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컴비네이터 파트너, Kevin Hale의 핵심 전략

건축가에게는 콘크리트, 화가에게는 그림과 같이 ‘해커에게 있어서 컴퓨터’는 자기를 표현하기 위한 매체이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열과 성을 다해 세부 묘사를 했듯이 ‘위대한 해커’는 아름다움을 향해서 뜨겁게 타올라야 한다고 와이컴비네이터 Y Combinator폴 그레함 Paul Graham이 말했다. 이는 코딩 스킬 보다는 영감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감정이입’(영감)이야말로 ‘그냥 좋은 해커’와 ‘위대한 해커’를 구분하며, 자기중심적으로 혼자서 플레이하는 해커는 위대한 소프트웨어를 디자인하기 어렵다고 폴의 저서 “해커와 화가 Hackers & Painters”를 통해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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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그레함은 이와 같은 가치에 기초하여 최고의 창업사관학교, 와이컴비네이터를 설립하였다. 와이컴비네이터를 졸업 한 560여 개 기업의 평균 가치는 4,500만 달러에 달하며 현재까지 투자 유치액은 48억 달러로 이 기업들의 1년 수익은 약 1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기업 평균 성장률은 1주에 5~7%에 달하며 이는 하루 평균 1%씩의 성장을 의미한다. 게다가 투자 회수율을 무려 29,000%이다!

올해 4월 와이컴비네이터의 파트너로 영입된 우푸Wufoo 창업자 케빈 헤일 Kevin Hale의 스토리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현재 와이컴비네이터는 폴 그래함 회장과 10여 명의 파트너로 운영되고 있다. 와이컴비네이터가 졸업시킨 546개 회사 중에 파트너로 영입된 경우는 케빈이 3번째이다. 케빈 헤일은 와이컴비네이터 지원을 받아 창업에 성공하고 엑시트(Exit)한 뒤 모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수치를 보니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한국형 액셀러레이터, 또는 인큐베이터들의 움직임이 여러모로 우려된다. 새 정부의 ‘창조경제’의 아젠다에 편승하여,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깊은 관심이나 고민은 미룬 채, 무상으로 사무실을 빌려주고, 적당한 프로그램을 엮어 VC에게 소개해주기만 하면 와이컴비네이터처럼 성장할 수 있겠다는 단순한 접근 때문이다. 와이컴비네이터처럼 성장하려면 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의 MVP((Minimum Viable Product)의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또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기민하게 반응해야 하고, 중심이 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해 스타트업의 자원을 재분배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7월 16일 KOTRA가 한국 스타트업 해외 자금조달과 판로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개최한 `나는 글로벌 벤처다` 행사 심사위원 자격으로 케빈 헤일이 한국을 방문했다. 국내 다른 언론에서 밝히지 않았던 그의 창업 스토리와 와이컴비네이터의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비석세스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밝힌다.

 

kevin hale, director at Y-Combinator

kevin hale, director at Y-Combinator

역발상의 시작

케빈 헤일은 인문학을 전공으로 선생님을 꿈꾸며 평범한 대학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대학생으로 일반 회사의 인턴십을 하며 여느 또래들과 다름없는 학창시절을 보내던 중 오스틴에서 개최되는 미디어산업 콘퍼런스이며, 엔터테인먼트 산업 축제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outhbysouthwest(SXSW)'를 통해 스타트업이라는 세계를 만났다. 그리고 그 경험을 계기로 기업가 정신, 디자인, 프로그래밍에 관련한 지식과 기사들을 모아 지식데이터 웹서비스인 스타트업 “파티클 트리Particletree”를 시작했다.

케빈의 스타트업은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층을 먼저 확보한 후에 제품을 개발하는 방법으로 2년 동안, 35,000여 명의 고객을 만들었다. 이는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에게 판매하는 일반적인 사고와 다르게 공통 관심사를 가진 집단을 모으고 이들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는 창의적인 접근이었다. 스타트업이 가정한 수요 대부분은 틀리기 마련이지만 서비스를 소진할 수요 집단을 90% 이상 이미 만들어 놓고 시작한다면 ‘역발상’이 된다.

