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실리콘밸리] 투자의 시작과 끝 (1)
2014년 02월 07일

A. 상황의 반전

Springtime-for-VC

2013년 봄이다. 실리콘밸리 지역은 3월부터 11월까지는 대충 날씨가 비슷하기 때문에 날씨로는 봄이 왔다는 느낌은 덜하다. 하지만 12월말부터 3월초까지는 나름 지중해성 기후로 비가 주룩주룩 올때가 많고, 3월로 넘어가면 우기가 끝나간다. 그리고, 꽃가루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긴장하기 시작한다. 물론 5~6월이 알러지의 가장 극한이지만, 봄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비오버그(BeeOrBug)의 사업은 이미 봄을 맞은지 오래이다. 2012년초까지 회사 사업모델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고, 신규고객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으나 기존고객 또한 높은 수준으로 이탈하여서 순증이 많지 않았고, 펀딩 환경의 악화로 회사의 조직 역시 흔들리면서 몇몇 주요 엔지니어들이 회사를 떠나기도 하였다. 하지만 Series B-1 펀딩 이후, 그리고 아비브가 CEO로 역할을 시작한 이후, 회사의 트래픽이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하였고, 멤버십의 정교한 설계와 다른 가입자들간의 커뮤니케이션 및 네트워킹 기능 강화로 유료 가입자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다.

올해 1사분기에는 이미 연간기준 5000만 달러(한화 약 537억9,000만 원)정도의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영업이익 역시 다음분기 내지는 다다음분기가 되면 분기 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또한 IPO 시장의 분위기가 좋아지고, JOBS Act에 따라 IPO 진행이 용이해짐에 따라, 투자은행 (IB)들이 회사에 계속 방문하면서 IPO를 나가라고 종용하기 시작하였다. 투자은행의 뱅커들은 말쑥한 차림에 단정한 머리, 쾌활한 웃음에, 자본시장의 현황을 재밌게 풀어나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애널리스트들을 밤새 돌려서 만든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들고 IPO가 가능한 회사들을 만나고 다닌다. 그리고 돈이 된다고 생각되면 끝까지 달려드는 적극성까지 보유하고 있다.

작년말부터 몇몇 대형 인터넷 미디어 기업에서 M&A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 밸류에이션이 2억 5천~ 3억 달러 정도까지 언급이 되고 있는데, 이사회에서는 IPO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사회멤버인 팔로 알토 파트너스(Palo Alto Partners)의 알버트와 해밀턴 벤처스(Hamilton Ventures)의 제이콥 역시 급하게 회사를 매각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알마 벤처스(Alma Ventures)에서 이사회에 참여한 크리스 파운드 (Chris Pounds)는 가장 유쾌한 상태이다. 이렇게 빠른 시간내에 회사의 가치가 오르리라고는 자신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알버트는 빠른 시간내에 회사의 가치가 급락하고 급등하는 경험을 모두 했지만, 지금이 중요하니, 여하간 이사회 모두 유쾌한 상태이다. 회사가 잘 되면, 이사회의 분위기는 화창한 봄이다.

 (다음 편에 계속)

 Editor’s Note: 실리콘벨리에서 벤처케피탈리스트로 활동 중인 이호찬님은 많은 이들에게 실리콘밸리와 그 안에서 호흡하는 VC의 일상을 보다 상세하고 현장감있게 전달하고자, 실리콘밸리와 투자자의 이야기를 소설(픽션실리콘밸리) 형태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호찬님의 픽션실리콘밸리는 beSUCCESS에서 주 1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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