로 그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뭔가 더 높은 차원의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계속 생각을 했지요. “그렇다면 더 높은 차원의 일이란 뭘까?”

그 질문은 결국 “내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으로 바뀌었습니다.

선배기업가로서, 그리고 여러 투자 경험이 있는 벤처캐피털리스트이자 서포터로서, 그리고 비즈니스맨으로서 제가 후배 기업가들에게 제 경험을 전달해 줄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도 제 형이나,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와 같은 선배 기업가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으니까 말입니다. 제가 경험을 통해 배운 것들을 후배 기업가들과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것이 제게 주어진 소명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실리콘밸리를 방문할 때마다 저는 매년 Google, YouTube, Facebook, Twitter 를 비롯한 많은 새로운 영웅들이 나타나 세상을 바꾸는 것을 목격합니다. 저는 항상 “왜 실리콘밸리에서만 이런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는가?”가 궁금했습니다. 곧 저는 그것이 실리콘밸리에 형성되어 있는 생태계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생태계 안에는 기업가들뿐이 아니라, 벤처캐퍼털리스트라든지 미디어, 투자은행, 보안업체, 대학 등과 같은 수많은 주체들이 속해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주체들이 엄청나게 많은 자원을 제공하고 공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들이 서로와 연결될 수 있는 새로운 이벤트들이 매일같이 벌어집니다. 이것이 전세계의 훌륭한 인재들이 실리콘밸리로 모여들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들이 다시 서로와 네트워크를 맺는 과정에서 새로운 캐미스트리가 생가게 되지요. 그러한 생태계가 벤처기업들의 성장을 유지시킵니다.

반면 아시아를 보면, 인구수도 엄청나고, 엄청난 자금도 있지요. 그리고 시장 규모도 엄청나게 큽니다만, 그러한 생태계가 없지요. 그래서 수많은 아시아인들이 실리콘밸리로 갑니다. 그리고는 성공해서 자국으로 돌아갑니다만, 우리에게도 그러한 생태계만 있다면, 저는 굳이 실리콘밸리로 갈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태계만 있다면, 우리도 우리 스스로의 성공을 일구어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제 소명은 분명했습니다. “그러한 생태계를 아시아에 만들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가진 노하우와 훌륭한 사람들과의 네트워크, 그리고 돈도 “조금(필자 주: 손태장회장의 자산은 겅호온라인의 성공 등으로 말미암아 지난 5 월 이후 3.3조 원을 넘어섰다)”은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에게는 그러한 비전에 공감하는 훌륭한 동료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결심한 것입니다. “앞으로 나의 20 년을 그러한 생태계를 만드는데 바치겠다”라고 말입니다.

 

이: “인생의 목적”이군요.

손: 인생의 목적이랄까, “뚯(志, こころざし)”을 세운 것입니다.

 

: 회장님은 많은 경험을 해오셨고, 안에는 수많은 성공과 실패가 있었을 것입니다. 최악의 실패는 무엇이었나요?

손: 최악의 실패라 하면… 사실 그 때 생각을 하면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라 말할 때마다 정말 괴롭습니다. 저는 친구들과 함께 대학생이던 23 세에 첫 창업을 하였는데, 그 때 마침 닷컴버블(Dot.com Bubble)이 터졌습니다. 1997 년에서 2000 년경이었습니다. 당시 생각을 하면 저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열정뿐이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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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창업 당시의 손태장 회장( 가운데) 공동창업자들>>

 

첫 3 년 간, 우리 회사는 정말 빨리 성장했습니다. 우리 여섯 명이 시작한 회사가 창업 3 년 후에는 100 명이 넘는 직원을 갖게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닷컴버블이 터졌습니다. 우리 회사는 System Integration 회사였는데요, 닷컴버블이 터지자마자 우리 고객사들 전부가 사라져버렸습니다. 도산해 버린 것이지요. 순식간이었습니다.