지극히 평범한 20대 대학생에서 시작하여, 최고의 스타트업 사관학교 와이컴비네이터의 인큐베이팅을 통해 5년만에 3,500만 달러의 성공적인 엑시트(Exit)과 파트너가 되기까지 케빈의 인생 자체가 역발상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와이컴비네이터의 핵심 속으로

2005년, 축적된 콘텐츠를 PDF 파일로 전환하여 판매하는 수익모델을 가진 지식데이터 웹서비스, 파티클 트리의 초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케빈 헤일은 실리콘밸리 최고의 창업 인큐베이터 와이컴비네이터 폴 그래함 회장과 파트너들 앞에 섰다. 두 가지 아이디어를 준비하였는데 그중 하나는 전자상거래(E-Commerce) 분야로 진부하다는 이유로 내용을 말하기도 전에 폐기되었고, 나머지 하나는 웹 기반의 공무 문서 양식을 만드는 서비스였다. 그때 폴 그래함 회장은 “이 서비스가 어떤 식으로 도움을 주느냐”고 물었고 케빈은 그래함 회장의 질문을 마음속에 두고 와이컴비네이터에 입소한지 꼭 3개월 만에 다양한 인터페이스와 데이터를 취합해 웹 기반 온라인 양식 개발 프로그램, 폼 빌더Form Builder (양식작성)기술을 개발했다. 당시 온라인 거래로 증가로 폼 빌더 기술은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데이터베이스와 스크립트 등을 시장조사에 맞춰 손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자동화 툴을 제공하는 우푸 서비스이다. 처음에 케빈 헤일은 폴 그래함의 멘토링과 방향성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3개월 동안 제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구성원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기존의 폼 빌더가 가지지 못한 재미와 멋을 브랜드 요소에 포함해가며 새로운 확신을 찾아갔다고 한다. 이런 과정들 덕분에 우푸는 런칭 후 9개월 만에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고, 지난 2011년 서베이몽키SurveyMonkey(세계 최대 무료 온라인 설문조사 서비스)에 3,500만 달러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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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에 집중하는 전략

실리콘밸리 와이컴비네이터에서 데모데이 이후, 케빈은 다시 플로리다로 돌아와 제품 개발에 전념한다. 함께 할 식구들이 10명으로 늘어났고, 사무실 유지와 같은 부가적인 사항들을 위한 예산이 없었을 뿐 아니라 제품 개발에만 집중하기 위하여, 그들은 각자의 집으로 흩어져 5년 동안 온라인으로 회사를 운영하게 된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오프라인에서 만나 진행사항을 공유하고 사업을 이어나갔다. 케빈은 와이컴비네이터에서 핵심에만 전념하는 전략을 배웠고 이를 실제로 적용해 사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제품 개발에만 신경 쓸 수 있었다. 

케빈 헤일은 "스타트업은 이런저런 겉치레에 신경을 써도 안되고, 쓸 여력도 없습니다. 언제나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것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에 온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라며 핵심에 온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강조한다. 케빈의 이와 같은 접근을 폴 그래함 역시 좋아하였고 이것은 훗날 케빈을 와이컴비네이터의 파트너로 영입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한국의 스타트업, 핵심에 대한 집중력 필요

최근 미국, 중국 등 3개 스타트업에 엔젤투자를 한 케빈은, “한국 기업은 아이디어와 기술 면에서 매우 뛰어나다. 경험이 있는 멘토들의 조언과 충고를 받는다면 외국 시장에서도 성공할 것이다.”라며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스타트업들의 피칭은 핵심에 대한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대부분 피칭이 서툰 사람들은 장황하게 말들을 늘어놓기 마련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인데 결국엔 핵심이 없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이는 대부분 투자자들은 매우 싫어한다. 더욱이 투자 발표에는 10~15분 정도의 시간제한이 있는데, 주어진 시간 동안, 핵심에 집중한 스토리텔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명쾌해야 한다. 발표는 팀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개발하고자 하는 서비스의 정의로 시작하여, 이에 기반을 둔 수요의 검증 단계로 직접 뛰어들어야 한다”고 케빈은 조언했다.

 

부자가 되는 방법으로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한 와이컴비네이터의 폴 그레함은, 스타트업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은 그 것이 운이 아니라 10~20여 년의 노동에 해당하는 부를 1~2년 만에 창출한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단기간에 엄청난 에너지를 “핵심”에만 쏟아 부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마르크스가 주장한 '기업가들은 노동자의 부를 착취하여, 부자가 된다.'라는 관점에서 볼 때 핵심에 집중한 스타트업이야말로 자신의 노동을 고스란히 부로 보존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와이컴비네이터와 같은 위대한 인큐베이터는 스타트업의 열정과 에너지가 잘못된 방향으로 낭비되지 않게 하고 더욱 핵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올바른 방향성과 철학을 제시해 준다는 것을 케빈 헤일의 핵심 전략을 통해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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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욱 대표, Kevin Hale 이사, 양주동 대표, 이한종 이사

 

edited by beSUCCESS 전진주 기자ㅣ jeonjinju@besuccess.com 

이 한종
이한종은 연쇄 창업자로, KBEAT의 공동창업자이자 CXO. 스타트업을 위한 초기투자 심사역 및 엑셀러레이터로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 및 뉴미디어 플랫폼 영역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연세대학교, SKP,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의 멘토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6년 런던 영화학교를 졸업했고, 2011년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walterlee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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