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콤비네이터의 폴 그레이엄이 전하는 ‘초기 유저 확보를 위한 5가지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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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드롭박스, 스트라이프, 미미박스 등 세계적인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해낸 바 있는 와이컴비네이터에서 스타트업에게 전하는 가장 평범한 타입의 조언은 무엇일까? 그것은 "규모를 측정할 수 없는 작은 일"을 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규모가 안 나오는 일(things that don’t scale)”이란, 유저들의 숫자가 어느 정도 늘어나고 자생적으로 증가하는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스타트업 스스로 발품을 팔아 고객을 개발하고, 탁월한 사용자 경험의 설계를 위한 노력을 수동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폴 그레이엄은 이와 같은 영역의 일들을 10가지로 분류하고 본인의 홈페이지와, “규모가 안나오는 일을 하라(Do things that don’t scale)”는 에세이를 통해 그 통찰을 전한 바 있다. 오늘은 5가지를 추려 정리해본다.

1. 발로 뛰어 유저를 확보하라 (Recruit : users manually) 

폴 그레이엄은 작년 17.5억 달러(한화 약 1조 9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8천만 달러(약 861억 원)의 시리즈 C 단계의 투자를 마무리한 온라인 결제 서비스 스트라이프(Stripe)가, 와이컴비네이터 안에서 초기 유저 확보(User acquisition)를 위해 가장 공격적인 팀이었다는 예를 들며, "창업자가 해야 할 가장 평범한, 측정할 수 없는 일은 유저들을 수동적으로 모집하는 일이다. 거의 모든 스타트업이 해야 하는 일이다. 사무실에 앉아 유저들을 기다릴 수는 없다. 밖으로 나가 그들을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와이컴비네이터 내에는 “콜리즌 인스톨(Collision Inatall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데, "우리 베타 한번 써보지 않겠어?"라고 물어보고 나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으면 "좋아, 링크를 보내줄게"하는 창업자와는 달리 스트라이프의 콜리즌 브라더(Collison Brother)는 기다리지 않았다. 누가 스트라이프를 써보겠다고 하면, "좋아, 그럼 노트북 줘봐"라고 한 다음에 그 자리에서 설치해주는 것이다.

창업자들이 개별적으로 유저들을 모집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폴 그레이엄은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가장 상식적인 이유는 쑥스러움 혹은 게으름이다. 그들은 나가서 낯선 사람들과 얘기하고, 상대에게 거절당하느니 차라리 집에서 코드나 쓰고 싶어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 명의 창업자가 (일반적으로 CEO가) 영업과 마케팅에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창업자들이 이 길을 피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절대적인 숫자가 처음에는 너무 작기 때문에 크고 유명한 벤처들이 이 방법으로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복리 효과를 저평가하곤 한다. 와이컴비네이터는 모든 스타트업의 성장 지표는 주간 성장률로 진척을 평가하라고 격려한다. 만약 100명의 유저가 있다면, 다음주에 10명이 추가되면 주간 10%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 그리고 110명이 100명보다 크게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만약 매주 10% 성장한다면 얼마나 숫자가 커지는지 놀랄것이다. 1년 후에는 14,000명의 유저가 생기고, 2년 후에는 2백만 명이 된다."

실제로 스트라이프의 공동창업자인 패트릭 콜리즌(Patrick Collision)은 "어느 순간, 스트라이프의 느낌이 확연히 달라졌다. 우리가 밀어올려야 되는 바위에서 자체적인 가속도를 보유한 기차로 전환되었다”며, 덩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덩치 자체가 성장에 도움이 되는 과정을 언급한 바 있다.

에어비엔비 역시 초기에는 공동창업자들이 뉴욕의 집집이 방문하고, 새로운 유저들을 모집한 다음에 이미 모집된 유저들의 게시물을 개선하는 작업에 집중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폴 그레이엄은 와이컴비네이터의 화요일 저녁 모임마다 에어비앤비의 창업자들이 여행용 가방을 가지고 먼 출장에서 돌아오곤 했음을 회상했다.

2. 올바른 일들은 때때로 고되고 하찮아 보인다 (Fragile : right things often seem laborious and inconsequential)

“초기 스타트업에게 던져야 할 올바른 질문은 이 회사가 세상을 점령할 것인지가 아니라 만약 창업자가 올바른 것을 해낸다면,이 스타트업을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라고 폴 그레이엄은 이야기한다. 고객들과 스킨쉽을 나누며,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약 1달이라는 시간이 에어비앤비의 성공과 실패를 가로지르는 모멘텀이 되었다.

때때로 스타트업의 창업자 스스로의 가능성을 무시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폴 그레이엄은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제품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창업자들을 격려해줘야 할 때가 있었다고 고백하였는데,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역시 창업을 한 이후, 하버드로 복학하여 본인의 아이템을 저울질했던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폴 그레이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스타트업이 시장을 혁신해 내기 위해 취해야 할 올바른 방법은 때때로 고되고 하찮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과 조 역시 그들의 첫 고객의 아파트에 방문하여 멋진 사진을 찍어주었던 작은 차이가 숙박 업계를 혁신해 내리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생존을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가 커다란 공룡이 된 현시점에서 돌이켜 본다면, 그것은 대형 시장을 지배하기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 초기 시절 역시, 취미 수준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던 고객들을 위해 베이직 프로그램(Basic interpreter)를 짜고 있을 때는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언급을 통해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 역시 초기 트래픽을 창출하는 과정에서는 고되고 하찮아 보이는 일들을 거쳐야 함을 발견할 수 있다.

