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꿈이 뭐에요, 바이더피플(BythePeople) : 이스라엘 그녀의 Startup Interview
5월 19, 2014

올해 41세인 정 씨는 한 조선소 하청업체에 다니다 정리해고를 당했다. 가족에게 해고당한 사실을 숨기며 딸의 학비 걱정을 하던 그는 폐가에서 추위를 피하다 연기에 질식한 채 발견되었다. 작년 연말에 발생한 이 사건은 많은 주변이 들을 안타깝게 했다. 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4, 50세에 접어들면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게 마련이다. 능력 있는 젊은 사원들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자신에게는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바이더피플(By the People, http://www.bythepeople.co.il/)은 해고를 당하거나 실직 상태인 중장년층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회사이다. 그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바탕으로 멘토링을 해주며, 창업보육을 통해 그 사업이 수익을 낼 때까지 지켜준다. 현재까지 250명의 중장년층 창업가들이 바이더피플을 통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바이더피플은 2009년에 오렌 글랜즈(Oren Glanz) 가 설립했다.

바이더피플의 창업가 오렌 글랜즈(맨 왼쪽)과 직원들

바이더피플의 창업가 오렌 글랜즈(맨 왼쪽)과 직원들

바이더피플의 오렌 글랜즈 씨와의 인터뷰를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큐어의 창업가인 모셰 엘바즈, 우리 그린즈버그 씨를 인터뷰(기사 바로 가기) 하고 나서, 두 창업가와 함께 더 이야기를 나누며 인터뷰에서는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 씨는 전직 소아청소년과 의사였다. 어떻게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느냐고 묻자 그는 이 모든 아이디어의 시작은 실은 오렌 글랜즈 씨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큐어(Qure)와의 인터뷰를 기다리며 앉아있었던 로비

큐어(Qure)와의 인터뷰를 기다리며 앉아있었던 로비

바이더피플의 CEO인 오렌 글랜즈씨가 두 사람의 배경을 알고 큐어를 시작해보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어 바이더피플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나는 오렌 글랜즈씨를 무척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셰 씨는 내 인터뷰 요청을 오렌 씨에게 전달해주었고, 나는 오렌 씨의 사무실에 들어섰다.

놀랍게도 오렌 씨는 내게도 이미 익숙한 얼굴이었다. 한국의 10개 스타트업이 한 달간 이스라엘에서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스타트업 캠프에서 힐링페이퍼의 멘토셨기 때문이다. 오렌 씨는 여전히 인자한 미소와 함께 휠체어에 앉아 계셨다. 렌 씨는 이스라엘에서 잘 알려진 IT업계의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연쇄 창업가였다. 그가 창업한 8개의 스타트업 중에는 MTS 텔레콤에 인수된 텔레놀리지 그룹 (TeleKnowledge group), 커넥티바 시스템즈에 인수된 올리스타 (Olista Corp)이 있다. 현재는 바이더피플(By The People Ltd)과 큐어(Qure.md)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Why

Q. 왜 바이더피플을 만들었나요?

실업률이 급증하는 가운데 전문직을 가진 사람들도 직장에서 오래 일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이 가운데 저는 창업가 정신으로 무장하는 것이 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바이더피플이라는 이름은 미국의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이라고 말한 것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 회사는 말 그대로 사람들에 의해 존속하고 있거든요.

How

Q. 바이더피플은 어떻게 존속할 수 있나요?

바이더피플의 창업가들이 첫해 수익의 몇 %를 저희에게 기부합니다. 그리고 이 돈으로 다시 새로운 창업가들을 돕고, 이런 식으로 저절로 회사가 돌아갑니다. 선순환을 이루는 사회적 사업이죠.

Q. 창업가들을 어떤 식으로 도와주는 지가 궁금해요. 

창업보육 프로그램은 3개월 과정이에요. 지원자들에 대해 먼저 알아가고, 그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봅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이 지원자에게 적합할 미래의 직업을 찾아보고, 그들의 성격에 무엇이 맞을지 봅니다. 본격적인 사업 구상단계에 이르면 이것이 좋은 아이디어인지 보고, 시장이 있다고 판단되면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죠.

Q. 정부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 부분은 없나요?

정부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지원정책이 있으니까 휠체어 시설 같은 부분에서 지원을 해주지만 바이더피플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관계가 없습니다.

What 

Q. 바이더피플에 들어오기 위해 창업가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정말 창업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결정입니다. 그 안에 큰 비용이 소요될 텐데 정말 창업을 하고 싶은가 스스로 질문해야지요. 그 대답이 '좋다.' 라면 와도 됩니다.

Q. 바이더피플을 통해 이룬 성과는 무엇이 있나요?

큐어 외에도 재미있는 스타트업이 많이 나왔습니다.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스타트업, 모바일 헤드셋을 만드는 스타트업, 인터넷 스타트업 등 다양합니다. 영리기업이든 비영리 기업이든 저희는 사업 형태에 제한을 두지 않았음에도 많은 창업가가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장애인들을 위하는 서비스 쪽으로 아이디어를 내더라고요. 우리 회사 내에는 이에 대해 QA(품질 보증)를 하기도 하고, 회사 내의 프리랜서들을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사업을 구축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Q. 비전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IT분야의 스타트업에 집중되어 있는데 다른 분야에도 진입하려고 합니다. 또 이스라엘 바깥에도, 특히 유럽에도 바이더피플을 만들려고 합니다.

Q. 한국 스타트업 10개가 참여한 요즈마 라하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서 힐링페이퍼의 멘토셨잖아요. 그때 힐링페이퍼에 큐어(Qure)를 소개해주신 것이 오렌 씨였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창업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업가정신이 없으면 문제에 직면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창업가들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힐링페이퍼의 경우 만성질환자가 보호자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서 자신도 얼른 회복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해주고, 큐어는 환자, 의사 간 의사소통의 다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동반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국과 이스라엘 상호 간에 사업에 다리가 이어질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지요.

Q. 오렌 씨는 연쇄 창업가시잖아요. 창업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모두들 실패, 실수를 두려워합니다. 제 생각에는 실패란 없습니다. 충분히 시도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어요. 만약 잘 안되고, 실패했다면 그 탈출구는 오로지 실패에서 배우고 다시 시도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어요. 결국, 실패를 계속하는 사람이 “그러게 내가 뭐랬어. 될 리 없잖아.”라고 팔짱 끼고 그저 지켜보는 사람들의 위에 앉게 될 것입니다. 창업가들이 바로 미래를 바꿀 동력입니다.

이스라엘의 놀라운 점은 땅 위, 스타트업의 수와 대량의 인수 사례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땅 아래에 수많은 개미가 협동해나가며 여왕개미가 아니라 자신들 스스로 선순환의 생태계를 구축해나간다는 것에 있다. 이스라엘의 창업가들은 자신이 성공하고 난 뒤에 꼭 그 후세대를 생각한다. 정부의 지원 없이도 자생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은 비단 바이더피플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이민자들을 위한 액셀러레이터인 그바힘의 예에서도 그랬다.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근로자 환경은 열악하다. 고용상담실의 방문객 중 절반 이상인데 다른 연령층 대비 차별도 많다. (관련 기사) 정부의 도움 없이도 앞선 창업가들의 도움으로 존속해나가는 큐어의 사례는 꿈같이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렌 씨는 일단 스스로 창업가정신을 가지고 자신의 문제를 직면해나가라고 말한다. 결국, 이 사회도 사람들에 의해 돌아가게 되니 말이다. (By the People)

유 채원
세계러너. 현재 달리는 곳은 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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