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은 섭스크립션 서비스의 해 : 대한민국 TOP 섭스크립션 서비스 들여다보기
2013년 07월 12일

스타트업 아이템에도, 전자상거래의 모습에도 유행이 있고 트렌드가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2009년도가 소셜커머스의 해였다면 2013년도는 감히 섭스크립션의 서비스의 해라고 말할 수 있다.

섭스크립션 서비스 돌풍의 시초는 BIRCHBOX로 2010년 9월 하버드 경영대학원생 두 명에 의해 시작되었다. “매달 가장 좋은 화장품을 엄선해서 체험해볼 수 있다.”는 컨셉으로 10만원에 4~5개의 화장품 샘플을 배송하기 시작했는데 불티나게 팔리면서 이 정기구독 모델이 유아용품, 생필품 등의 상품에도 버티컬하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섭스크립션의 원조라 할 수 있는 - BIRCH BOX>

‘섭스크립션’이라는 말은 완전히 새로운 사업모델이 아니다. 언론에서 다소 부풀려지고 거창해져서 쿨해보이긴 하지만, 우리가 매일 아침 구독하고 있는 신문이나 우유배달과 전혀 다르지 않은 것이고 이를 조금 고전적인 어휘인 ‘정기구독’이라고 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왜 뒤늦게 이 정기구독 서비스가 전자상거래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유행을 일으키고 있을까? 우유와 신문은 정기적으로 매일 소비하는 생필품이라는 것에 비해, 지금 유행하고 있는 섭스크립션 서비스는 정기적으로 소비는 하지만 생활 필수품이 아닌, 쇼핑의 영역에 해당한다는 데에서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발달함에 따라 온라인쇼핑의 선택자유도는 갈수록 높아졌고, 오히려 이 때문에 쇼핑을 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에 다다랐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큐레이터’들이 등장했는데, 2011년도에는 ‘모자이크 UI를 채용한 큐레이션 서비스’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 당시 Pinterest의 흥행 이후, Pinterest가 자신들의 플랫폼을 물건을 판매하는 채널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데에서 많은 유사 스타트업들이 생겨났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그 당시 생겨났던 모자이크 UI서비스들 중에서 제대로 살아남아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곳은 현재 드물다. 무수히 많은 쇼핑몰들에서 제품을 큐레이션한다는 것 또한 불가능 할 정도의 많은 리소스를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애초에 영세 쇼핑몰들에게 일일이 영업을 해서 제휴를 맺는다는 것이 힘들어 제대로 큐레이션 된 상품군을 구성한 곳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섭스크립션 서비스는 소비자 입장에서 큐레이팅 되었기 때문에 엄선된 제품군을 구입한 수 있다는 점이 있고, 정기적으로 필요한 생필품 구입의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이득이 있다. 또, 상품을 제공하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상품을 홍보하고 유통할 수 있는 채널을 하나 더 생긴다는 메리트가 있어서 수많은 산업에 Vertical하게 적용되어 사업모델이 시장에서 검증을 받고 있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2012년 하반기부터 올해 2013년 상반기까지 근 1년에 걸쳐서 생겨난 섭스크립션 서비스 중에 필자가 아는 것만 해도 20여 개가 족히 넘으며, 대기업에서 진출한 섭스크립션 사업까지 포함하면 40개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섭스크립션 시장의 총 규모가 300억 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사업의 발전가능성이나 언론에서 떠들고 있는 것만큼, 섭스크립션 서비스들의 성과가 훌륭하지는 않다.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할만한 서비스는 다섯 손가락에도 꼽기 힘들고, 대기업에서 대규모의 자본으로 시작한 서비스들은 오히려 판매량도 더 낮은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수많은 서비스들이 론칭한지 몇 달이 채 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하는 모습도 자주 보게 된다.

미국에서는 제대로 성공한 사업모델인데도 왜 한국에서는 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을까? 이 사업모델은 한국에는 안 먹히는 모델인가? 2013비즈니스 트렌드, 섭스크립션 사업의 속내를 들여다보기에 앞서, 국내에서 좀 나간다하는 섭스크립션 서비스 4곳을 선별해보았다.

