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의 함정, 새로운 차원을 만든 자만이 벗어날 수 있다

 

독자 여러분들이 새로운 숙박 비즈니스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고 하자. 독자 여러분들은 물론 분석적이고 논리적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숙박업계를 경쟁구도를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숙박 비즈니스를 위한 니치(Niche)가 시장에 존재하는지를 파악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분석의 결과 아래 Figure 1과 같은 경쟁환경 분석을 도출했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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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미국 숙박업계 경쟁환경 분석 (가상)

이와 같은 경쟁 환경에 대한 분석이 끝나고 나면 독자 여러분들은 시장이 High-end와 Low-end Segment만을 충족시키고 있으며 Mid segment, 즉 ‘적당한 서비스 수준에 대해 적당한 비용을 지불하기를 원하는 고객들을 충족시키는 숙박 기업’이 없음을 발견하고, 아래 Figure 2에서 보는 것과 같은 숙박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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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경쟁구도 분석에 기반한 Mid Segment 포지셔닝 전략

혹은 독자 여러분들이 조금 더 큰 야망을 가지고 있다면, 아래 Figure 3과 같이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가격 혁신 전략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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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경쟁구도 분석에 기반한 가격 혁신 전략

지금쯤이면 눈치가 빠른 독자들은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분석의 방법이 맞다, 틀렸다, 혹은 (Figure 3의 가격 혁신 전략이 결국 ‘마른 걸레도 다시 짜는’ 모양새의 비즈니스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Figure 2의 경우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지 중 어떤 것이 더 좋은 것인가를 이야기하려 하는 것이 아님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Figure 4의 경우를 가정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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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Mid Segment 경쟁자에 대한 Hyatt의 대응 (가상)

Figure 4 는 Mid Segment에 진입한 신규 경쟁자가 해당 시장에 충분한 성장 여력이 있음을 증명한 경우에서의 시장의 대응을 그리고 있다. 신규 시장이 충분한 잠재력이 있음이 증명된 경우, 이미 시장 내에서 충분한 포지션을 획득하고 있으며, 특히 해당 신규 경쟁사보다 상위 Segment를 점유하고 있는 기업은 자사의 우월한 브랜드 자산을 바탕으로 하위 Segment로 다각화(Diversification)를 시도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물론 Figure 3에서 표현된 가격혁신을 시도하는 신규 경쟁자에 대한 대응에서 역시 동일하게 나타날 것이다. 말하자면 Hyatt는 자사의 우월한 시장지위 및 자원보유량을 무기로 경쟁사보다 약간 높거나 낮은 가격에 경쟁사보다 약간 높거나 낮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이 시장 내에서 우월한 위상을 가진 기업이 브랜드 확장(Brand Extension)을 시도하는 경우 우리는 신규 기업이 거의 항상 열세에 놓일 수 밖에 없을 것임을 감각적으로든 경험적으로든 잘 알 수 있다.

문제는, 신규 진입 기업이 열세에 놓을 수밖에 없는 이와 같은 상황이 모든 분석 및 그에 기반한 논리적 결과 도출의 모든 과정이 실수 없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것이라는 것에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 우리는 서비스 수준과 가격이라는 중요한 지표를 선정하고 그 사이에서의 상관관계를 도출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발견된 시장의 기회를 획득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설계하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적(Dynamic)인 시장은 이와 같은 신규 진입 기업에 대해 거의 언제나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대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해당 Segment가 기존 기업이 진입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혹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필자는 기존의 사고 프레임에서 발생하는 이와 같은 오류 – 즉, 모든 절차를 실수 없이 수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승리하는 전략을 세울 수 없는 역설 – 가 크게 1) 기존의 경영학적 시각이 소비자를 기업의 Offering에 대한 수동적 수용자로만 파악하기 때문이며, 아울러 2) 오늘날의 소비자는 과거와는 달리 이미 수많은 대체재가 존재하는 ‘잉여(Surplus)’ 상황에 있음을 전통적 경영학의 시각이 충분히 감안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전통적 경영학의 시각에서 일반적으로 Segment로 지칭되는 소비자의 집단들은 인구학적, 지리적, 경제적 특징 등의 분류기준 위에서 소비자를 Cluster로 묶고, 특정 Cluster의 소비자들은 충족되지 못한 특정 Needs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가정한 후 해당 Needs에 대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업이 출시할 경우 해당 Cluster의 소비자들은 이를 수동적으로 수용, 소비하게 될 것임을 가정한다.