우리 회사에는 100 명의 직원이 있었고 월급을 지급해야 하는데, 고객사가 사라져버렸으니 캐쉬플로우가 말할 수 없는 지경으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닷컴버블이 갑자기 터져 버렸으니,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러한 상황을 맞을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회사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정말 모든 노력을 다 했습니다만, 100 명이라는 직원을 모두 지킬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오늘날의 경험을 가지고 당시로 타임머신 같은 것을 타고 돌아갈 수 있다면, 아마도 당시 상황을 견뎌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는 어떤 지식도, 경험도 없었던 터라… 밤에 잠도 잘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공동창업자들은 저와 정말 가까운 사이었고, 서로를 매우 존중하고 있었습니다만, 동시에 모두 성숙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당시 어려운 시기에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크게 다투었고 때로는 주먹다짐까지 가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많은 다툼 끝에 우리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감원(lay-off)을 단행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정말 슬픈 일이었습니다. 직원 한 명을 보낼 때마다 그야말로 손가락 하나가 떨어져 나가는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회사의 2/3을 내보내야 했습니다.

 

: 경험을 통해서 배우신 것은 무엇인가요?

손: 회사를 유지하는데에는 안정적인 캐쉬플로우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배웠습니다. 리스크매니지먼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지요. 당시에는 그게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면 저는 그 프로젝트에 무모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었으니까요. 로지스틱스 사이드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단지 고객사에게만 집중하였던 시기였고, 결국에는 여러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리스크를 계산해 보았어야만 했었는데 말이죠.

 

: 타이밍 역시 문제였지요. 현재 아시아 경제를 잠시 살펴보면, 위기 상황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상당히 모멘텀이 침체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만약 회장님께서 당시 경험을 회상해 보신다면, 후배 기업가들이나 정부들에게 어떠한 말씀을 주시고 싶으신가요?

손: 환경이라는 것은 언제나 변하기 마련입니다. 제가 첫 창업을 했을 때와 오늘은 완전히 다른 환경입니다.예를 들어, 제가 첫 창업을 했을 당시에는 E-commerce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매우 비싼 서버를 구매하고 시스템 개발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습니다. 1996 년 쯤에는 아마도 최소한 200 Man/Month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40 명을 5 개월 동안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필요했다는 뜻이지요. 100 명이라면 2 개월을 운용할 수 있는 자금규모입니다. 1 Man/Month가 약 80만 엔 정도 되니까 엄청난 돈이지요. 그러나 오늘날에는 기본적으로 거의 돈을 들이지 않고 비슷한 사이트를 만들 수 있죠. 무료 쇼핑 엔진과 같은 솔루션들이 엄청나게 많으니까요. 그리고 수익이 발생하면 수익공유를 하면 됩니다. Amazon의 클라우드 등을 사용할 수도 있구요. 당시에는 또 광고를 위해서 비싼 배너를 구입해야 했습니다만, 오늘날에는 소셜 미디어의 바이럴(Vira)을 통해 무료로 얼마든지 광고가 가능합니다. Google Play 등을 이용하면 모바일 서비스의 글로벌 배포도 무료이지요.

무엇인가를 시작하는데 걸림돌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소한 IT 산업에서는 거의 리스크가 없는 것이지요. 저는 후배 기업가들에게 “그냥 한 번 시작해 보지 그래요”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밴드를 만드는 것과 같잖아요? 좋은 기타리스트, 드러머, 보컬 재목들을 찾을 수만 있다면 서로 모여 연주를 하면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후 만약 좋은 음악이 나오지 않으면 그만두면 되지요. 스타트업 역시, 좋은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그리고 마케터를 찾을 수만 있다면 그냥 시작해 보면 됩니다. 정보혁명의 진정한 과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5 년 전 첫 창업 당시를 생각해보면, 우리는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야 했고, 비즈니스 플랜에 엄청난 공을 들였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수소문을 하면서 좋은 파트너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이런 요소들에 대해 최고 중의 최고가 준비되었을 때에만 창업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었지만요. 정말 당시에는 창업이라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경제가 어떻든 저는 요즘이 인류 역사상 가장 창조적으로 무엇인가를 시작해 볼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그러니까 일단 시작해 보면 어떤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서 모멘텀을 유지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저에게는 오히려 그런 Zero-risk 상황이 교육의 중요성을 더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창업이 쉬운 반면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에는 결국 실패하게 될테니까요.

손: 물론입니다. “니가 만드는 애플리케이션이 진짜로 훌륭하니? 진짜로 편리하니? 누가 사용하게 될까? 그들을 위해서 진짜 훌륭한 가치를 만들어줄 수 있니?”와 같은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고 준비를 시켜야 합니다. MOVIDA School (MOVIDA Japan이 운영하는 창업교육프로그램)의 역할이 바로 그것입니다. Acceleration 중인 스타트업들에게 끊임없이 이러한 질문을 던지지요. “이것이 정말 최고의 애플리케이션이니?”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기업가들이 계속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점점 나은 서비스를 만들게 하는 것입니다.

