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스타트업, 승패는 컨텐츠와 개인화에 달려 있습니다” – 노리 김용재 대표, 김서준 부대표 인터뷰

"수학 교육계의 구글이 되고 싶습니다"

2012년 교육 시장을 바꿔놓겠다는 포부로 비론치 2012(beLAUNCH 2012)에 참가해 벤처비트(Venturebeat) 상과 플러그앤플레이(Plug & Play)상을 동시에 수상한 노리(Knowre)는 이후, 4억 원의 엔젤투자와 15억 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계속해서 성장해왔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중고등학교 들을 대상으로 한 세일즈와 정식 버전 론칭을 시작한 노리의 김용재 대표와 김서준 부대표를 만나 그 간의 성장 과정, 그리고 교육 시장과 현황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unnamed (2)▲노리의 김서준 부대표(좌), 김용재 대표(우)

- 오래간만입니다. 2012년 첫 비론치에서 수상하신 이후로 어떻게 지내셨나요. 

벌써 2년이나 흘렀네요. 그 이후로 2013년에 오픈 베타, 파일럿 프로그램을 거쳐서 올해 2월 봄학기부터 학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세일즈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커리큘럼들을 하나, 둘 늘려나가고 있어요.

- 실제 노리를 활용해 수업을 한다고 하면, 어떤 일들이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지는건가요.

사실 활용 방식은 굉장히 다양해요. 기본적으로는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짧게 칠판 강의를 한 후에 기본 문제를 노리를 통해 풀어볼 수 있게 각자 시간을 주는거예요. 아이들 앞에는 PC가 한 대씩 놓여있고요.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은 아주 좋아하세요. 쫓기듯 진도를 나가느라 아이들과 이야기할 여력이 없었는데,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기니까 학생들과의 소통이 늘어났다는 피드백이 많습니다.

- 그저 최종적인 답만을 아이들이 PC에 입력해서 정답 유무를 구분해주는건가요?

아니요, 노리는 문제 풀이 단계를 쪼개서 과정마다 아이들이 수치를 넣을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그래야 아이들이 어느 단계에서 틀렸는지를 분석할 수 있으니까요.

- 문제 풀이 과정마다 숫자를 입력해야 한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약간 번거로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번거로운 면이 있지만 그 이상의 장점이 있어요. 중간 답을 입력하면서 문제를 풀다보면 학생 본인이 어떤 부분에 약한지를 계속해서 피드백 받을 수 있죠. 하지만 저희도 데스크탑 버전은 과도기적인 프로덕트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결국 아이들이 연습장에다가 풀고 그 답을 옮겨적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니까요.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이 연습장 말고 태블릿에다 바로 적으면서 문제를 풀면, 그걸 텍스트로 인식해서 정답 유무를 체크하는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 수학 문제에서 답을 구하기까지의 과정은 굉장히 다양할 수 있지 않나요. 

말씀하신대로 같은 문제를 두고도 풀이 과정은 다양할 수 있어요. 현재까지 노리 그 단원의 학습 의도에 따라 가장 대표적인 풀이 방법대로 가이드를 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분기점이 되는 단계에서 학생들에게 스스로 풀이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 예정이예요. 예를 들어 이 단계에서 근의 공식을 쓸건지, 인수분해를 쓸건지를 고를 수 있게 되는거죠.


▲노리의 솔루션 소개 영상

- 미국 서비스를 먼저 시작하셨는데, 미국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은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확실히 미국, 한국 학생들의 행동 방식 자체가 조금 달라요. 미국의 경우 중,고등학생이라도 어려운 계산을 잘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요.두 자리 수 곱셈 단계에만 올라가도 계산기를 쓰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실제 교과서에서도 지문에 계산기를 이용해 풀어보라고 나오고요. 수학 문제를 풀면서 기계를 사용하는 게 익숙하기 때문에 pc에 답을 입력하는 것도 거부감이 없죠.

반면 한국 학생들은 복잡한 연산이 나와도 종이에 쓰면서 푸는 게 익숙해요. 그래서 지금 준비하고 있는 한국 서비스는 태블릿 버전으로만 출시가 됩니다.  미국에도 내년 초에 아이패드 버전을 내놓을 예정인데, 아직 태블릿 보급율이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적어도 몇 년 간은 웹버전을 중요하게 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 한국은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이기 때문에 시장 분위기도 다를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역으로 현지화를 해야하지 않을까요.

