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F Speaker Interview] NOOM 정세주 대표, “글로벌 진출, 구심점과 절실함이 없다면 무너집니다.”
2013년 12월 17일

Editor's Note: 본지는 오는 20일 창업진흥원 주관으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글로벌 케이앱 페스티벌(Global KAPP Festival) 행사에 초청된 해외 연사들과 사전 인터뷰를 진행 중이며, 기사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 대한 그들의 진솔한 생각과 조언을 전하고자 한다. 

첫 번째 인터뷰 대상은 전 세계 헬스케어 분야 최고 앱으로 꼽히는 '눔(NOOM) 다이어트 코치'의 정세주 대표이다. 그는 이번 GKF 행사에서 '글로벌 진출, 태생이 한국? 미국?'이라는 주제로 한국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전략과 기술 트렌드에 대해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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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눔(NOOM) 정세주 대표]

[사진: 눔(NOOM) 정세주 대표]

올해 눔 다이어트 코치(구글 플레이, 앱스토어 판매)는 2013년 구글 플레이 헬스케어 분야 최고 앱으로 선정되었으며, 지난 11월 서비스의 iOS 버전을 론칭하였다. 이 또한 출시하자마자 앱스토어에서 '12월 최고 무료 앱'으로 선정된 바 있다. 안드로이드와 iOS 스마트폰 사용자 모두에게 재미와 실용성 모두 인정받았다. 현재 50여 명의 임직원이 눔에 합류하였으며, 사업 지역 또한 확장하고 있다. 뉴욕 본사를 중심으로 한국 지사와 일본, 독일, 영국까지 지사를 확대하여 성장하는 중이다. 이런 성장에 대해 그는 '동료가 많아지니 대표로서 더 잘해야하고 회사도 내실 있게 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하는 부담을 느낀다"며 겸손히 대답했다. 얼마 전에는 미국 NBC 방송국과 함께 ‘상처 입은 자와 함께 걷기(Walking With The Wounded)’ 후원사로 참여하여 영국 해리 왕자와 함께 남극 탐험 여정에 참여하였다.

바쁜 행보 가운데 그는 다수 창업 실패와 험난한 뉴욕 생활 그리고 눔 창업 성공 등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한국 스타트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단 이틀간의 한국 일정을 마련하였다. 그는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이들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이와 같은 행사에 많이 참여하고 계시며 왜 오시는지 안다.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욕심이 있다. 그러나 한국 스타트업 소식을 들으면서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있다."라고 하였으며, "사실 내가 조언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심스럽다. 그러나 나의 경험과 지식을 전하는 이유는 그들이 '내가 경험한 실패를 그들이 똑같이 경험하게 할 순 없다'라는 다짐 때문이다. 대단한 전략이 아니라 내가 겪은 고생의 과정과 깨달음이 도움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강연 주제가 "태생이 한국? 미국?"이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가?

 - 사업에는 일반론이 없다.

항상 이야기하는 나만의 원칙이다. 글로벌 사업하는 데 어떠한 방법이 옳다 그르다 단정지을 수 없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사업 경험을 토대로 내린 결론과도 같다.

"왜, 어떻게 글로벌 사업을 하는가? 왜 외국에서 시작했는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또한 글로벌 사업에 관심이 많다. 특히 일본은 한국 시장과 매우 유사하다. 일본 미디어나 기업으로부터 다수의 인터뷰 요청이 들어온다, 그 질문을 보면 한국에서 물어보는 사항이랑 똑같다. 비단 아시아 시장만 해당하지 않는다.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도 똑같은 질문을 한다. 이 나라들의 공통점이 대기업이 내수와 외수를 전부 장악한 시장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국가 차원에서 무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 육성 정책을 마련하여 글로벌 진출을 장려한다. 이와 유사한 곳이 이스라엘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에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 '글로벌 진출'을 너무 대단하고 넘을 수 없는 산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번지점프를 뛰기 전에 분석을 너무 많이 하다보면 뛰어내리지 못한다. 글로벌 시장에 나와 경험을 쌓으며 배워야 한다. 사람은 배운 만큼 알게 되어 있다. 미국에 머무는 한국인 중에서 매달 다섯 분 정도가 눔 사무실을 찾는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 중에 제대로 사업을 진행한 분이 단 한 명도 없다. 반면, 최근 들어 타파스 미디어 김창원 대표와 플리토 이정수 대표, 에스이웍스 홍민표 대표 등이 미국에서 제대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들의 성장이 기대된다.