그러나 실제로 다양한 비즈니스가 다양한 산업 간의 이종결합을 통해 탄생하고 있는 오늘날, 시장에서의 소비자들은 거의 모든 Needs에 대한 거의 모든 대체재를 향유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예컨대 지금까지 살펴본 숙박 산업의 경쟁구도에서 High-end 기업들에 특별한 충성도가 없는 반면, 보다 합리적인 수준의 숙박시설을 원하는 여행객들이라면 얼마든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Priceline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처럼 예상치 못했던 곳으로부터의 대체재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는 오늘날의 시장환경에서는 소비자를 기업의 Offering에 대한 수동적 수용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Offering들을 평가함으로써 자신의 Needs에 대한 Better Solution을 매우 능동적으로 탐색하는 존재들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시각의 전환 위에서 다시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경쟁 환경을 기반으로 한 포지셔닝이 남긴 역설에 해결책이 그 절차를 실수 없이 수행하는 것에 있음에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그 절차를 수행하는 것에 있어야 함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그리고, 경쟁환경에 대한 분석 자체가 틀리거나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 경쟁환경의 분석은 그 자체 – 즉 분석을 위한 목적으로만 이루어져야 하며 해당 분석을 기반으로 한 전략의 도출은 다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시각화를 위해 아래 Figure 5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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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새로운 축 (Z-axis) 설정을 통한 경쟁력 확보 전략

위 Figure 5는 Figure 4까지 사용되었던 2차원의 경쟁구도를 기반으로, 그와는 구별되는 독창적 요소(Unique Factor)를 의미하는 제3의 축(Axis)을 설정함으로써 다른 차원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도모하는 것을 시각화하는 것이다. 이때 우리의 경쟁력은 기존 시장의 경쟁구도 내에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설정한 Unique Factor가 기존의 2차원 경쟁구도와 얼마나 해리되어 있는가에 대한 ‘절댓값’으로서 정의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시각의 전환 위에서 비즈니스의 성패는 시장을 논리적으로 파악하는 능력만큼이나 Unique Factor를 정의해 내는 능력에 달려있게 될 것이다.

지난 11월 8일 자 조선일보 위클리비즈가 다룬 Dropbox 창업자 Drew Houston (드류 하우스턴)의 인터뷰는 이러한 Unique Factor를 정의하는 능력이 Dropbox 성공의 열쇠였음이 잘 드러난다. (Weekly Biz 기사 전문은 이곳을 클릭)

Dropbox의 드류 하우스턴(Drew Houston)

Dropbox의 드류 하우스턴(Drew Houston)

“구글, 애플, MS 말고 왜 드롭박스를 써야 하죠? 공짜 용량도 경쟁업체가 훨씬 많잖아요? (드롭박스는 2GB만 공짜인 반면, 구글은 15GB, 애플은 5GB가 공짜다) 심지어 중국 업체는 10TB (1만 240GB를 공짜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저장 용량은 클라우드 서비스라는 레시피에 포함되는 재료의 하나일 뿐입니다. 그런 가격 공세를 펴는 업체가 잇따라 나오는데도 여전히 드롭박스 사용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게 '경험'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더 많은 자료를 저장하는 것보다는 쉽고 편하게 이용하는 것을 원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팀장인 당신이 지금 뉴욕의 한 고객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눈앞에 둔 상태입니다. 모든 프레젠테이션 파일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팀원인 제가 준비해서 클라우드에 저장했습니다. 당신은 클라우드에서 파일을 불러내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원본 파일에 틀린 내용이 들어 있다는 걸 알아차립니다. 슬라이드 하나의 내용을 급히 바꿔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구글 드라이브나 아이클라우드 같으면 1MB의 수정을 하더라도 200MB짜리 원본 파일 전부가 바뀝니다. 즉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가 200MB짜리 파일을 다시 올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드롭박스는? 딱 1MB만큼만 업데이트 됩니다. 저는 200MB짜리 전부를 다시 올리기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1MB짜리 수정은 눈 깜짝할 새 끝날 테니까요."

