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VC 들이 밝힌 투자자와의 4가지 관계 구축 노하우
2월 2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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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16일, NYCTechBreakfast가 주관하고 개최한 ‘Ask a VC NYC’라는 행사에 참가하였다. 이 행사는 스파크 캐피탈(Spark Capital), 배인 캐피탈(Bain Capital), 그레이 크로프트(Grey croft) 등 총 27명의 뉴욕 유명 VC 투자자들이 초청되어 최근 투자 동향과 투자유치 노하우 등에 대해 약 150여 명의 청중과 자연스럽게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행사였다.

이번 행사가 진행된 곳은 마이크로소프트사였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스타트업 관련 무료 회의실 대여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혁신 센터(Microsoft Innovation Center), 비즈스파크(BizSpark) 등 자체적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깊은 협력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런 마이크로소프트의 대담한 행보가 아직은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에 조심스럽고 관련 지원 프로그램들도 결국은 수직적 통합(vertical integration)을 통해 좋은 기술도 자사에서 흡수해버리는 우리나라의 대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크게 대조적으로 다가왔다. 설령 이것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발전을 위한 고도의 전략일지언정 적어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외치는 새로운 비전 즉, ‘로컬 스타트업들과의 협업과 공생’,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새로운 플랫폼 조성’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 행사는 크게 3가지 세션으로 나누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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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널

약 12명의 VC 투자자들이 최신 투자 동향과 얼리 스테이지 투자 유치 노하우에 대해서 패널을 가졌다. 특히 패널리스트들이 사전에 준비해서 발표하는 것보다 거의 90% 이상의 발표가 청중과의 대화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질의 문답을 통해 청중들은 사업하며 궁금했던 투자노하우에 대해 물어보고 VC 들은 솔직한 자신의 경험담을 통한 소통이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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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 피칭

행사 전 사전 등록 시 신청한 참가자 중 약 10명의 참가자가 무작위로 선정되어 투자자들과 청중 앞에서 1분간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아이디어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E-커머스, 패션, 구인구직, 부동산, 하드웨어 등 여러 사업을 계획 혹은 운영하는 이들의 발표가 이어졌고 VC 들은 그들의 아이디어와 피치에 대해 약 3분간 조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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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C 와 개인미팅

위 두 프로그램이 끝난 후 27명의 모든 VC 들이 긴 복도에 각자 자리를 잡고 서서 자신과 이야기하고 싶은 참가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여러 VC 들이 수십 명의 창업인과 명함을 교환하며 그들의 사업에 대해 귀 기울여 듣고 피드백을 주는 광경은 투자자와 창업자가 창업 생태계 속에서 서로 상생 관계의 중요성을 알고 그 노력을 지원하려는 자세와 문화가 바탕이 되어 있기에 가능해 보였다.

 

그럼 필자가 현장에서 전해들은 VC 투자자와의 관계형성에 대한 노하우에 대해 공유하겠다.

1. 콜드 콜이나 콜드 이메일을 하지 마

대부분의 VC 들은 하루에 적게는 몇십 개 많게는 몇백 개의 이메일을 받는다. 모든 이메일을 읽을 시간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뛰어난 아이디어를 다른 수십 개의 보통 아이디어로부터 서면상으로 식별할 능력도 없다. 대부분의 콜드 콜이나 콜드 이메일(Cold Call/Email)이 무시되는 경우가 그 이유이다.

2. 언제나 Warm Introduction을 통해 소개받으라

Warm introduction이란 자신의 지인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투자자에게 소개되는 것이다. 물론 지인과 투자자 간에 어느 정도 깊은 신뢰가 있다는 전제하에서이다.  이 warm introduction을 통한다면 평소에 만나기 힘든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는 명분과 기회가 훨씬 더 손쉽게 마련된다. 실제 필자는 행사가끝난 이후 네트워킹 시간에 친해진 한 투자자에게 미팅을 요청하였는데 이 투자자가 오랜 기간 해외출장을 가게 될 테니 다른 투자자를 warm introduction을 주선해 줬고 바로 그 날 원하던 뉴욕의 유명 VC 와 곧바로 이메일을 통해 런치 미팅을 잡을 수 있었다.

