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힌 빨래를 들고 출근했다, 한국형 온디맨드 세탁 서비스 ‘크린바스켓’ : 제가 한 번 써보겠습니다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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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잘 들지 않는 자취방에서 빨래를 말리면 곰팡내가 나서 늘상 빨래방으로 달려가야 한다. 매번 건조기에 3천 원씩 넣고 30분을 기다려야 하는 것도 불편한데, 심지어 고열로 인해 낙낙한 티셔츠가 크롭탑이 되거나 쭈그러든 청바지에 다리가 안 들어가 고이 접어놓아야 하는 고통이 뒤따랐다. 비싸게 주고 산 옷이 상할까 세탁을 미루다 보니 입을 옷은 점점 줄어들었다. 어머니의 피존 향기가 그리워지는 찰나, 앱을 통해 세탁을 완수해준다는 한국형 온디맨드 세탁 서비스 ‘크린바스켓’이 출시되었다기에 직접 사용해봤다.

흔한 자취생의 크린바스켓 사용기

앱 설치 > 가입 > 주소 입력 > 수거, 배달일 설정 > 세탁품목선택 > 진행상태 확인

보통 위의 순서대로 크린바스켓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세탁 수거(pick up)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데, 보통 주문 후 2시간 내로 배달원이 방문한다. 수거일로부터 48시간 이후 배달이 완료된다. 시간 설정은 30분 단위로 가능하다.

현재 주문은 1만 원 이상부터 가능하며, 배송비는 2천 원이 부가된다. 2만 원 이상 주문 시 무료다. 세탁할 옷이 특수 재질일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카드와 현금 결제가 모두 가능하다. 앱 내 결제도 준비 중이다. 주문이 완료되면 진행 상태와 배달원의 정보를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수거 시 크린바스켓 로고가 그려져 있는 세탁 커버에 배달원이 직접 세탁물을 포장해간다.

전반적인 서비스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점 정도였다. 일단 세탁이 까다로운 블라우스와 패딩, 쉬폰 소재의 옷을 맡겼는데 손상 없이 잘 다림질되어 도착했다. 세탁 서비스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아쉬운 점은 배달에 있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서비스여서인지, 배달원들의 전문성이나 예약 시간 준수에 허점이 보였다. 이에 대한 크린바스켓 김우진 대표와의 대화를 Q&A 식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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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은 이렇게 답했다 : 김우진 대표 일문일답

Q. 아쉬웠던 점은 수거와 배달 시간이 각각 30분가량 늦어졌다는 점이다. 급하지 않을 때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시간이지만, 회사원의 경우 퇴근 시간에 맞추어 예약했을 때에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A. 얼마 전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입소문이 번지며 주문량이 폭주하는 바람에, 작은 배달 지연 문제들이 생겼다. 세탁업 특성상 계절성도 한 몫해 일주일 사이에 주문량이 2배가 뛰었다.  5월을 기점으로 배달 인력을 대량 확충할 계획이고 강북 지역에도 물류 센터가 추가 신설되었으니 앞으로 기대해달라.

Q. 현재 배달 인력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서비스 가능 지역은 어디까지인가.
A. 팀 내의 정직원인 배달 인력은 강북 2명, 강남 2명이 있다. 나머지는 파트 타임으로 충당하고 있다. 지금은 서울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올해 내로 부산 지역에 진출할 예정이다.

Q. 미국의 유사 서비스 워시오의 경우에는 일반인이 남는 시간에 세탁물을 배달해주는 공유 경제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A. 당연히 계획하고 있다. 아직 시스템화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로서도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가 물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공유경제 모델을 적용하고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주문량이 많을 경우 쏘카, 그린카와 같은 차량 공유 인프라도 사용 중이다. 

Q. 명품 세탁물을 맡기는 고객도 있을 것 같다. 아르바이트생 신원 확인은 어떻게 하고 있나.
A. 절대 유선상으로만 면접이 끝나는 일은 없다. 반드시 직접 면접을 본다. 주문량이 폭주해 당장 인력이 급한 시점이었지만 배달원을 채용하는 데 있어서 타협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의 신념이다. 또 명품 세탁물의 경우 수거 시, 색인 작업을 별도 분리해서 실시하고 있다.

Q. 앱으로 사용자가 주문하면 다시 옷을 돌려받기까지의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나.
A. 세탁물 수거를 하면, 본사에서 색인 작업을 한다. 세탁물 각각에 일종의 아이디를 만들어주는 과정이다. 이후 세탁물은 파트너쉽을 맺은 대형 지역 세탁소로 운반된다. 하루에 두 번씩 배달원이 세탁소를 방문하며 세탁물을 옮기는 작업을 한다.

Q. 크린토피아도 배달을 한다. 차이점이 무엇인가.
A. 크린토피아는 공장형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지역 체인점에서 옷이 수거되면 공장으로 운반되어 대량으로 세탁된다. 크린바스켓의 경우 호텔에 납품할 수준의 지역 세탁소를 직접 발굴해 계약을 맺었다. 세탁소라면 다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탁기 품종과 사장님의 기술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이다. 장인의 손이 닿는다는 점에서, 세탁 품질만큼은 자신 있다. 또 원천적으로 크린토피아는 오프라인 기반 서비스다. 모바일 시대에 최적화된 주문형(on demand) 서비스인 크린바스켓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본다.