 

한국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해외 진출을 준비함에 있어 실질적인 조언을 준다면?

- 현지 사람을 동역자로 세워라

이는 눔의 글로벌 사업 원칙이다. 현재 눔은 뉴욕 본사와 한국, 일본, 독일, 영국 총 4 곳에 지사를 두어 각 나라에서 서비스를 론칭하였다. 지사를 세우는 과정에서 반드시 현지인을 동역자로 고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눔이 원하는 '현지인'이란 그곳에서 태어나 전통과 현대 문화를 경험하며 자란 사람이다. 눔 다이어트 사업은 물론 다른 사업에서 또한 마케팅이 2 퍼센트 부족하더라도 굉장히 어색하다.

예를 들어, 한국어를 잘하는 재미 교포인 친구가 눔 다이어트 코리아 버전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번역이 어색하면 무료 서비스 사용 수준에 그친다. 유료 사용자를 포섭하려면 사용자의 감성에 호소할 만큼 완벽한 서비스와 마케팅이 필요하다. 특히 언어는 6개월마다 새로운 트렌드가 출현하다. 요즘 한국에서는 "느낌아니까~"라는 표현이 유행이다. 이런 트렌드 감성을 아는 현지인을 동역자로 고용해야 한다.

 - 영어, 잘해야 좋은 것이다

한국 본사의 미국 현지 관계자 중 한국 관계자를 무시하는 경우는 물론 한국 본사에 대한 충성과 애사심이 저조한 경우를 흔히 접하였다. 자격 미달인 협력자들도 많지만 한국 관계자의 영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올바른 협력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영어를 잘해야 한다. "영어 못한다고 사업 전혀 할 수 없나"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사업을 잘 하려면 영어를 잘해야 한다. 영어가 서투르면 사업에 한계가 많다. 

- 대표가 직접 현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사업을 일궈야 한다

한 기업의 대표로서 외국에서 사업하고자 한다면 대표가 직접 현지에 나와 처음부터 끝까지 사업을 일궈야 한다. 그렇게 해야 사업과 문화, 인맥, 영어 모두 배울 수 있다. 뉴욕은 가장 싼 스튜디오룸(한국의 원룸) 월세가 미화 1,800불 (한화 200만)이다. 살인적인 물가 때문에 뉴욕에서 버티고 살아 남는 것 자체가 첫 관문이다.

 

미국, 특히 뉴욕이라는 공격적인 시장에서 한국 사람으로서 스타트업을 키울 수 있었던 강점은?

 - 첫째, 명확한 구심점을 지녀야 한다

미국 문화를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전략을 바꿨다. 나는 미국의 문화를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한국인으로서 나의 문화를 솔직하게 보여주며 입장하려고 한다. 그 이유는 사람은 구심점이 있어야 멀리 나아갈 수 있다. 내가 돌아갈 구심점이 있어야, 명확한 근원지가 있어야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배도 한국에 있는 배가 가장 멀리 간다.

 - 둘째, 있는 '그대로' 인정해라.

이해하려고 한다면 힘들다. 눔은 10개국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라마다 국경일이 다르고 서로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휴일 조차 관리하기 힘들다. 그래서 눔 내에서는 국경일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알아서 쉬도록 한다. 또한 서로 다가가는 방법 또한 다르다. 하지만 편한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려고 하니 훨씬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였다.

[사진: 뉴욕 본사 직원들과 함께]

[사진: 뉴욕 본사 직원들과 함께]

 

한국에만 법인이 있는 경우, 미국에서 투자 받을 수 있는가?

