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메이커 문화의 저력, ‘메이커 페어 2015’ 참관기
2015년 06월 17일

2006년, 메이커 문화운동(Maker Movement)의 시작

미국 DIY(Do It Yourself) 전문 매거진 메이크(Make)가 메이커 무브먼트(Maker Movement, 메이커 커뮤니티가 모여 만든 문화운동)을 알리고자 메이커 페어(Maker Faire)행사를 시작했다. 이 행사는 예술, 공예, 엔지니어링, 과학 실험, 소규모 DIY 제작 등 정말 손으로 만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조합하여 ‘자기만의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메이커(제작자)들이 모여 만든 문화 행사이다.

2006년 샌프란시스코 산 마테오의 6천 평 규모로 시작한 이 행사는 2014년 전 세계 문화행사로 뻗어 나가 뉴욕, 런던, 로마, 오슬로, 더블린, 파리, 오타와, 암스테르담, 선전, 도쿄, 서울, 이스라엘 등 20여 개 도시 이상에서 연간 100회 이상의 메이커 페어 행사로 발돋움했다.

Maker Faire Bay Area 2015, 15만 메이커 문화의 저력이 한 데 모이다

헥슬러레이터(HAX, 실리콘밸리 하드웨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의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은 3개월 동안 제품을 세일즈 가능한 형태까지 구현하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통과 의례이다. 이 의례를 통과한 팀들에게는 몇 가지 특전이 주어지는 데, 그  중 가장 큰 것이 있다면 산 마테오에서 열리는 메이커 페어(Maker Faire Bay Area 2015) 부스 전시에 참가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우리 BBB(비비비)팀은 국내 최초로 지난 1월 헥스 6기 배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리고 지난 5월 헥스 프로그램의 마지막 통과의례인 메이커 페어 행사로 향했다. 개장일인 금요일 아침부터 필자는 BBB의 제품 프로모션보다는, 샌프란에 모여든 기발한 창작품들을 볼 기대에 흥분한 채 행사장에 들어섰다.

행사장을 들어서면 우선 5천 평이 넘는(만팔천 제곱미터) 규모의 이벤트 센터 전체를 아우르는 메이커 페어의 규모에 압도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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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 에리어(Bay Area)의 메이커 페어는 연간 100회가 넘는 세계 각지 메이커 행사의 원조이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2014년 행사에는 천 개가 넘는 전시 팀이 참여했고 15만 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다녀갔다.

참가자나 장소 규모가 테마파크에 준하는 수준인데, 가족 친화적인 문화 행사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방문객의 반에 가까운 수가 어린이와 학생이고,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가 많아서 부모도 교육에 목적을 두고 아이와 함께 메이커 페어를 찾는 이들이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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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운동이나 문화가 취미 엔지니어들을 포함한 테크 마니아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지만, 이곳의 메이커 페어를 보고 나면 메이커 문화의 경계를 정의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하는 가족 중심적인 행사인 동시에, 그 콘텐츠도 공학, 예술, 교육으로부터 식품, 가전, 뷰티, 수공예까지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을 망라하기 때문이다.

2015 메이커 페어 베이 에리어(Bay Area)의 주요 감상 포인트를 아래에서 살펴보자.

1. 모든 것이 크고 뜨겁다

야외 전시 구역을 장식하는 건 거칠고 투박하며 거대한 구조물(로봇, 차량 등 형상도 다양하다)이 불을 뿜어내는 광경이다. 플래그십 메이커 페어의 상징과도 같은 이러한 장식물들은 두려움 없이 도전을 즐기는 메이커 정신을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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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의 넓은 주자창 구역을 전시장으로 활용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로봇, 차량, 태양계 모형으로부터 전위적인 곤충 형상까지 스팀 펑크 전시물의 종류는 다양했다. 

2. 눈부신 LED

안내도를 받아들면 실내 전시장 중의 하나에는 ‘다크 룸(Dark Room)’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그 안에 들어서면 어둡기는커녕 눈부신 조명들이 실내를 수놓는다. 어둠 속에서 전시 효과가 두드러지는 작품들을 모아놓은 전시장인데, 정해진 시간대에만 진행되는 웨어러블 패션쇼는 압도적이었다. 다양한 디자이너, 엔지니어 및 모델들이 함께 참여해서 만든 웨어러블 패션쇼는 퀄리티 면에서도 우수했다. 기본적으로 LED를 다양한 방법으로 의류에 접목시켜 시각적 효과를 더했지만, 그중에는 장애인을 위한 의수에 기술과 패션을 접목해서 주목을 받은 디자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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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또 하나의 명물을 짚고 넘어가자면, 전자 기린(Electric Giraffe)이었다. 꽤 오랫동안 메이커 페어 행사와 역사를 같이 한 높이 250m의 이 명물은 작년의 백악관 메이커 페어 때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고 표창까지 받은 바가 있다. 실내와 실외 전시를 넘나들며 폭풍적인 인기를 끄는 전자 기린이지만, 온몸을 장식한 화려한 조명 덕에 어둠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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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직도 아두이노 쓰세요?