저희가 노리를 시작하기 전에 5년 정도 대치동 수학 학원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어요. 300명 정도의 학생이 다니는 그래도 꽤 큰 규모의 학원이었는데, 기쎈 강남 학부모들을 상대하면서 학원에서 먹고 자고 했었죠.(웃음) 다음 날 수업할 교재를 그 전날 만들고 그랬었어요. 현장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국 입시 환경에 맞는 컨텐츠를 만드는 것은 오히려 더 자신있습니다. 지금은 내신 공부를 잘할 수 있게 돕는 중학생 커리큘럼 과정을 만들고 있어요.

- 미국 시장에서 현지 세일즈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셨나요.

기본적으로 처음에는 저희 팀 내에 미국 교육 시장 세일즈를 하던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맨땅에 헤딩 수준이었죠. 터닝 포인트는 2012년도에 미국 현지에서 열리는 교육 컨퍼런스에 참가하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가보니 선생님들이나 교내 의사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컨퍼런스에 많이 오셨어요. 이후로 교육 관련 주요 컨퍼런스를 꾸준히 참여하기 시작했죠. 컨퍼런스에 방문하면 몇 백명이 넘는 선생님의 이메일 연락처를 확보할 수 있으니까요. 그 데이터를 이용해 마케팅 팀은 이메일, SNS를 이용해서 꾸준히 홍보를 했어요. 컬럼같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발송하기도 하고요. 그러면서부터 조금씩 입소문도 나고, 자연스럽게 세일즈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죠.

- 현재 세일즈 성과는 어느 정도인가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데요. 세일즈를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됐는데, 현재 40개 정도의 학교가 솔루션을 구매해서 이번 가을 학기부터 수업에 직접 활용하게 됩니다. 학교의 경우 작은 곳은 전교생이 2-30명 정도되고 큰 곳은 천 명 단위인 곳도 있는데, 학생 당 단가로 값을 책정하고 있어요.

- 미국에서 잠재적인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 된다고 보시나요. 

미국에 중고등학교가 8만 개 정도 있는데, 현재 이런 IT 교육 솔루션을 쓰고 있는 학교는 15% 정도예요. 하지만 2020년이 되면 거의 모든 학교가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고, 지금은 이 시장이 커나가는 과정에서 여러 회사들이 서로 경쟁을 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 해외에 경쟁업체라 할 수 있는 곳은 어디고, 노리만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솔루션 자체는 많이 다른데, 해외에서는 '르네상스러닝'이라는 곳이 매출 1,400억 원 정도 규모의 큰 교육 기업이예요. 얼마 전 구글에서 430억 투자 유치도 했고요.  르네상스러닝은 문제 은행 방식으로 학생이 틀린 문제와 유사한 문제를 계속 제공하는 형태로 솔루션이 구성되어 있어요.

반면 노리의 경우 문제 풀이 단계 중 어디서 틀렸는 지를 분석해서 처방을 한다는 점에서 더 세분화된 피드백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요. 학생마다 데이터가 쌓일 수록 더 맞춤형 도움을 줄 수도 있고요. 기술력과 섬세한 데이터 분석, 맞춤형 피드백이 노리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현재 노리 안에 직원 비율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요. 기술력이 있다보니 개발자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의외로 엔지니어들이 많지는 않아요. 10명 정도죠. 저희는 반 이상이 디지털 컨텐츠를 만드는 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문제를 만드는 분들인데, 실제 현장에서 수학 교육을 하셨던 선생님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하지만 저희가 문제를 단계별로 쪼개서 코딩을 해야하기 때문에 실제 입사를 하시면 두 세달 정도는 실무에 투입되지 않고 코딩 공부를 해야합니다. 디지털 컨텐츠 팀이 개발의 일부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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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시장은 굉장히 크고 가능성도 많은데, 실제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많지 않습니다. 어떤 점들이 장벽이 되고 있는 걸까요.  

보통 교육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두 가지 접근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요. 플랫폼 비즈니스를 할 것인지, 콘텐츠 비즈니스를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죠. 대부분의 교육 스타트업은 플랫폼을 바라보고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컨텐츠를 만들려고 하면 양이 너무 많고 교육에 대한 전문성도 필요하거든요. 보통 IT 스타트업이 가진 무기가 기술에 있다보니 컨텐츠 분야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고등학교 전 과정에 대한 개념과 문제를 정의한다는 게 보통 품이 많이 드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예요.