 - 절대적으로 어렵다

한국 법인이더라도 전도유망하다면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알 정도로 잘 나가는 회사들을 연결해주었는데 모두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미국 지사를 한국 본사가 관리함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시차와 거리 문제만으로도 관리가 어렵다. 미국 지사가 없다면 투자가 절대 성사될 수 없다고 봐야한다.

미국은 각종 세금과 관세법 등 기업 관련법이 가장 유동적이기에 사업 하기 좋은 환경이다. 미국에서 벌어들인 수입을 한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쉽다. 반대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어렵다. 한국에서 미국 지사를 설립하는 과정과 비용이 만만치 않으며 자산관리 운영의 어려움 등 많은 장애가 있다. 미국 투자사 입장에서는 그런 기회 비용 대비 한국 기업의 가치가 크지 않다면 투자를 고려하지 않는다.

- 투자는 결혼과 비슷하다

첫 시작부터 좋으면 다 좋아진다. 그러나 안되는 요소가 많아지면 과감하게 접어야 한다. 여기에서 흔히 "Why Bother?"라는 표현을 쓴다. 사업은 급속도로 망하기 쉬운데, 안되는 조건이 쌓이는 상황에서 이를 하나씩 극복하려고 하면 시간, 비용 등 모든 리소스 낭비이다.

 

미국 지사에 한국인 아닌 미국인을 CEO로 두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가 들어갈 수 없는 Inner Circle이 있나?

- 신뢰할 만한 현지인을 공동설립자로 세워야, 기업의 성장에 충돌이 생기지 않는다.

CEO든 COO든 직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반드시 공동설립자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현지에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기업이 성장할 때 충돌이 날 것이다. 확실히 Inner Circle이 존재한다. 그러나 학연과 지연, 평소 친분관계가 비즈니스에 작용하는 장점이 많기에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가장 잘 아는 사람에게 더 많은 신뢰가 쌓이는 법이다. 사람을 사귈 때 공통점이 많은 사람을 찾아가기 마련이다. 사업할 때도 마찬가지로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

 - 기업의 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또한 회사 수준에 적합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1,000억 규모에 맞는 사람을 뽑으려면 이너 써클 내에서 영입할 수 밖에 없다. 회사에 우선되는 사람, 우선되는 조건을 고려하면 당연한 사항이다.

 - 그러나 일반론은 없다

그러나 그 이너 써클이 대단하다고 할 수는 없다. 단지 오늘 유명한 공연이 열리는데 내가 오늘 못가서 후회할 수 있다. 그러나 심각하게 후회할 필요도 없고 쫓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잘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에 신경쓰지 않는다. 이너써클이라는 기회 비용 대비 최선을 다한다면 그게 바로 정답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사업에 있어서 일반론은 없다. 투자사가 원하는 미국 현지 CEO 대신 다른 사람을 세우고 싶다면 투자사를 설득하면 된다. 그것이 사업하는 대표의 역할이다.

 

사업 때마다 번아웃의 시기가 다가오는데 이를 위해 어떻게 대처하는가?

 - 인내심이 좋다.

가장 먼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부모님 덕분에 인내심이 강하다. 사업에 있어 큰 일부터 사소한 일까지 일이 많아 스트레스가 심하다. 그러나 주변에 성공한 이들을 보니 즐길 줄 아는 이가 성공하더라. 잘 버티는 자가 성공한다. 문제적 현상을 거듭 고민하면 스트레스가 더 심해질 뿐이다. 본래의 상황만을 받아들이도록 노력하니 스트레스 관리가 되었다.

 - 헤비메탈 매니아라서 매일 메탈 음악을 듣고 공연장도 많이 찾는다. 

뉴욕 본사에 큰 스크린 두 대를 두었다. 하나는 업무용이고, 하나는 메탈리카 같은 헤비메탈 라이브 콘서트 영상을 계속 틀어놓는다. 소리는 나지 않고 화면만 나온다. 시간이 나는 대로 팀원들과 운동하거나 맨하탄 공원 산책, 브런치 등을 즐긴다. 같이 걷고, 술 한잔으로 수다를 나누며 스트레스 자체를 증폭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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