요즘의 메이커 문화와 오픈 소스 하드웨어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아두이노와 라즈베리 파이로 대표되는 오픈 소스 하드웨어는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바꿔 말하면 ‘붙이면 돌아가는’ 마법의 기판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오픈 소스 하드웨어의 종류가 이미 수십 가지를 넘어섰다는 사실을 체감하기 위해 메이커 페어는 최상의 장소이다.

행사의 가장 큰 스폰서인 인텔은 대규모 야외 부스를 차리고 에디슨 플랫폼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IoT 시장을 어떻게든 지배하고자 하는 야욕이 엿보이는 후원 광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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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전시장에서는 아트멜, 마이크로칩, TI 등의 초거대 반도체 기업들조차 아두이노 호환이 가능한 자사의 오픈 소스 하드웨어들을 홍보하고 있고, 스파크(파티클), 시드 스튜디오와 같은 스타트업들의 오픈 소스 하드웨어들도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하지만 더욱 인상적인 것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개인 사업자들이 전시하는 개발 보드들도 다양하다는 사실이었다. 그것도 죄다 킥스타터 펀딩을 1회 이상 달성한 상품들로,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메이커들의 시장 규모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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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GA를 기반으로 한 아두이노 호환 보드도 있다. 최근 뜨거운 이슈로 급부상한 넥스트 씽닷코(Next Thing. Co)의 9달러짜리 컴퓨터 C.H.I.P도 빼놓을 수 없다. 아쉬운 건 아직 대량생산이 시작되지 않아 구매는 불가능했지만, 헥스(HAX) 부스 근처에서 진행한 C.H.I.P의 프로모션은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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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IoT 시대의 과학상자

메이커페어를 찾은 부모들, 특히 공학 마니아 기질이 충만한 아버지들은 이 유혹을 참기 힘들 것이다. 리틀비츠, 메이커블록 등으로 대표되는 회사들은 아이들이 어릴 때 부터 전자공학과 코딩을 놀이처럼 배우게 하는 신개념 장난감들을 표방하고 있으며, 이들이 설치한 화려한 부스가 부모와 아이들을 모두 끌어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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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의 마인드스톰도 빼놓을 수 없다. 레고가 직접 부스 전시로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근방의 레고 동호회에서 설치한 거대한 전시물은 마인드스톰의 센서와 프로세서로 동작하는 크고 섬세한 자태로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레고는 우리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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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꼭 교육용 제품 홍보를 표방하는 부스가 아니더라도, 메이커 페어의 다양한 전시물들은 기본적으로 교육적인 의도를 배경에 깔고 있었다. 각각의 전시물에는 그 구현 방법과 의도가 충분히 설명되어 있고, 전시자들은 방문객들에게 설명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았는지 열성이 넘쳤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게 구글에서 설치한 '브레이킹 랩(Breaking Lab)' 부스였다.

아이들이 어떤 물건을 파괴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그 모습을 슬로우 모션 카메라로 재현시켜 보여주는, 다분히 파괴적인 교육 방식(?)을 선보인 이 브레이킹 랩에서는 구글 로고가 찍힌 4색 실험용 보안경을 뿌리며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 브레이킹 랩 옆에는 구글의 또다른 부스인 '메이킹 사이언스'가 있었는데, 구글 X의 프로젝트 팀, 그리고 자기 취미 작품을 전시하는 구글 직원들이 있었다. '우리는 개인 프로젝트를 할 시간이 충분하거든요'라고 쿨하게 설명하는 구글 직원의 모습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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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alk, Show, Battle!

이 행사는 개장일을 포함 사흘 내내 진행되었지만 사흘이라는 시간은 메이커 페어를 즐기기에 충분치 못했다. 그도 그럴만한 점이, 곳곳에서 여러 시간대에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는 10주년을 기념해서 아두이노의 마시모 반지, 메이크의 데일 도허티, 라즈베리 파이의 에반 업튼 등 메이커 생태계의 거물들이 기조 연설을 이어서 진행했다.

실내외 곳곳 행사장에서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시간 간격으로 여러 가지 테마의 강연 및 체험 교육이 이어졌고, 이것만 다 챙겨봐도 사흘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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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는 라이브 뮤직 스테이지에서 공연이 펼쳐졌는데, 메이커 페어답게 그 공연의 형태도 평범하지 않다. '락 더 바이크(Rock the Bike)'라는 이름의 이 공연은, 관객들이 자전거 페달을 굴려서 무대에 전력을 공급해야만 음향 시스템이 작동하는 스릴 넘치는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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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는 이른바 '게임 오브 드론'이었다. 과거에 TV에서 인기를 끌었던 '로봇 워'의 드론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물로 격리된 경기장 안에서 드론이 서로 동체를 부딪히며 한 쪽이 다시는 날아오를 수 없을 때까지 싸우는, 지극히 원초적인 항공 스포츠라 할 수 있다. 각 행사일의 마지막 시간에는 그 날 경기에 참가한 모든 드론이 한꺼번에 전투를 벌이는 '배틀 로얄'이 펼쳐지는 데, 각양각색의 커스텀 드론들이 펼치는 파괴의 미학은 가히 장관이다.

