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절대 부추기지 마라! – 전하진 의원 인터뷰 (2/2)
2013년 08월 14일

과거 우리 벤처 1세대가 활동할 때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고 봐요. 예전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창업을 지원해주는 많은 그룹이 존재하고 있어서, 구조적으로 또 제도적으로도 창업자체가 쉬워진 건 사실입니다.

전하진의원창업, 그 이후에는 정교한 먹이사슬이 필요하다

실리콘벨리는 요즘 마이크로스타트업이 대세입니다. 즉 1인기업의 소액창업도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한 건데요. 과거보다는 훨씬 적은 리소스로 창업이 가능해 졌는데, 문제는, 창업 이후라고 봐요. 결국, IPO나 M&A까지 가야 하지만 아직 한국 생태계는 요원합니다.

그건 아직 우리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해서 그 먹이사슬을 보다 정교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이 커요.

코넥스나 크라우드 펀딩이 그 고민의 결과 중 하나입니다. 아이디어가 있는 누군가가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모아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하고, 그 과정에서 싹수가 보이면 다음단계로 엔젤/VC 에게 투자를 받는 것이지요. 그리고 유의미한 결과를 달성하면 그 때 코넥스에 상장시키는 구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 그리고 법적인 보호 장치의 필요성

자연스럽게 크라우드 펀딩으로 화제가 전환되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의 도입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나 그 운영 주체가 금융위(자본시장법)가 되느냐, 중기청(창업지원법)이 되느냐에 대해서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대립지점은 바로 투자자 보호. 금융위 측은 크라우드 펀딩에도 적절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있어야 시장이 건강해지고 투자자들도 모인다고 보고 있으며, 중기청측은 크라우드 펀딩의 투자에 대한 보호 여부는 철저히 시장에 맡겨야 하며 금융위 주도로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도입되면 규제가 강화돼 관련 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 주요 입장이다. 전하진 의원은 후자의 입장으로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하였다.

아무래도 투자자 보호 측면이 들어가게 되면 크라우드 펀딩의 취지가 저해될 수 있어요, 창업지원법이 아닌 자본시장법에서 운영하더라도 크라우드 펀딩이 갖는 취지를 살려야 합니다.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뭘 보호하느냐, 어떻게 보호하느냐.가 문제인데요. 결국 크라우드 펀딩도 투자이고, 펀딩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이 회사는 투자 할만한 회사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건데, 아직 사업을 제대로 전개하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 이들이 좋은 싹이 될 것이냐 안 될 것이냐를 판단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가진 사람들이 투자하는 것이 크라우드 펀딩이지,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투자하는 건 아닌 거에요. 그래서 보호하면 안된다는 것이 것이 제 입장입니다.

즉, VC가 실패한 투자에 대해 보호받지 못하듯이 크라우드 펀딩도 인사이트가 있고 본인의 투자에 대해서 책임질 수 있는 이들만이 해야 한다는 것이 전의원의 생각이다. 이와 관련하여 8/29일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시작되는 벤처 생태계의 먹이사슬

크라우드 펀딩이 잘되게 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엑싯(Exit)이 가능해야 합니다. 1,000만원 투자한 사람들이 IPO나 M&A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

저는 이런 그림을 그려요. 아이디어만 갖고 있고, 돈 구하기 어렵고, 이런 이들에게 100만원이든 1,000만원이든 투자를 하고, 그래서 이 사람이 쭉 하다 보니 가시적으로 뭔가 나왔어요. 창업펀드나 엔젤투자자들이 이 과정을 모니터링을 하고, 이 친구가 해볼 만 하더라…하고 판단되면 그때 제대로 된 펀드가 투자를 들어가는 것이지요,

그렇게 창업펀드가 투자할 때, 크라우드 펀딩으로 투자된 주식을 새로 들어오는 펀드가 인수할 수 있다면, 크라우드 펀딩으로 투자한 이들은 Exit이 가능해 지는 것 아니겠어요? 지금은 새로투자하는 펀드는 구주인수를 못하게 되어있기에 크라우드 펀딩한 사람들에게는 그 단계에서의 exit이 불가능 하지요. 결국 제 목표는 자본시장법이든, 창업지원법이든, 크라우드 펀딩의 취지가 잘 운영될 수 있게 하여 크라우드 펀딩이 생태계 먹이사슬의 시작으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올해 안에는 분명 어떤 방법으로든 통과가 될 것입니다. 이번 공청회에서 많은 의견이 수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확실한 철학과 Exit Plan을 지닌 사람만이 투자하라!