물론 교육 플랫폼 분야에도 많은 혁신이 있을 수 있지만, 노리의 경우는 회사를 처음 만들 때부터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컨텐츠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희도 5년 간의 학원 운영 경험이 없었다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가 직접 만든 컨텐츠로 가르쳐봤고, 효과가 있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죠.

- 교육 컨텐츠 제작에 대한 전문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인 노리만의 강점이군요. 

저희 최초의 공동창업자 구성을 보면, IT 전문가도 있지만 오프라인 교육 경험이 있고 수학 컨텐츠 제작에 전문성이 있는 분들이 조화되어 있었어요. 그런 팀으로 회사를 시작하게 된 것 자체가 타 교육 스타트업에 비해 유리했죠.

문제를 잘 만드는 오프라인 출판사들은 IT 기술이 부족하고, IT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은 컨텐츠 생산 능력이 부족합니다. 그 중간 지점에서 노리는 두 쪽 다 전문성을 갖출 수 있었어요. 요즘 아이들은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배우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적합한 디지털 컨텐츠를 잘 만들어내는 것이 교육 스타트업의 승패를 좌우하게 될거예요.

- 앞으로의 디지털 교육이 풀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디지털 교육이 가져가야 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결국 개인화라고 생각해요. 오프라인 교육에 있어서 모든 문제는 개인화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발생해요. 학생들마다 이해하는 속도와 습득력이 틀린데, 동일한 기준에서 평가하다보니 낙오되는 학생들이 생기죠.

교육의 개인화 과정에서는 측정이 필요하고, 측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생님과 학생 간의 소통이 일어나야 합니다. 종이로 공부하던 시절에는 결국 '너는 77점짜리 학생이야'하고 판단을 내려주는 것 이상의 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어요. 하지만 노리를 통해서는 문제를 단계별로 쪼갠 지식 단위에서의 데이터를 가지고 학생과 선생님 간의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학생 본인도 어느 부분을 틀렸고 어려워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노리 데이터를 통해 선생님이 먼저 알고 엉킨 부분을 풀어줄 수 있죠. 이런 과정을 통해 교육의 본질에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 노리같은 IT 교육 서비스가 많아지면, 학교에서 선생님은 사라지게 될까요? 

노리는 선생님의 대체재라기 보다는 보완재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선생님의 역할을 뺏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정해진 가이드라인에 따라 학생 개별마다의 피드백을 주는 것은 기계가 더 잘하는 일이죠. 그런 것들을 기계가 대신해줄 때 오히려 선생님들에게 아이들과 소통할 여유가 생길 수 있어요. 하지만 아프리카와 같이 선생님이 부족한 곳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돕는 대체재가 될 수 있고, 그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노리도 설립된지 3년 정도 되었습니다. 교육 사업을 하시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철학은 무엇인가요. 

보편성과 진정성이라고 생각해요. 게임의 경우는 그것을 즐기는 특정 타겟층의 취향만을 고려해도 돼요. 하지만 교육의 경우 모두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하죠. 특히나 노리는 공교육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모든 학생이 노리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해요.  제가 생각하는 노리의 모토는 '모든 학생들을 위한 수학 교육 서비스'예요. 원래 모든 교육이 모든 학생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업을 해나가는데 어려운 점도 있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습니다.

 - 김용재 대표님과 김서준 부대표님은 대치동 학원 시절부터 함께 사업을 해오셨어요. 관계 속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웃음)

학원을 운영하던 시절에는 3명이 공동창업 멤버였고, 노리를 시작했을 때에도 5명이 함께 했기 때문에 오히려 갈등같은 것은 없었어요.(웃음) 단 둘이었다면 좀 부딪혔을 수도 있겠죠. 오히려

 - 마지막으로 노리의 궁극적인 목표와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노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데이터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입니다. 단순히 수학 과목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데이터에 철저하게 기반한 온라인 교육은 많지 않아요. 동영상 위주의 강의가 많죠. 문제 은행 방식의 교육 컨텐츠들도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저희는 교육 분야에서도 데이터를 통한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어요. 노리는 데이터를 통해 교육 분야에서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길 궁극적으로 꿈꾸고 있습니다.

정 새롬
노력과 겸손, 지혜가 담긴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찰싹찰싹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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