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보드 기업가치 8,600억, 미디어의 지형 변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013년 10월 02일
웹 2.0은 연결된 모든 디바이스를 포괄하는 플랫폼으로서의 네트워크이며 플랫폼으로서의 네트워크 고유의 장점을 잘 살리는 것이 웹 2.0 어플리케이션이다. 즉, 웹 2.0 (혹은 웹 2.0 어플리케이션) 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한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자신의 데이터나 서비스를 다른사람들이 재가공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을 하면서, 자신 역시 다양한 출처의 데이터를 사용하고 재가공하며, 참여의 아키텍처를 통해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 내고 웹 1.0의 페이지 메타포를 넘어선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팀 오라일리, 2004
 

200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출판 전문회사 오라일리 미디어의 팀 오라일리 대표가 '웹 2.0'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지, 어느덧 10여년이 지났다. 오라일리는 아마존, 위키피디아, 딜리셔스 등 닷컴 버블 이후에 살아남아 번창하는 사이트들은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하며, 이런 공통점을 지닌 웹 사이트를 '웹 2.0'이라는 용어 아래 묶은 것이다. 이후, 그가 제시한 '웹 2.0'의 개념은 세계 IT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가 제시했던 '웹 2.0'의 개념은 창조적 파괴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웹 2.0'시대의 가장 큰 도전을 받았던, 전통서적의 출판사를 이끌던 그는 1990년대에 사상 최고로 빠르게 성장한 출판사라는 영광을 뒤로 하고 전체 직원의 20%를 해고해야만 했었던 아픔도 겪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도, 그를 남다르게 했던 점은 돈을 벌고 있는 비지니스에 대한 '자기잠식'을 감수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도전을 위해 지속적인 실험을 전개했다는 점이다. 출판사의 핵심이자 힘은 콘텐츠에서 나오기 마련인데, 오라일리 출판사는 무료로 핵심적인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개방하는 결정을 내린다. 그는“우리 콘텐츠에 DRM을 씌우지 않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우리 콘텐츠를 무상으로 쓰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책 자체에 쉽게 접근하도록 한다”라며, '웹 2.0이란 무엇인가'라는 논문을 무료로 공개하고 100만회 이상의 다운로딩을 일으킨다. 그는 이 논문을 통해, 얻은 명성과 평판을 기반으로 웹 2.0 엑스포, 웹 2.0 서밋과 같은 컨퍼런스를 열어, 향 후 8년동안 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게 되었다. 국내의 언론사와 파워블로거들에게도 이와 같은 '창조적 파괴'는 여전히 유효한 화두이다. 
 
오가닉미디어의 윤지영 대표는 '아마존은 왜 소셜 미디어인가?'라는 블로그를 통해 커머스 사업자의 고민은‘얼마에 팔 것인가?’보다 ‘무엇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자 스스로 매개자가 된다면 모든 커머스 모델은 소셜 미디어가 될 수 있다. 아마존은 20년에 걸친 진화 과정을 통해 이것을 입증한 셈이다. 소셜 미디어는 구매자를 참여자로, 참여자를 매개자로 만들고 서로를 상호의존적 관계로 묶어서 네트워크를 성장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사용자 관계, 콘텐츠 관계, 네트워크 규모를 모두 갖춘 아마존의 진화가 무섭고 궁금한 이유이다"라며, 콘텐츠를‘작품’으로 보지 않고 상호작용을 위한‘거리’이자 '매개체’로 보는 지점에서 비지니스의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이, 국내의 언론사, 혹은 콘텐츠 프로바이더는 버티컬한 영역에서, 구매자 혹은 참여자의 자생적인 참여와 공유를 이끌어 내는 플랫폼을 구축해 내어, 이를  기반으로 수익구조를 모색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플랫폼을 구축하는 과정에서는 신규 리더(lead)를 발굴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한번 찾아 온 리더를 고객(customer)으로 만들고, 그 고객을 장기간 함께할 클라이언트(client)로 만드는 전략이 더 중요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내는 생태계 구축과 검색엔진의 최적화를 통한 SEO 전략,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활동, PaidAd와 같은 데이터 분석이 통합적으로 설계되어야 하는 데, 미국의 데이터분석 솔루션 회사 서치 매트릭스는 'Google ranking factors U.S 2012'라는 글을 통해 구글의 랭킹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에 대한 자체적 리서치 결과를 공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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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공유하기 횟수가, 최상위 노출을 위한 가장 주요한 요소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으며, Backlink의 숫자들 또한 여전히, 중요한 팩터임을 알 수 있다. 페이스북의 도달률, 좋아요 버튼 클릭의 횟수, 트윗등, 콘텐츠의 상호 연결성에 주목하는 알고리즘이 랭킹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Adlink, Adsense등 너무 많은 광고적요소들은, 랭킹 시스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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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한국의 미디어 지형으로 눈을 돌려 보도록하자. 여전히 페이지뷰에 의존한 비지니스모델에 집착하고 있는 과거지향적인 대형 언론사들과, 정치적 압박속에 뉴스 스탠드의 미래를 만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네이버의 독과점 구조가 붕괴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는 시점이다. 최근 리즈비 트래버스 매니지먼트와 골드만삭스로부터 5,000만달러(약 540억원)를 투자 받은 바 있는 플립보드는 현재 기업가치가 약 8억달러(약 8,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1년 플립보드의 기업 가치는 2억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불과 2년 만에 몸값이 4배나 뛴 셈이다. 플립보드가 경향신문, 한국경제신문, 한겨레신문 등 20여개 온·오프라인 언론과 콘텐츠 제휴관계를 맺고 플립보드만의 편집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플립보드의 부사장 알렉산더는“우리는 인터넷 광고가 매우 추하다(ugly)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모바일 광고를 잘못 누르면 짜증을 내죠. 그건 좋은 광고가 아닙니다. 그런데 보그 잡지를 사는 사람은 광고를 좋아합니다. 예쁘거든요. 광고는 잡지에서 콘텐츠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보그에 광고가 없다면 살 건가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잡지에서 새로운 가을 패션과 드레스, 핸드백을 보고 싶어할 겁니다.”라며 광고의 콘텐츠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누구든지 자신이 고른 콘텐츠로 매거진을 만들어 공유하며, 그 가치를 재생산해 내는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플립보드의 행보와 함께, 버티컬 영역에서 최적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며, 비지니스의 기회를 창조해 나아가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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