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비즈니스, 허락보다는 용서를 구해라

허락보다는 용서를 구해라

 

영어에는 이런 말이 있다 "Ask forgiveness, not permission"
이 말을 직역하면 "허락보다는 용서를 구해라"가 되는데, 스타트업에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새로운 일을 벌일 때 - 특히, 벤처기업이라면 과거 전례가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것일 가능성이 높다 - 시작하기 전에 이런저런 고민하기보다는 일단 시작해 놓고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 해결하라는 의미다.(해결책은 항상 존재한다는 의미 내포)

얼마 전에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한 젊은 창업가를 만났다(프라이버시와 서비스의 비밀유지를 위해서 신상 비공개).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과연 법적으로 이게 가능한지 확실치 않았고, 자문할 수 있는 변호사 비용이 없어서 베타사이트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변호사 비용을 구하기 위해서 투자유치를 하고 있었는데 아직 서비스를 시작도 하지 못했고, 투자자들에게 보여줄 그 어떠한 수치와 시장의 피드백도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일단 서비스를 론칭하라고 했다. 그 이후에 만약에 법적 문제가 생기면 그때 용서를 구하라고 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젊은 친구는 평생 시작을 못 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먼저 시장의 허락을 구한다면 - 내가 장담하건대 - 절대로 허락받지 못한다. 사람과 시장의 심리가 전례 없는 것들은 일단 무조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 10명한테 똑같은 거에 대해 상의하면 각각 다른 말을 할 것이다. 어떤 전문가는 괜찮다고 할 것이고, 어떤 전문가는 이런저런 문제 때문에 안 되니까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할 것이다. 새로워서 아무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인이 기존 시장에 없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예상되는 모든 문제를 예측하고, 그 문제들에 대해 100% 허락을 받고 시작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절대로 시작하지 못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답은 - 그리고 본인이 정말로 이걸 할 의지가 있다면 - 그냥 하는 거다. 누구의 허락을 받고 시작하는게 아니라 일단 시작하고 혹시 잘못되면 그때 가서 용서를 빌면 된다. 실제 우리 주위에는 이런 스타트업들이 굉장히 많고 대표적인 사례들이 Uber(이하 우버), Airbnb(이하 에어비앤비)와 Aereo(이하 에리오)다.

우버는 지금 한국에서 또한 법적 문제가 있는 걸로 안다. 과거에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의 대중교통 수단이기에 - 실제로 우버는 교통수단이 아니라 택시 운전사와 승객을 연결한는 마켓플레이스지만 - 과연 이게 합법이니 불법이니 말이 많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법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어쨌든 비즈니스는 잘 운영되고 돈도 잘 벌고 있다. 법적 문제와 교통 당국과 계속 충돌이 있을 때마다 협상을 잘 해왔다. 어떤 경우에는 로비스트를 활용하여 서비스 확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에어비앤비도 마찬가지이다. 회사가 잘 되고 규모가 커지니 뉴욕 숙박업소들이 이를 불법 비즈니스라고 소송까지 걸었다. 아마도 잘 합의가 될 것이다(돈이 많으니 돈으로 합의할 것이다). 에어비앤비 고객이 수만명인데 만약 서비스를 닫으면 시장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우버도 마찬가지이다.
에어로에 대해서는 내가 과거에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Disrupt to Create
-The Disruptors
이 회사 또한 지금 방송사들과 법적공방이 치열하지만 현재까지 잘 이기고 있다. 패소해도 분명 합의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다.

만약 우버, 에어비앤비, 에어로가 시장과 당국의 허락을 받은 후에 비즈니스를 론칭하려고 했다면 절대로 창업하지 못했다. 법적 문제로 비즈니스 상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에 대부분(이 분야에 대해서 좀 안다는 사람들) 반대했을 테니. 하지만, 이들은 일단 시작했고 문제가 발생하면 시장의 용서를 구하면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음악 산업에서도 이런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내가 뮤직쉐이크를 하면서 여러 번 대형 음반사와 만날 기회를 가졌고 음반사 법무팀과 자주 일을 같이 했다. 그 중 변호사 한 분이 하루는 나에게 굉장히 긴 명단을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수천 개의 이름이 있었다. 무엇인지 물어보니, "우리 회사 음악을 불법으로 사용하는 서비스 목록이야. 너무 많아서 다 고소하는 건 비효율적이지만, 이 중 하나가 엄청나게 커지거나 유명해지면 그때 소송을 걸려고."라고 답했다. 소송 시 결과에 관해 물어보니, "냅스터처럼 회사 문을 아예 닫게 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고, 그냥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시장의 허락 없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서비스가 커지지 않는 이상 그냥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면 된다. 만약 대박이 터지면 그때 용서를 구하면 된다. 생각해보면 이건 굳이 벤처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생에도 적용된다.(그렇다고 범법행위를 한 후에 용서를 구하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배 기홍
배기홍 대표는 한국과 미국의 네트워크와 경험을 기반으로 초기 벤처 기업들을 발굴, 조언 및 투자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스트롱 벤처스의 공동대표이다. 또한, 창업가 커뮤니티의 베스트셀러 도서 ‘스타트업 바이블’과 ‘스타트업 바이블2’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어린 시절을 스페인에서 보냈으며 한국어, 영어 및 서반아어를 구사한다. 언젠가는 하와이에서 은퇴 후 서핑을 하거나, 프로 테니스 선수로 전향하려는 꿈을 20년째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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