Q. 크린토피아의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 소비자들이 크린바스켓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크린토피아의 전 지점이 배달을 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는 사용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배송비를 대폭 낮췄다. 크린토피아의 배송비가 만 원 이상인 반면, 우리는 2천 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그리고 이미 말했듯, 품질에 자신이 있다. 요즘 지역 세탁소가 가진 가장 큰 고민은 성장의 한계다. 온라인 상에서 지역 세탁소가 알려지는 일은 드물다. 홍보가 된다고 해도, 여전히 물류 배송의 문제를 안고 있다. 크린바스켓은 지역 세탁소의 성장 둔화와 배송 문제를 풀어주고, 사용자들이 합리적 가격에 고급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상생 플랫폼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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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맡긴 세탁물이 손상됐을 시 책임 소지는 누구에게 있나.
A. 세탁업의 표준은 세탁비의 최대 20배를 보상하는 것이다. 우리도 기존 세탁소와 같은 업의 규칙을 따른다. 사고의 원인은 배달, 세탁 과정 등 다양하게 있을 수 있다. 상황을 파악해서 적정한 비율을 정한다. 반면 옷 제작 단계서부터 잘못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우리가 직접 소비자원에 신고를 해 고객들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세계 지도 위에서 크린바스켓 보기

세탁 시장의 규모는 상당히 크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세탁 시장 규모는 미국이 150억 달러(한화 약 16조 원), 중국은 160억 달러(한화 약 17조 원) 수준이다. 한국은 20억 달러(한화 약 2조 원) 수준으로 비교적 낮지만, 아이러니하게도 1인 당 소비하는 세탁 비용은 중국보다 3배 이상 높다. 향후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시장 규모는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수요가 높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벤처캐피털의 투자도 활발하다. 2013년 미국의 워시오(Washio)가 280만 달러(한화 약 30억 원)의 큰 초기 자금을 유치하면서부터 세탁 배달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워시오의 누적 투자금은 1,700만 달러(한화 약 182억 원)다.

워시오와 더불어 대표적 세탁 배달 서비스로 꼽히는 것이 영국의 런더랩(laundrapp)이다. 런더랩은 현재까지 590만 달러(한화 약 63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런던에서 시작한 런더랩은 현재 에든버러, 버밍험 등 다른 도시에서도 서비스를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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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2조 시장을 노리며 등장한 크린바스켓은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손에 쥐었다. 그러나 이를 위해 몇 가지 문제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이 수익이다. 지역 세탁소 비용과 크린바스켓 이용 비용은 큰 차이가 없다. 배송비도 2천 원으로 저렴하다. 배달 인력이 꾸준히 투입되어야 하는 O2O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리고 다양한 각도에서 수익이 발생해줘야 한다.

수익 문제는 자연스레 효율적인 배송 시스템과 연결된다. 크린바스켓은 물론 향후 출시될 모든 세탁 배송 서비스가 풀어야 하는 중대한 문제 중 하나다. 배달원이 한 지역에 나갔을 때, 최대한 많은 세탁물을 거둬가고 배달해야 인력적, 비용적으로 손해 보는 일이 없어진다. 세계적인 세탁 배달 기업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강구했다.

먼저 런더랩은 사용자가 한 번에 많은 세탁물을 맡길 수 있도록 유인하는 세트 상품을 서비스 전면에 내세웠다. 예를 들어 ‘오피스 시크(Office Chic)’라는 서비스를 구매하면 바지 2개와 스커트, 3장의 블라우스를 세탁할 수 있다. ‘스프링 클린(Spring Clean)’ 세트는 이불 빨래 전용 세트로, 베개와 베개 커버, 침대 커버 등을 한 번에 맡길 수 있다. 애당초 단 벌만 맡기려고 했던 고객에게 시즌에 맞는 세트 상품과 함께 작은 할인 혜택을 제시함으로써 투입 인력 대비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워시오의 경우 기술력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지난 2월 워시오는 ‘워시오나우(Washio NOW)’라는 당일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수거는 30분 안에, 배달은 24시간 안에 완료된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알고리즘 개선을 통해 배달원 1인 당 방문할 수 있는 고객 수를 늘렸기 때문이다. 닌자(Ninja)로 불리는 워시오의 배달원들은 현재 있는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배송지를 실시간으로 전달받는다. 이를 통해 기존 1시간당 두 군데에서 네 군데를 방문하던 닌자들은 이제 아홉명 이상의 고객을 찾아갈 수 있게 됐다.

크린바스켓 역시 이 문제를 나름의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고민 중이다. 김우진 대표는 적립금 이벤트가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예를 들어 특정 아파트 단지 지역에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에 주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적립금을 주는 식이다. 1시에 접속했던 고객도, 적립금을 받기 위해 할인 시간대에 주문을 넣게 되면 배달원은 밀집된 지역 내에서 효율적으로 세탁물을 수거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서비스 지역 확대와 배달 인력 확충 문제 역시 크린바스켓이 꼭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크린바스켓은 올해 말까지 판교, 분당, 부산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초기 투자금 1억 원으로 시작했던 크린바스켓은 현재 다음 단계 투자 유치를 위해 준비 중이다. 시장은 분명히 있고, 운 좋게도 아직 이렇다할 경쟁자는 없다. 수백만 자취생들을 위해서라도 크린바스켓이 여러 문제를 뚫고 건승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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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새롬
노력과 겸손, 지혜가 담긴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찰싹찰싹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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