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당신의 감정을 조정한다 : 페이스북과 괴벨스의 입
2014년 07월 01일

111

1차 세계 대전에 패배하여 실의에 잠겨있는 독일인들을 20여년만에 다시 세계를 향한 전쟁의 불구덩이로 몰아 넣은, 대중 선동의 달인 '요제프 괴밸스(Paul Joseph Goebbels)'. '괴밸스의 입'이라고 불리우던 라디오의 빠른 보급을 위해, 괴밸스는 국가 보조금을 통해 당시 독일 노동자들의 평균 급료인 35마르크만 있으면 누구나 라디오를 구매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독일인들은 처음에는 라디오를 통해 나치의 일상이 소개되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으나, 아무렇지도 않게 나치의 소식을 듣게 되었고, 어느새 라디오에서 전하는 나치 이야기, 그리고 히틀러의 제국주의 사상을 찬양하며, 다른 이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이성은 필요없다. 감정과 본능에 호소하라', '위기를 성공으로 이끄는 선전이야말로 진정한 정치예술이다'등의 선전 전술을 통해 독일 국민을 요리했던 괴밸스의 대중 심리술은 오늘날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70여년이 지난 오늘,  전세계 12억 가입자를 기반으로, 유저들의 '감정 전이'와 전염 가능성을 위한 무작위 실험을 전개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행보에서, 과거 괴밸스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건, 필자만의 우려일까?

23(Aving global network news 제공)

 페이스북은  여전히 진화중인 다양한 알고리즘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다. 뉴스피드상에서의 시의성(Time)과 친밀도(Affinity), 가중치(Weight)를 고려하여 콘텐츠의 도달을 결정하는 그 유명한 엣지랭크(Edge Rank)에서부터,  친구들의 게시물 가운데 사용자가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게시물을을 뉴스 상단까지 끌어 올려 주는 스토리 범핑(Story bumping), 그리고 여전히 비밀리에 진행 중인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까지, 우린 이 모든 페이스북의 노력이 100% 사용자의 만족과 편의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사용자들의 모든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데이터 베이스화하여, 최적의 광고플랫폼을 구축하려는 또 다른 야심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8989

또한 페이스북의 포스트에 게시된 텍스트들을 분석하여, '세상을 이해한다'는 마크 주커버그의 비전이 보여주듯이, 페이스북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알고리즘적 환경의 크기와 범위를 지속적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페이스북의  감정 전이 및 전염에 대한 무작위 실험은 인간의 무의식적 반응과 같은 두뇌 자극 활동을 분석하여 마케팅에 접목시키고자 하는 뉴로마케팅(Neromarketing)을 위한 시작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진화한 알고리즘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과정에 우리가 참여하게 만든다. 그리고 알고리즘은 우리가 정보에 좀 더 접속할 수 있게 하지만, 거대한 정보의 양은 인간으로서는 더 이상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또한 알고리즘은 우리의 선택 능력과 행위 능력을 증강시키지만, 그들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으며 또한 통제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페이스북에 이어, 2억 3000여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유럽 최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브콘탁테(VKontakte)의 경우 창업자 드로프가 지난 4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과의 권력싸움에 밀려 망명을 떠나며 브콘탁테가 프로파간다(정치 선전)의 도구로 전락할 것을 우려한 바 있다. 또한 전 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2013년 폭로한 미국 정부의  '프리즘' 프로젝트는 이와 같은 알고리즘에 대한 데이터 처리가 결코 중립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필자의 글이 (개인적으로 존경해 마지않는) 마크 주커버그의 해커스 웨이(Hacker's way)를 폄훼하는 음모론으로 해석되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산드라 알바로(Sandra Albaro)가 '알고리즘의 힘 :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문화를 설정하는가?(The power of algorithms : How software formats the culture)'에서 밝힌 바와 같이, 현 시점에서 우리가 문화를 형성하는 과정 속에 알고리즘이 개입하고 있는 과정 및 역할에 대한 비판적 논쟁을 독려하는 지점에서 독자와 만나고 싶다.

Reference :THE POWER OF ALGORITHMS: HOW SOFTWARE FORMATS THE CULTURE, Sandra Álvaro, CCCBLAB 2014

0 0 votes
Article Rating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0
Would love your thoughts, please comment.x
()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