3. 초기 유저들을 행복하게 하라 (Delight : Make your initial user happy)

폴 그레이엄은, 2011년 서베이몽키에 인수된 온라인 설문조사 서비스 우프(Wufoo)가 새롭게 가입한 고객들에게 손글씨 감사 편지를 전하였던 예를 들며, 당신의 첫 고객은 당신의 서비스에 가입한 것이 그들의 인생의 최고의 결정이라고 믿게 만들어야 하고 이와 같은 경험들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용자 경험의 설계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폴 그레이엄은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엔지니어로서 길러졌다. 고객 관리 및 개발의 영역은 그들이 배운 요소들이 아니다. 당신이 설계해야 하는 것은 탄탄하고 우아한 사용자 경험이지, 영업 사원들에게나 어울리는 맹목적인 스토리텔링이 아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프로젝트 전반에서 좁고 한정적인 영역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데, 이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창업자들이 이와 같은 고객 개발 영역에 집중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이 때때로 이와 같은 접근이 측정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폴 그레이엄은 “아직 미숙한, 애벌레 단계에 머물고 있는 스타트업들은 잃을 것이 없다. 만약 당신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고객을 황홀하게 한다면, 언젠가 당신은 그와 같은 고객을 너무 많이 보유하게 되는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로 당신이 그 규모를 달성하게 된다면, 고객을 황홀하게 만드는 사용자 경험을 창출하는 과정이 당신의 비지니스 모델을 확장 가능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아가는 과정에 도움이 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당신이 예측했던 방법보다 훨씬 쉬운 방법이며, 이와 같은 접근이 당신의 조직 문화에 녹아들어 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즉 측정 불가능한 것들에 대한 노력이 오히려 규모 있고, 확장 가능한 비지니스 모델을 완성하기 위한 크리티컬 매스를 달성하는 데에 주요한 요인이라는 통찰이다.

4. 미치도록 훌륭한 사용자 경험 설계에 집중하라 (Experience : Focus on the insanely great UX) 

폴 그레이엄은 스티브잡스가 생전에 주로 인용한 어구, “Insanely Great(미치도록 훌륭한)”를 예로 들며, “스티브잡스는 Insanely(미치도록)이라는 표현을 Very(아주)의 동의어로 사용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글자 그대로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일상생활에 비교한다면 병적일 정도의 수준으로 고객을 개발하고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설계해야 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저희가 투자한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이와 같았다. 초보 수준의 창업자들에게 이와 같은 '미치도록 훌륭한(Insanely Great)의 개념이 쉽게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그것은 제품뿐 아니라 당신의 유저들의 경험들 자체도 미치도록 훌륭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품은 그저 경험의 한 부분일 뿐이다. 하지만 당신의 정성으로서 그 차이를 매꿀 수 있다면, 초기의 불완전하고 버그 투성이의 제품을 가지고도 유저들에게 미치도록 훌륭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완벽주의란 때론 게으름의 한 핑계거리일 수 있다. 대부분의 성공한 스타트업들에게 제품 및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폴 그레이엄은 “ 쥐덫을 만드는 과정은 그저, 물리적인 원자의 조직이 아니다. 그것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유저들간의 화학작용 속에서, 새로운 효용이 발생될 수 있다. 당신이 초기 유저들과 스킨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피드백은 가장 소중한 것이다. 만약 당신이 포커스 그룹 인터뷰(Focused Interview Group) 을 진행할만큼 성장한다면, 당신이 유저들의 집과 회사를 일일이 방문하며 그들의 피드백을 받던 시절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5. 의도적으로 좁은 시장에 집중해 보라 (Fire : Focus on a deliberately narrow market)

“때때로 의도적으로 좁은 시장에 집중해 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페이스북이 이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처음에는 하버드대학의 학생들만이 그들의 유저였다. 이와 같은 전략은 약 몇천명의 잠재적인 고객층을 보유할 수 있었지만, 하버드의 학생들은 이 서비스가 그들만을 위한 서비스로 느껴졌고 크리티컬 매스까지의 유저들이 가입하는 데에 성공했다. 페이스북이 더이상 하버드의 학생들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닌 시점에도, 페이스북은 특정한 대학의 재학생들만을 위한 서비스로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했다. 주커버그는 당시 각 학교별 전용 수업 시간표를 서비스에 녹여 내는 데에 상당한 공을 들인바 있는 데, 이는 각 학교의 학생들에게 서비스의 편안함을 가져올 수 있는 기능이기도 했다."

폴 그레이엄에 따르면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무의식적으로 이와 같이 시장을 선별하고, 세분화하여 접근한다고 한다. 그들은 자신과 친구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마침 그의 친구들은 주로 얼리어답터이기 때문에 그들의 피드백에 기반하여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우를 예로 든다면, 최고의 얼리어답터는 다른 스타트업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은 태생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잘 받아들이고 유연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와이컴비네이터의 폴 그레이엄의 에세이, "규모를 측정할 수 없는 일을 하라(Do things that don’t scale)”의 초기 유저 확보를 위한 5가지 조언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와이컴비네이터의 폴 그레이엄의 스타트업에 대한 통찰은 콜롬비아 대학교의 스티브 블랭크 교수의 조언들과 같이, 당장 우리가 지금이라도 실천 가능한 대안들로 가득하다. 당신의 스타트업이 고객과 피드백에 기반하여, 제품과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을 그야말로 미치도록 훌륭하게(Insanely Great) 설계하고, 적용하며, 고객을 개발하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는지, 때때로는 고되고 하찮아 보이더라도 훗날 지속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본질에 충실하고 있는 지 점검이 필요할 때이다.

사진 출처: robsobers

이 한종
이한종은 연쇄 창업자로, KBEAT의 공동창업자이자 CXO. 스타트업을 위한 초기투자 심사역 및 엑셀러레이터로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 및 뉴미디어 플랫폼 영역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연세대학교, SKP,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의 멘토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6년 런던 영화학교를 졸업했고, 2011년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walterlee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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