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없이 쏟아지는 읽을거리, 중요한 것만 밑줄 쳐 드립니다”, 마커 정철현 대표
7월 22, 2015

마커(Marker)는 뉴스 기사의 핵심 내용을 뽑아 보여주고 공유할 수 있는 기업용 모바일 뉴스 앱 ‘뉴스마커(News Marker)’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다.

마커의 앱, ‘뉴스마커’는 자동 요약 기술을 사용해 사용자가 뉴스를 읽기 전에 뉴스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을 파악해 알려준다. 기사를 볼 때 중요한 부분이 하이라이트 처리되어 보인다. 뉴스를 읽는 사람은 모든 글을 읽을 필요가 없이 하이라이트 부분만 숙지하면 되므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기존의 많은 미디어 관련 서비스와 달리 마커는 기업용 서비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직원들의 편의와 업무 능력 향상, 그리고 뉴스 저작권 등을 제공하고 월별 사용료를 기업으로부터 받는 방식이다. '비글로벌 서울 2015' 스타트업 배틀에 참여해 뉴스 마커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기도 했던 마커의 정철현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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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로벌 서울 2015 스타트업 배틀 현장에서의 정철현 마커 대표

마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마커는 사전적인 의미로 표시자를 뜻하는데, 글을 읽는 데 도움을 주는 표시자를 만들고자 지은 이름이다. ‘어떻게 하면 인류가 쉽게 글을 읽고 대량의 글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처음 사업아이템으로 문서 자동 요약 기술을 선정했다. 기존의 문서 자동 요약 기술을 변형하여 문서의 중요한 부분을 자동으로 찾아 하이라이트 해주는 기술로 만들었다. 모바일로 뉴스를 읽는 경우, 앱을 쓰는 비율이 굉장히 낮다. 대부분 웹 브라우저를 통해 포털 뉴스를 소비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기존의 방식대로 포털 뉴스를 소비하되 신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이번 가을에 출시 예정이고, 매달 4.99 달러(한화 약 5천 원)의 구독료를 받는다.

창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포스텍 박사 과정에서 텍스트마이닝을 연구하면서,  조그만 다윗 같은 기업들이 큰 골리앗 같은 기업들을 이겨내는 것을 보고 사업이라는 세계가 대기업들의 잔치가 아니며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도 좋은 아이디어나 비전을 가지고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진로를 창업으로 결정하게 됐다.

기존의 타 문서 요약 서비스의 약점은 무엇인가. ​

문서를 자동으로 요약하는 알고리즘은 50년 이상 연구된 분야다.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지만, 요약 자체의 한계가 있다. 원문을 대체해서 읽는 용도이기 때문이다. 요약 기술은 가끔 중요한 정보들을 놓치게 되는데, 그때 신뢰도를 잃는다. 기계가 사람이 하는 것만큼 완벽하게 요약하지 못하고 사람마다 원하는 부분이 다르므로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반해 마커가 가지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하이라이팅은 원문을 읽는 것을 대체하는 용도가 아니므로 가끔 부정확할 때라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또한, 원문 위에 하이라이팅을 하는 것이기에 어떠한 글 위에서도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심지어 요약문 위에서도 상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하이라이팅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하이라이팅 양을 동적으로 조절하는 기능도 개발했는데 테스트를 해보니 많은 사람이 복잡하다고 평가하여 배제했다. 기술적으로 좋아 보여도 소비자가 쉽게 적응할만한 기능만 넣자는 전략이다.

마커는 타 SNS와 어떻게 연동되어 있나. 

마커 자체가 비즈니스 용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공유 기능이 중요하다. 현재 마커는 에버노트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 에버노트에 요약본을 저장한 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보통 모바일로 기사나 글을 읽으면, 페이스북이나 메신저에 직접 링크를 공유할 수 있다. 마커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흔하고 쉬운 방식이긴 하지만 긴 기사를 공유하면 많은 사람이 읽지 않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요약본을 제공하면 기사 공유의 효율성이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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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없었나. 

많았다.  학위를 마치고 나서 연구실에서 연구과제를 하면서 창업을 준비했다. 나처럼 학위를 마치자마자 바로 창업하는 경우에 제일 부족한 것이 자본이다. 돈이 없어서 우선 가족들에게 조금 빌려서 컴퓨터를 갖추고 사람을 모았다. 다행히 연구 과제 덕에 학부생들에게 용돈을 주며 팀을 꾸려서 겨우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박사 졸업 후 주변 사람들의 기대감이 있었다. 교수로는 안 갈 거냐, 돈은 어떻게 벌 거냐, 취업은 안 하느냐 이런 말들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 그때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고 ‘나는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힘들었다. 하지만 하고 싶은 걸 하고 있기 때문에 버티고 있다. 우리팀은 점프 전 움츠린 상태다. 도약의 시기가 머지않았다고 믿는다.

5월에 개최됐었던 '비글로벌 서울 2015' 스타트업 배틀 참여 기업이다. 참여 후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비글로벌 서울 2015’는 잠재적 고객들의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 참여했다.  독립된 뉴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갔는데 최종적으로 상위 무대까지 올라가서 투자자와 일반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

실질적인 네트워킹의 성과는 있었나. 

뉴스 모니터링 산업의 대표적 기업인 멜트워터그룹 욘 리서겐 회장도 우리 부스에 와서 이야기를 나눴다. 텍스트 분석 기술을 공급하겠다는 회사도 찾아왔는데 그 회사와 협력하면 타국 언어로의 확장이 굉장히 쉬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일반인 분들의 피드백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전략을 수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지난 일 년간 창업 과정에서 느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자본이 없으면 어렵다는 점이다. 밑천 없이 장사한다는 것이 굉장히 피 마르는 일이다.  단순히 꿈과 비전만 있으면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여유 자본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 하나는 글로벌 시장만을 바라보고 수익 모델을 구상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수익 모델 없이 사용자 수를 크게 늘려 그다음 수익 사업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설정했는데 비현실적이었다.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투자자가 투자하지 않는다. 돈에 말라죽을 수 있다. 그래서 적은 돈이라도 선순환 고리로 매출을 만들어내고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작지만 알차게 만들어가며 처음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VC가 3년 후에 자금을 회수할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 환경에 맞추기 위해서는 손익분기점을 최대한 빠른 속도로 돌파해야 한다. 새로 기획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처음부터 수익을 내는 형태로 기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마커의 비전과 목표는 무엇인가. 

일단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겁게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또는 웹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단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예전에는 글로벌 시장만을 노렸는데 어차피 한국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성장하려면 국내에서 통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일단 로컬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것을 기획하고 있고 그것을 잘 만들어 내고 싶다. 장기적으로 다양한 텍스트마이닝 기술로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다.

APGC LAB
APGC-Lab은 포스텍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입니다. 포스텍 동문 기업 협회인 APGC(Association of POSTECH Grown Companies)와 포스텍이 함께 설립하였으며, 지난 가을부터 포스텍 구성원의 창업 과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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