물론 위의 사례가 예외적인 경우일 수는 있겠다. 필자가 KOTRA라는 정부기관에서 일하기 때문에 투자자와의 이해관계가 직접적이지는 않은 점, KOTRA를 통해 한국이라는 잠재력이 풍부한 스타트업 시장을 남들보다 먼저 들여다볼 수 있는 점, 그리고 한국 음식에 대한 소개와 함께 자연스럽게 점심 미팅이 유도된 점 등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우리와의 미팅을 거절할 큰 이유가 없었을 수는 있겠다.  하지만 요점은 warm introduction을 통해 소개받은 업체나 개인이 그만큼의 매력적인 요건을 가지고 있을 경우 투자자는 만남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행사 패널에서 한 투자자는 청중에게 “우리에게 당신(창업인)들이 없다면 우리는 실업자다. 그렇기에 적어도 기발한 아이템과 진지한 사업 자세를 가진 당신들에게 우리가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건 우리 잘못”이라며 말을 전하였다.

3. Warm Introduction이 가능하지 않다면 그 투자자에 대해 공부하라

만약에 warm introduction을 해 줄 투자자를 잘 아는 지인들이 없다면 – 대부분의 국내 스타트업들이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 이런 네트워킹 행사에 자주 참여하여 얼굴을 비치는 것이 중요하다. 네트워킹 시간에는 짧게나마 일상적인 피칭을 준비하여 대화를 나눈 투자자에게 자신과 사업에 대해 각인시키고 이메일 등으로 follow up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follow up을 할 때도 그 투자자의 과거 투자유치에 대한 기록과 그 투자자의 블로그나 기타 SNS를 통한 글들에 대해 숙지하고 이메일에 그 내용을 언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겠다는 절박함 때문에 여러 VC 들을 상대로 자사의 제안과 비즈니스 플랜 등을 마구잡이로 뿌리는 행동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다. 투자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길 자신 투자회사의 투자 성격과 투자 기록, 자신이 기고한 기사나 블로그 포스팅 등을 미리 파악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창업인에게 자연스럽게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즉, 투자자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기에 앞서 꼼꼼한 due diligence를 시행하듯이, 스타트업 역시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를 철저히 공부하고 깊이 고민한 흔적을 보여야 한다.

4.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을 효과적으로 소개하라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warm introduction이 없는 경우 네트워킹 행사에 가서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잘 포장된 소개와 피칭 능력이 필요하다. 만약 1분 동안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신과 자신의 사업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큰 요소들을 피치에 반드시 포함해 전달해야겠다.

a. 자신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의 심각성과 그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안 제시

예) 수 많은 음식점이 우리 곁에 있는데 배달을 해주는 곳이 없다. 우리가 그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해줄 수 있는 배달 중간업체를 만들 인프라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b. # (숫자!)

예) 현재 이 시장의 크기는 얼마 정도 되며, 우리는 현재 어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얼마만큼의 투자가 필요한 이유는 이와 같다.

c. 경쟁사와의 차별성

예) 현재 몇 개의 경쟁 업체가 존재하는데 그들이 웹사이트를 통한 주문제도는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가 특별한 이유는 모바일 앱을 통해 단 세 번의 클릭만으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기술력과 그에 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d. 나만의 스토리

예) 내가 기존의 좋은 회사에서 나와 이 분야에 내 모든 것을 던진 계기와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짧은 시간 안에 감성과 이성 즉,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며 시장성과 사업성에 대해 설명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과 자신의 비전에 대한 스토리텔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 미팅을 참가하며 마지막으로 느낀 가장 놀라운 점 중에 하나는 바로 창업자들의 문화와 배경의 다양성이었다.  1분 피칭을 한 10명 중 6명 정도가 외국 엑센트가 강한 외국인들이었는데 중국 사람도 있었고 한국 사람도 있었다. 뉴욕이라는 다민족, 다문화적인 도시의 특성상 창업자의 문화적, 인종적 배경이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투자 유치 혹은 사업 운영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같지 않았다. 국내 창업자들이 앞으로 이런 점들을 되새기며 미국 투자자들에게 다가간다면 그들이 더 수용적이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전 후석
전후석(Joseph Juhn)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3살 때 한국에 와 유소년, 청소년기 대부분을 보냈다. 고 2 때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 미국 행을 결정, UC San Diego 에서 영화를 전공하며 한 때는 영화감독을 꿈꿨다. 학부 졸업 이후 Syracuse 법대를 졸업하기까지, 중국, 유럽, 브라질, 남아공, 중동 등에서 여행, 인턴십, 봉사활동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코트라 뉴욕 지부에서 지식재산권센터 (IP-Desk) 를 담당하며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의 미국진출 시 직면할 수 있는 지재권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 중이다. juhn.kot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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