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 투자 (Moneyball Investment)
2013년 02월 13일

이른바 ‘Moneyball’ 투자 방식은 동명의 영화에서 등장하는 선수 분석 방식과 유사하게 수치 데이터를 분석하여 투자 대상을 골라내는 Venture Capital의 새로운 투자 방식입니다. 기존 VC 투자가 사람과 시장, 두가지를 보는 벤처캐피탈리스트 개인의 역량에 크게 의존하던 것과 달리 Moneyball 방식은 예를 들어 ‘한 명의 창업자보다 2-3명 내외 공동창업 성과가 더 좋음’, ‘Serial Entrepreneur의 성과가 꼭 좋지만은 않음’ 등의 법칙을 계량적인 Track Record 분석을 통해 찾아내 활용한다고 합니다. 또한,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특성에 따라 다수의 투자를 회수하지 못하더라도 한두개의 Google, Facebook, Instagram 같은 “Big Shot” deal을 통해 수익을 실현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이른바 다수의 ‘중박’을 추구하는 것이 Moneyball 방식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Moneyball 영화처럼 출루율에 집중하는 것이죠.

실리콘밸리에서도 아직 보편화된 투자 방식은 아니어서, Correlation Ventures라는 VC가 유일하게 이 방식의 투자를 추구한다고 알려졌고 Google Ventures가 통계학 PhD들을 고용하여 부분적으로 이러한 방식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확대 해석하면 알고리즘이 VC 인력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뜻이니 대다수의 유명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이러한 Moneyball 투자 방식에 회의적입니다. SplatF가 Fred Wlson, Chris Dixon, Paul Graham, Ben Horowitz 등 4인의 슈퍼스타 VC와 진행한인터뷰에 따르면, 주변에서 이러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고 창업팀의 Human Factor를 더 중시하는 자신들의 투자 철학과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Google Ventures도 알고리즘이 분석해낸 데이터에 기반해 결국 ‘Human Touch’를 거쳐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위 VC들이 언급한대로 실리콘밸리에서는 Moneyball 방식과 유사한 접근이 많이 시도된 바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스타트업의 성공 법칙을 찾아내기 위한 ‘Startup Genome Project‘가 있고, 회사 정보를 입력하면 Valuation 숫자를 내놓는 YouNoodle이라는 “Startup predictor” 서비스도 있었습니다. 테크크런치 기사에 따르면, 테크크런치를 입력하자 $87.6M이 나왔다고 하는데 AOL에 인수된 가격은 $25M 정도라는 루머가 있네요. Startip Genome Project의 Key Findings는 링크에서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Premature Scaliing’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여기서 뿐 아니라 요즘 참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위 두 가지 프로젝트들 뿐 아니라, 개별 VC들도 이러한 시도를 내부적으로 해보거나, 부분적으로 도입한 곳도 있다고 하는데 Public하게 공개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철저히 정성적인 영역에 정량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것은 꽤나 솔깃한 아이디어이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Human Factor’를 정량화하기 너무 어렵습니다. 개인들의 역량을 수치화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설립한지 얼마 되지 않은 스타트업에서 뽑아낼 수 있는 데이터 자체가 너무 적습니다. 그나마 회사가 세워진지 오래되어 매출도 발생하고 Process가 안정화된 Late-stage 투자에서는 가능할 수 있으나, Early-stage 회사는 유의미한 요소가 팀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국내의 경우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M&A가 너무 적으니 Moneyball 투자가 노리는 ‘중박’ Exit이 아예 불가능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Startup Genome Project같은 시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창업도 늘고, Micro VC도 늘고, Early-stage funding은 더욱 늘어나고 있으나, 전략적 투자나 인수를 고려하는 입장에서는 일반 Angel이나 VC들처럼 과감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정량적인 근거가 하나라도 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Correlation Ventures가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Over-subscribed” 되어 펀딩을 $165M나 받은 것도 이러한 기대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국내 VC들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신영섭 기자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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