개인의 주식 투자이건, VC의 투자이건, 크라우드 펀딩이건, 결국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는 사람만이 해야되며, 그들이 빠른 시일내에 exit을 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정비한다는 것이 전하진 의원 주장의 골자이다. 투자에 대한 확실한 철학, 그건 과거 벤처활동을 통해 축적된 것으로 느껴졌다. 이러한 투자에 대한 확실한 철학이 있다는 것은 반대로 ‘투자자들은 이래야 한다 라는 인사이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투자를 한다는 것은 결국 인사이트를 통한 의사결정이라고 봅니다. 그 인사이트로 기업가와 기업을 평가할 때 엣싯플랜(Exit Plan)까지 염두해 두고 투자를 해야 합니다. 적어도 이 회사를 (예를들자면)구글에 누구에게 야후의 누구에게 팔 수 있을 정도의 네트워크를 갖고, 투자하고자 하는 대상이 빅 가이들과 시장이 필요로 하는 프로덕트(or서비스)인지, 나중에 이 기업이 어느 정도 결과물이 났을 때 M&A를 할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을지를 예측 하며 투자를 하는 것이지요. 저쪽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찾고 잇는데 이쪽에서 이정도 투자해 키우면 엑싯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정도의 네트워크와 인사이트를 갖고 있는 사람이 VC를 해야 되지 않을까요?  

아쉽게도 우리나라 심사역들은 벤처 출신보다는 금융권 출신들이 많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실제로 벤처를 해봤던 사람들이(망했던 성공했던) 기업가를 알아보는 거에요. 그들이 자기가 커오는 과정에서 가졌던 네트워크와 인사이트가 연동되서 피투자 기업을 인큐베이션 하고 키워줄 수 있는 구조가 되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벤처 케피탈이라고 얘기 할 수 있는 것이구요

자신의 성공스토리를 갖은 사람들이 재투자하고 인큐베이션 하는 구조가 되었을 때 그야말로 제대로 된 VC들이 잉태되었다고 봐요. 그런 의미에서 요즘에야 괜찮은 VC나 엔젤투자자들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요. (본엔젤스나 프라이머, 소풍 등이 등장하며 한국 생태계에서도 성공한 기업가의 초기기업 투자라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떡잎'이 잘자라게 생긴 녀석들'만' 골라 키우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구축되길

벤처 투자자에 대한 그의 확고한 생각을 들어보니, 생태계 전반에 대해서도 명확한 그만의 견해가 있을 것 같았다. 벤처선배로서, 그리고 벤처생태계를 위한 의정활동을 펼치는 국회의원으로서 작금의 벤처생태계에 대해 무언가 할말이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창업을 부추기는 문화가 되고 있다는 건데요.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정부에서 돈을 빌려주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어찌 보면 그건 약탈적 대출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창업하고 성공하기 보다 망할 확률이 더 크다는 건 상식인데요. 망할 확률이 높은 이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 분명 위험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정부는 3년미만의 기업들에게는 돈을 빌려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왜 3년이냐.. 저는 기업은 적어도 3년은 지나야 법인으로서의 자격을 갖췄다고 봅니다. 3년은 되야 히스토리가 생기는 것이죠. 3년의 히스토리가 있어야 금융권이나 투자자가 기업을 평가할 만한 기본적인 데이터가 생기니까요.

그럼 1년도 안 되는 회사를 무엇을 갖고 판단할 것 인가. 사업계획서 가지고? 이건 말도 안되는 거에요. 결국 사람을 보는 건데. 그럼 그 사람을 어떻게 판단을 하느냐가 또 문제이죠. 공무원들이 어떤 기준에서 사람을 판단하고 돈을 빌려줄 수 있을까요? 그래서 인사이트가 있고, 위험도 함께 감당할 이들이 투자할 수 있는 크라우드 펀딩 등의 펀드레이징 제도가 보완되야 하구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될성싶은 떡잎을 골라서 더 큰 펀드레이징이 될 수 있도록, 아주 초기에 양질의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어야지 벤처 생태계가 건전하게 클 수 있다고 생각하구요. 저는 그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 더욱 노력하고자 합니다.

 

K밸리, 그리고 크라우드 펀딩, 둘다 이제 시작이고, 국회의원 전하진 역시 여의도에서는 스타트업이다. 그의 정책 지향성 역시 리스크가 있으며, 100%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확실해 진 것은 적어도 국회의원 전하진은 벤처생태계를 제대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한 철학 역시 명확하다는 것. 그렇다면 전하진이라는 스타트업에 더 큰 벨류에이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그의 의정활동과 K밸리 그리고 크라우드 펀딩을 더 주목해 보고자 한다. 

전하진의원2

beSUCCESS 최기영 기자 | kychoi@besucc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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