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행사장 앞, “아이 세이 로봇, 유 세이 노봇(no-bot)!”
3월 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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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부터 오는 22일까지 10일간 개최되는 세계 최대 창조산업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이하 SXSW) 행사장 앞에서 '스탑더로봇(Stop the Robot)'이라는 로봇 반대 단체의 시위가 발생해 이목을 끌었다.

'스탑더로봇'은 로봇 기술과 인공지능(이하 AI)의 위험성에 대해 경계하고 있는 단체로, 무조건적인 반대 견해를 취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첨단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돕는 선 안에서 발전되어야 하며 실제적인 직업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공식 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야후테크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스탑더로봇'은 텍사스 대학교의 학생들로 구성된 집단이다. 집단의 공식 대변인인 아담 메이슨(Adam Mason)은 "우리는 미래 시대에 인간에게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기술의 발전 속에서 인간이 소외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USA투데이는 '스탑더로봇'이 SXSW 행사장 앞에서 '인간이 미래다'라는 강령이 적힌 피켓을 들고 "아이 세이 로봇, 유 세이 노봇(I say robot, You say no-bot)'이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SXSW가 신기술 친화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스탑더로봇'의 메시지는 한 층 더 파급력 있게 외신을 통해 퍼져나갔다.

그러나 얼마 후 이번 시위가 사실은 퀴버(Quiver)라는 온라인 데이팅 앱의 마케팅 프로젝트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모든 일은 헤프닝으로 일단락됐다.

애초에 대변인인 아담 메이슨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야후테크는 "아담 메이슨은 퀴버의 엔지니어 중 한 명인 아담 윌리엄스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인터뷰 내용 중 사실인 것은 그가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뿐"이라고 재보도했다. 실제 이번 '스탑더로봇' 사건은 USA투데이, 폭스뉴스, 테크크런치, 야후 테크 등 대다수의 저명한 외신에 실렸기 때문에, 퀴버의 마케팅 효과는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월 서비스를 출시한 퀴버는 그들의 비유에 따르면 '차갑고 기계적인 알고리즘' 대신, 친구를 비롯한 사람이 직접 만남을 주선해주는 데이팅 앱으로서의 차별점을 이번 마케팅을 통해 드러내려고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언론과 대중의 예상치 못한 관심에 부응해, 퀴버는 '스탑더로봇' 웹사이트를 실제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토론의 장으로 남겨둘 계획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스탑더로봇' 시위는 촌극으로 끝났지만, 미국을 비롯해 유럽 지역에서는 실제 첨단 기술의 제한 없는 발전에 대한 염려가 공론화되고 있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모터스를 설립한 엘론 머스크는 지난 1월, AI의 남용을 막기 위한 연구 기관인 '퓨처 오프 라이프 인스티튜트(Future of Life Institute)'에 1천만 달러(한화 약 112억)를 기부했다. 첨단 기술의 아이콘적 인물로 여겨지는 엘론 머스크의 이러한 공식적 행보는 이 시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메시지는 틀리지 않았고, 마케팅은 똑똑했다. 앞으로 남은 5일 동안 세계의 스타트업, 뮤지션, 첨단 기술이 모두 모여있는 SXSW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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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새롬
노력과 겸손, 지혜가 담긴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찰싹찰싹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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