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 침 좀 뱉어주세요”, DNA 다이어트 개발한 바이오 스타트업 ‘제노플랜’
4월 14, 2015

바야흐로 다이어트도 DNA 분석을 통해 하는 똑똑한 시대가 왔다. 핑계인 줄만 알았던 '살찌는 건 유전자 탓'이라는 말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을 뛰어넘어 대중을 만나는 스타트업의 서비스로까지 등장했다. 바이오 스타트업 '제노플랜'의 이야기다.

설립 반년만에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글로벌 K-스타트업에 참여해 최다 수상을 한 뒤, 현재는 스파크랩 5기에 선정되어 성공 가도를 밟고 있는 제노 플랜. 얼마 전에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목표 금액의 250%를 달성하기도 했다. 침 한 방울로 비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바이오 스타트업 제노플랜의 강병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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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반응이 아주 좋다. 모금액이 250%가 넘어 2,5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상했던 결과인가.

이런 반향은 솔직히 예상 못 했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 규모가 작고, 기존 프로젝트가 기술보다는 사회나 문화 쪽으로 치우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플랫폼 중에서도 와디즈는 기술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최근 석 달 동안 두 개가 있었다. 제노플랜과 성격이 맞을까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

- 제노플랜 서비스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소개 부탁한다.

제노플랜은 사용자의 타액에서 추출한 DNA를 분석해, 각자에게 가장 알맞은 다이어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이번에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에서 소개한 '제노플랜 핏 플러스'는 DNA를 통해 비만도, 신진대사, 운동법, 식습관, 영양 등 35가지 체중관리와 관련된 항목을 분석해 사용자에게 리포트로 제공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라이프 스타일 개선을 위해 식단과 관련된 실제적인 솔루션도 앱을 통해 계속해서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 DNA 연구를 통해 풀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중 다이어트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부터 다이어트 솔루션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삼성과학생명에서 질병 유전체 연구를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유전진단회사인 카운실(Counsyl)을 롤모델로 삼게 됐다. 카운실은 임신을 계획한 부부가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의뢰하면 아기가 주요 질병 100개에 걸릴 확률을 예측해준다. 바이오 기술을 통해 사회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런데 질병 분야에서 사업을 하면 규제도 만만치 않고, 주요 타깃층의 연령대도 높아진다. 새로운 유전자 분석 기술에 대해 흥미가 있고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세대는 20~30대라고 생각했고, 자연스레 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뷰티, 다이어트 부문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 실제 키트 구매부터 분석 결과를 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나.

사용자는 키트에 자신의 침을 담은 다음, 다시 제노플랜에 보내기만 하면 된다. 약 2주 동안 제노플랜은 일본에 있는 연구실에서 타액 안에 담긴 DNA를 분석한다. 분석 결과는 웹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유전자 분석 리포트를 통해 비만율이나, 신진대사, 체지방분해율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분석항목 당 부연 설명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식탐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판명된 사용자에게는 '식탐 솔루션'을 제안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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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전자 분석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어떤 근거를 기반으로 분석하고 있나. 

기존의 비만 연구가 백인을 위주로 되어왔기는 하지만, 동양인에 대한 논문과 데이터들도 상당히 많다. 제노플랜은 저명한 학술지를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계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있다.

- 자칫하면 일회성으로 그칠 수 있는 서비스다. 리포트를 제공하지만, 실질적인 다이어트 효과가 없다면 매출을 지속해서 창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제노플랜 서비스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시한 두 가지가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반드시 실질적인 실천 계획(action plan)을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가격 부분에서는 확실히 경쟁력이 있다. 유전자 기업인 23앤미(23andme)가 등장하고 나서 비슷한 제품들이 국내서도 나왔다. 그런데 제일 저렴한 검사 가격이 30만 원 정도고, 평균적으로는 100만 원 선이다. 국내서는 DTC(Direct-To-Consumer) 자체가 법으로 규제되어 있기 때문에 제약 회사 유통 마진을 줄일 수가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서비스의 효용성 관련해서는, 사업 시작 전에 많은 의사분들을 만났다. 의사분들께서는 달랑 한 장의 리포트만으로는 사용자들에게 실질적인 효과를 주기가 부족하다고 말씀하셨다. 의사의 영역과, 헬스케어 서비스의 영역은 확실히 나누어져 있다. 그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액션 플랜을 줄 수 있도록 고민했다. 1:1 다이어트 코칭 서비스가 그 결과물이다. 유전자 분석 후, 제노플랜에서 제공하는 어플을 통해 유전자형에 맞는 음식을 먹고 있는지 확인할 수가 있다. 사용자가 음식 사진을 찍어서 올리기만 하면, 제노플랜이 직접 열량을 계산해주는 식으로 식단 관리를 한다. 탄수화물 대사가 느린 사람에게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길 권장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전문 영양사 팀원도 고용했다. 가격도 연간 49,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 DNA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 규제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월에는 FDA가 23앤미(23andme)에 대해 사업 가능 허가를 내려줬다. 국내 실정은 어떤가.

규제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엄격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규제를 탓하기보다는 규제도 필요하다고 보는 쪽이다. 따라서 질병 분야는 건드리지 않는다. 의사의 판단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노플랜은 DNA 분석을 통한 라이프스타일 개선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개인 정보 유출의 위험은 없나. DNA를 검색하면 한 사람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고객 중에 자신의 유전자 데이터를 다른 회사에 파는 것은 아니냐고 염려하시는 분들이 있다. 우리는 유전자 데이터 통계를 내서 연구에 활용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통계적으로 활용하지 소비자 개개인과 데이터를 매칭하지는 않는다. 암호화 처리한 후 폐기한다. 물론 연구 활용에도 동의는 받고 있다.

-  DNA를 비롯한 바이오 산업은 스타트업이 도전하기에 좋은 분야라고 생각하는가. 

규제가 엄격하고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은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다. 오히려 작은 조직이라 겁 없이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많다. 잘만 풀어가면 너무나 방대한 시장이 기다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바이오 기업은 수직적인 체계가 있기 때문에 에자일(Agile)하게 움직이기가 어렵다. 팀원 구성의 경우에도 일반적인 바이오 기업은 90%가 연구 인력이다. 분위기도 경직된 부분이 있다. 제노플랜은 바이오 업계의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회사가 되고 싶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모아야 혁신적인 바이오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개발자, 디자이너, 프로젝트 매니저, 마케팅, 영양상담사, 심리상담사 등 융합적인 인력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국내 DNA 연구 수준은 해외에 비교해볼 때 어떻다고 평가할 수 있는가. 

유럽, 미국, 일본에 비해서도 많이 뒤처져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 주도로 포스트게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앞으로 연구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 해외 진출 계획은 있나. 

우리 목표는 아시아 시장이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만, 일본, 홍콩 시장을 내년에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는 이미 법인도 세웠다. 대만은 국내 시장과 닮은 부분이 많아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 제노플랜 설립 당시부터 동양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실질적인 연구 자료가 많이 없다고 생각했다. 동양인 DNA 분석과 이를 통한 라이프스타일 개선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업이 되고 싶다.

정 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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