 

미미박스(바로가기)

대한민국에서의 뷰티 섭스크립션으로는 최초이다. (글로시박스가 먼저 한국에서 론칭했지만, 외국자본으로 시작된 사업이다.) 현재 뷰티 섭스크립션 서비스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엔젤투자만 3번 유치하고 6억원을 투자받았지만, 매달 수익을 그려내면 BEP도 넘었다. 박스 가격은 16,500원이다. 이는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섭스크립션 서비스를 모두 통틀어 가장 저렴한 가격대에 속한다. 그럴 수 있는 비결은 박스에 구성되는 모든 상품들을 무료로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미박스는 상품을 원가에 가져와서 마진을 붙여서 판매하는 중간 상인이 아니라 대기업의 입장에서 하나의 마케팅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16개의 온라인 미디어 채널과 잡지, TV프로그램과의 제휴를 통해 무료로 상품을 공급해주는 기업들에게 비용 효율적인 마케팅 효과를 가져다 준다.(뷰티시장에서 소비하는 기존 마케팅 비용과 비교해보라. 김태희 한 번 부르는 값으로 미미박스에 들어가는 샘플쯤이야 몇 년치를 제공할 수 있다.) 겟잇뷰티 프로그램과 본격적인 제휴를 맺으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12만 명의 회원 수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미미박스 온라인 종합 화장품 쇼핑몰 순위 1위다. 올리브영 온라인숍의 트래픽을 6월부로 뛰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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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앤더머스(바로가기)

이름을 듣고 영화 ‘덤앤더머’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물건을 조금 더 얹어준다는 뜻의 ‘덤’과 Commerce가 합쳐진 합성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섭스크립션 서비스와는 개념이 약간 다른 것 같은데, 30대 남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생필품 구입의 번거로움을 해결해주겠다는 것에 더욱 초점을 맞춰서 서비스하고 있기에 ‘정기구독’이라는 개념에 더욱 충실했다고 볼 수 있다.

여타 서비스들이 한가지 박스만 제공하는 것에 비해 생활에 필요한 수많은 생필품들이 20가지 이상의 구성으로 준비되어 있다. 이 많은 상품들을 크게 다섯 가지 카테고리(식품/건강/패션/생활용품/생활서비스)로 나눠서 제공하고 있으며 각 상품별로 소비하는 주기에 따라서 배송수량과 배송주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상품 구성에 있어서 큐레이터가 개입하기 때문에 쇼핑자율성이 떨어진다는 섭스크립션 모델의 단점을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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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네이처(바로가기)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식품 유통시장에서 비상식적으로 중간상인단계가 많다는 문제를 해결하고, 대형 유통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면서 고품질의 식재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목표로 사업이 시작되었다. “맛있고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일반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아주 명쾌한 비전이다.

기존 농산물 생산자가 직거래 온라인몰을 열었던 사례는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전국단위 생산자를 연결하겠다는 사례는 처음이다. 농민들은 기존에 할 수 없었던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에 브랜딩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다른 전자상거래 서비스와 비교해봤을 때 공급자를 찾아서 제휴를 맺는 영업과 상품의 품질을 평가하고 라인업을 관리하는 큐레이팅과정이 상당히 힘들다. 직접 농가를 찾아가서 농민들에게 온라인 서비스를 이해시켜야하고, 농산물 품질관리도 객관적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소비자 평가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패스트트랙아시아의 한 가족이 되었다.

SubscriptionService_hellonature

 

헤이브레드(바로가기)

헤이브레드는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동네 빵집을 엄선해서 구입할 수 있도록 배달해주는 온라인 빵 배달 서비스이다. 대규모 베이커리 프렌차이즈 사업들에 가려져 그늘에 있는 빵장인들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공동 브랜드 마케팅 조합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서비스들보다 좋은 상품을 라인업시켜야 하는 큐레이션이 중요하며, 현재 서울 지역의 8개 빵집과 제휴를 맺어 천천히 상품군을 늘리고 있다. 헤이브레드는 제품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새로운 빵이 나오면 제휴를 맺은 빵집의 파티셰들에게 블라인드 테스트를 부탁한다.

헤이브레드는 상품별 온라인 판매, B2B 납품을 주로 해오다가 정기구독 서비스는 지난 4월에 선보였으며, 이를 통해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편리하게 빵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정기구독의 형태가 자신이 원하는 빵을 원하는 날짜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엄선된 상품군 안에서 쇼핑의 자유가 보장된다.

SubscriptionService_heyBread

 

네 가지 서비스를 간단히 소개했지만 미국의 토종 섭스크립션 서비스들과는 사업행태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복잡한 전략과 고군분투가 필요한 것 같아서, 2013년 7월 10일, 비석세스는 위 서비스들을 운영하고 있는 각 회사 대표들을 만나서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을 기록한 기사는 다음 주 중에 발행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바란다. 

<대담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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