인터뷰에서 다루어진 바와 같이 클라우드 시장 내에는 훨씬 거대한 경쟁자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후발주자인 중국의 Tencent는 무려 10TB에 달하는 무료저장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시각화 하면 다음의 Figure 6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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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Cloud Service 무료 저장공간 제공 규모

만약 전통적 시각 하에서라면 Cloud Service의 특징을 감안할 때 Dropbox는 시장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만들기 위해 Tencent보다 큰 규모의 무료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방향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쟁사들에 비해 보유 자원의 규모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Dropbox가 이와 같은 무료저장공간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은 없다. 따라서 인터뷰에서 하우스턴이 밝힌 바와 같이, Dropbox는 경쟁업체들로부터 독창적인 방향에서 역량을 설계하였고 이를 시각화하면 아래의 Figure 7과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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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편의성을 기반으로 한 Dropbox의 경쟁우위 설정

그리고 Dropbox가 이와 같은 경쟁사와 구분되는 편의성이라는 독창적 요소를 바탕으로 한 경쟁 우위을 설정하였기 때문에, 오늘날 Dropbox는 이미 언급된 File Update 상에서의 효율성을 비롯 오늘날 모든 플랫폼에서 가장 매끄럽게 작동하는 동시에 경쟁사 중 가장 많은 59가지의 File Format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되었으며, 그 결과 매우 충성도 높은 사용자들이 매일같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었다.

시장에 이미 경쟁구도가 형성되어 있을 때 신규 기업이 해당 경쟁 차원에 그대로 진입하여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단언하건대 0%이다. Niche라고 보이는 시장의 Segment가 관찰된다 하더라도 이들은 이마 수없이 많은 대체재를 향유하고 있을 것이며, 아울러 매우 동적인 시장 내 경쟁 관계 하에서 기존 기업이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을 그대로 두고 보고 있을 리도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많은 경우에서 가격경쟁이 시작되며, 이는 모든 기업을 일상재화 하고 결국 큰 규모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수익성의 감소를 감내할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게 된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익히 들어보았을, “새 판을 짠다” 혹은 “나만의 판을 짠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이다. 그리고 그렇게 새로운 판을 짠다는 것은 오늘 우리가 살펴본 것과 같이 결국 기존의 경쟁구도 차원과 완전히 구분되는 새로운 축(Axis)와 차원을 만들어 낼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기존의 시장 상황을 논리적,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한 이유는 해당 분석의 차원 내에서 빈공간을 차지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이 전혀 경쟁하지 않고 있는 차원을 발견하기 위함에 있음을 독자 여러분들이 잘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모쪼록 모든 독자 여러분들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차원을 정의함으로써 의미 있는 시장을 창출할 수 있기를 바라며 본 칼럼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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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se Lee is a Co-founder and a Special Partner at ELEVEN:ZULU CAPITAL, a Los-Angeles-based venture capital firm, which invests in early stage companies. Prior to his career as an investor, Lee was a management/strategy consultant at a firm he founded and led multiple cross-border projects in the industries such as ICT, Service, Automotive and FMCG. He is also a visiting professor of business strategy and entrepreneurship at Yonsei University and Yonsei School of Business MBA in Seoul, Korea, and an advisor to a number of Korean Government agencies and startups.이은세는 미국 Los Angeles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VC인 ELEVEN:ZULU CAPITAL의 공동창업자이자 Special Partner이다. 이전에는 자신이 창업한 경영/전략 컨설팅펌인 EICG에서 경영 및 전략 컨설턴트로 자동차, 교육, 소비재, 서비스, IT/ICT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성공적인 프로젝트들을 지휘하였다. 실제 비즈니스 경험에 바탕을 둔 강연자로 선별된 자리에서 자신의 전략프레임워크인 The Fan-oriented Strategy에 대한 내용을 대중들과 공유하고 있고, 지난해까지 연세대학교 및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MBA에서 기업가적 시각 위에서의 전략 수립에 관한 내용을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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