 

6. 메이커 마니아는 강하다

간혹 메이커 페어와 코믹콘을 동일 선상에 올려두고 ‘그놈이 그놈인 덕후(한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마니아를 일컫는 신조어)들의 잔치’로 일축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근거가 있는 이야기이다. 제작 기간만 2년이 넘게 걸리는, 실물 크기로 작동하는 R2-D2가 10대 가까이 굴러다니는 모습은 코믹콘보다도 더 코믹콘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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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워즈, 헤일로, 워해머, 아이언맨, 로보캅 등의 피규어들을 실물 사이즈로 제작하고 판매하는 회사도 있었는데, 놀라운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했다. 코스튬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듯 했는데, 놀라운 건 공식 라이센스를 받지 않고 이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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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스타트업

메이커 페어에는 스타트업/비 스타트업이 고루 섞여있기 때문에 그 전시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도 없고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초기 스타트업들을 위한 전시 공간인 '스타트업 파빌리온'이 별도로 배려되어 있었으며 헥스(HAX) 역시 그 일부로 참여하고 있었다.

하드웨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헥스(HAX)의 부스에서는, 방광 측정기, 스키 동작 트래커, 스마트시계용 제스쳐 컨트롤러 등 HAX 출신의 여러 스타트업이 전시한 제품들을 볼 수 있는데,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메이커 페어 내에서도 꽤나 독창적인 아이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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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X 부스에 가득한 인파

BBB의 모바일 혈액진단기기의 경우 메이커 페어와 잘 어울리지 않는 지나치게 진지한 제품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염려했지만, 굉장한 수의 방문객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여 그 걱정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온 준비해 인쇄물 수량이 모자라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메이커 페어를 보러 오면서 이러한 의료기기 종목에 대해 내심 기대했다는 방문객들도 있어, 메이커 페어의 스펙트럼을 너무 좁게 본 게 아닌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https://lh6.googleusercontent.com/pYCtUh5Wc5lQb398MrGw3x6roidYnpvxOlmeojW_QRGlRtvcYrSZ5iIu_j20yh0h7pJKORrea4605-2-BzgMGbuI34noPonntmktdHvgJAd4HDohILbE-jas5VSv3q6cnKNBhKY[예상치 못한 의료기기의 등장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표현했다]

처음으로 찾아가 본 미국 현지의 메이커 페어는, 메이커 문화의 원조가 어떻게 이 문화적 저력을 확보할 수 있었는지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많은 전시 참가자들이 집안 다락방, 혹은 차고에서 자기 프로젝트를 위한 작업을 하고 그 결과물을 가지고 온다. 낮에는 리눅스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저녁에는 집에서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을 보강하는 것이 취미라는 백발의 현직 엔지니어 할아버지는 필자에게 명함을 건네며 지역의 '가정식 로봇 제작 커뮤니티'로 초청했다. 이렇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는 경제적,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메이커 문화의 뒷받침을 이루고, 메이커 문화가 산업 및 교육의 혁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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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생활 비용에 비해 서비스 비용이 더 비싼 경제적 구조 역시 이 문화의 배경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무엇인가가 필요할 때 집에서 DIY로 만드는 것이 완제품이나 완성된 서비스를 구입할 때보다 저렴하다면, 직접 '메이커'가 되는 것에 대한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이다.

 올해는 메이크(Make) 매거진 창간 및 메이커 페어의 10주년이다. 메이커 문화가 단순히 하나의 문화를 향유하는 수준을 넘어서 '문화 생산'과 '지역적 문화 전파 범위 확대'라는 두 가지를 이뤄나가고 있다. 이것은 메이크(Make)가 매거진, 팟캐스트, 웹커뮤니티, TV 프로그램, 오프라인 문화 행사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홍보 활동을 지속해온 것에 대한 결과물이다.

오는 19일 중국 선전에서 5만명 규모의 메이커 문화가 열린다. 실리콘밸리에 이어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아시아 메이커 문화를 이끄는 중국 선전에서는 무엇을 볼 수 있을지, 그리고 미국과 중국 메이커 문화 차이 속에 숨겨진 각 지역 메이커들의 서로 다른 역량은 무엇일지 두 곳 모두 직접 참가하며 느낄 수 있어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그리고 10주년을 지나 20주년을 바라보며 메이커 문화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확장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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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다음 참관기는 헥슬러레이터의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BBB가 기고한 글입니다. 비비비(BBB)는 실리콘밸리 기반의 글로벌 모바일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카이스트 석•박사 출신 인재들이 의기투합하여 일반 가정에서 ‘혈액 한 방울’로 다양한 질병을 간편하게 진단하는 모바일 헬스케어 디바이스와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2015년 1월 실리콘밸리에 본사 설립 후, 미국과 한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비비비(BBB)는 테크크런치 서울 밋업과 구글캠퍼스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에서 우승하여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뉴욕 행사에 초청 받았으며, 지난 4월 녹십자MS와 국내 판매독점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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