 

: 그런 질문을 통해 결국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할 있게 되겠군요.

손: 그렇습니다.

 

: 마지막 질문을 드릴께요. 회장님께서는 이미 유명한 시리얼 앙터프러너(Serial Entrepreneur)이시면서, 동시에 유명한 기업가를 (손정의 회장)으로 두고 계시기도 하지 않습니까? 만약 회장님과 손정희 회장님의 경험을 하나도 묶어 조언을 해주실 있다면 아마 최고의 조언이 같은데, 가지만 그렇게 조언해 주실 있으시다면 무엇이 될까요?

손: 다섯 가지를 드리면 안되나요? 제가 드릴 조언은 저와, 제 형과, 제 아버지의 경험을 모두 모은 것입니다. 손 가문의 조언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비전과 공동창업자입니다.

비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비전은 사진이나 비디오처럼 생생히 볼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런 세상을, 이런 프로덕트나 서비스를 통해 실현해 보이겠다.” “이런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을 위해 이러한 것을 만들겠다.” “이런 문제를 겪는 사람들을 위해 이런 프로덕트를, 이런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면 그 사람들은 정말 행복할 것이다.” 등과 같은 스토리가 비전입니다. 그러나 말만으로는 너무 모호합니다.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에는 당연히 돈도, 파트너도, 자원도, 경험도, 지식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누군가를 위해 이런 생생한 비전을 세우고 실현시켜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 비전에 공감하는 누군가가 분명 도움을 주기 위해 나타납니다. 이런 비전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공동창업자는 단지 친구나 파트너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99%의 스타트업은 실패합니다. 만약 혼자 창업을 하고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아마도 지쳐 그만두게 될 것입니다. 공동창업자는 서로의 인생을 완전히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좋은 일뿐 아니라 나쁜 일까지 말입니다. 그렇게 좋은 일은 서로 배가시키고 힘든 일은 서로 나누면서 여러 도전들을 함께 극복해 나아가야 합니다. 저는 항상 “만약 두 명의 훌륭한 공동창업자를 찾을 수만 있다면, 비즈니스에서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반드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세 번째는, KPI를 분명히 정하는 것입니다. 넷 째는, 프로토타입을 빨리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멘토 등에 의지하지 말고 자신의 길은 자신이 찾으라는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가 제가 살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입니다.

 

: 매우 바쁘실 텐데 시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조만간 한국의 기업가들을 위해서 말씀 나눌 있는 기회를 기대해겠습니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은 30 분이었으나, 손태장 회장은 다음 약속까지 미루어 가면서 약 50 분에 걸쳐 정말 열심히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통해 필자는 손 회장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뜻(志)에 얼마나 진지한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훌륭한 뜻을 가진 사람들과의 시간은 언제나 행복하다. 자신의 성공을 아시아에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으로 이어가고자 하는 그의 뜻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또한 우리나라의 기업가들과 스타트업이 그가 꿈꾸는 아시아 생태계에서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는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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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se Lee is a Co-founder and a Special Partner at ELEVEN:ZULU CAPITAL, a Los-Angeles-based venture capital firm, which invests in early stage companies. Prior to his career as an investor, Lee was a management/strategy consultant at a firm he founded and led multiple cross-border projects in the industries such as ICT, Service, Automotive and FMCG. He is also a visiting professor of business strategy and entrepreneurship at Yonsei University and Yonsei School of Business MBA in Seoul, Korea, and an advisor to a number of Korean Government agencies and startups.이은세는 미국 Los Angeles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VC인 ELEVEN:ZULU CAPITAL의 공동창업자이자 Special Partner이다. 이전에는 자신이 창업한 경영/전략 컨설팅펌인 EICG에서 경영 및 전략 컨설턴트로 자동차, 교육, 소비재, 서비스, IT/ICT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성공적인 프로젝트들을 지휘하였다. 실제 비즈니스 경험에 바탕을 둔 강연자로 선별된 자리에서 자신의 전략프레임워크인 The Fan-oriented Strategy에 대한 내용을 대중들과 공유하고 있고, 지난해까지 연세대학교 및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MBA에서 기업가적 시각 위에서의 전략 수립에 관한 내용을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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