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펙트’ 소프트웨어 총괄 이사 ‘해외 통신 대기업 거쳐 스타트업에 오기까지···’
2016년 03월 10일
neofect

네오펙트 소프트웨어 총괄 김향중 이사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네오펙트(NEOFECT)'는 재활훈련에 게임과 가상현실 요소를 접목한 '라파엘 스마트 재활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네오펙트는 작년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스타트업 컨퍼런스 '비글로벌'에서 런웨이 인큐베이터(Runway Incubator) 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미국에 법인(NEOFECT USA)을 마련해 헬스케어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기업 고객과 개인 고객 영업망을 구축 중이다. 국내에서는 대학병원 등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라파엘 스마트 재활 솔루션을 제공해왔지만, 올해는 누구나 쉽게 전문 재활 솔루션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갈 방침이다.

더욱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네오펙트는 영국 브리티시 텔레콤과 한국 KT 등에서 경험을 쌓은 소프트웨어 전문가 김향중 이사를 영입했다. 그가 어떻게 네오펙트의 소프트웨어 총괄을 담당하게 되었는지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다.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현재 네오펙트에서 라파엘 스마트 재활 솔루션의 소프트웨어 부문 연구 개발을 맡고 있다. 네오펙트는 스마트 재활 스타트업으로 뇌졸중 환자들의 재활 훈련을 도와주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솔루션 형태로 만드는 회사다. 현재는 집에서도 할 수 있는 홈케어(B2C) 재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설계·개발하고 있다.

네오펙트를 오기 전 어떤 일을 했나? 

네오펙트 이전에 브리티시 텔레콤(British Telecom)이라는 회사에 다녔다. 전화선 기반의 통신 서비스가 인터넷망 기반으로 변환되는 시기에 인터넷망 위에서 동작하는 컨퍼런스 콜 서비스 등의 웹 서비스를 제작했다.

어떻게 보면 지금 네오펙트에서 하는 헬스케어나 웨어러블과는 비즈니스적으로 큰 연관이 없는 분야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내 경력이 조금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초기에 적합한 분야에서 일을 시작하면 그 분야에 집중해서 경력을 쌓고, 능력을 개발해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불리기를 선호한다. 예를 들면, 임베디드 10년 차 개발자, 자바 서버 개발자, 3D 온라인 게임 클라이언트 개발자 등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3D 온라인 게임 클라이언트, DBA, 웹 애플리케이션, 모바일 게임, IoT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일을 경험하게 되었다.

우선 대학교 때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아 연세대 재학 시절 3D 온라인 게임 벤처 회사를 만들었다. 이때도 창업자들과 함께 게임을 하나부터 열까지 개발하는데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2년 동안 회사를 운영하다가 게임 업계의 빙하기가 닥친 2007년에 사업을 접었다.

이후 학교로 돌아가 졸업 후 영국 브리티시 텔레콤 본사에 있던 선배로부터 해외 취업 제안을 받게 되었다. 더 큰물에서 경험을 쌓아야겠다는 결심으로 런던으로 떠났다.

잘 알려졌듯 브리티시 텔레콤은 유럽 최초로 전화 사업을 시작한 회사고, 영국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 전화망 사업을 했다. 내가 입사했을 때는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이 부상하던 시기였고 브리티시 텔레콤은 기존의 전화 네트워크를 IP 기술 기반으로 전환하기 위해 구리선을 광케이블로 교체하는 대규모 투자를 하던 때다.

입사해서 기업고객용 컨퍼런스 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을 했다. 지금의 다자간 통화 등의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데이터베이스 및 서버 앱을 다루게 되었고, 데이터베이스 설계·구축, 자바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새로운 분야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 후 브리티시 텔레콤이 미국에 새로운 회사를 차리게 되면서 그 팀에 합류하게 되었고 이후에는 한국의 KT로부터 IT 컨설팅을 요청받아 웹 서비스와 클라우드를 포함한 데이터센터 구축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네오펙트에 합류해 의료 정보 클라우드와 IoT, 기능성 게임 등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외국 현지 대기업에서 일하며 어떤 것을 배웠나?

국내 대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외국 기업은 국내 중소기업과 달리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가 명확하다. 소프트웨어 개발뿐만 아니라 검증 프로세스도 굉장히 체계적이다. 예를 들어 수정이 쉬운 웹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환경에서 개발 후 테스트팀에 전달되면, 테스트 베드에서 철저히 검증이 끝나야만 출시가 가능한 프로세스다. 보수적인 편에 속하는 통신 사업이기 때문에 더 철저했다.

이로 인해 이전 벤처에서의 경험과 더불어 배우게 된 것은, 소프트웨어는 서비스별로 다른 신뢰도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캐쥬얼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데는 다운타임을 낮추기 위한 복잡한 설계를 할 필요는 없다. 다양한 분야를 겪으면서 소프트웨어 설계의 차이점, 중요도, 우선순위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기를 수 있었다.

네오펙트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벤처에 대한 꿈이 항상 마음속에 있었다. 2011년 KT 컨설턴트로 한국에 장기 출장을 왔을 때 네오펙트 반호영 대표의 합류 제안을 받았다.

파도가 쳤을 때 그 파도의 위에 올라서 있는 것과 파도 뒤에 잔물결에 서 있는 것과는 속도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 '모바일'이라는 파도가 쳤고, 그때가 물결을 탈 적기라고 생각했다. 마침 반 대표가 모바일을 위한 헬스케어용 소프트웨어 개발이 필요하다고 해서 주저 없이 선택했다. 헬스케어와 IT의 융합이라는 비전을 보고 선구자적인 역할을 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헬스케어 제품에서 소프트웨어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의료 쪽의 IT화는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 FDA를 통과하기 어려운데 그 FDA에서 의료기기 승인 기준을 낮추기 시작했다.

의료기기에 IT를 융합하는 것은 의료 서비스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매우 중요한 기회다. 사람의 건강 심지어는 목숨까지 달린 의료 분야는 보수적이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반 의료 서비스는 비싸고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의료의 디지털화는 좀 더 저렴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의료 서비스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시계만 착용해도 심박 수, 당뇨병을 체크를 할 수 있는 서비스가 그것이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더욱 쉽고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되는 등 앞으로 헬스케어 시장은 IT와의 결합으로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의미 있는 서비스를 위해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네오펙트의 라파엘 스마트 재활 솔루션에는 어떤 소프트웨어가 들어가는가? 

재활이라는 훈련에는 큰 비용과 어려움이 따른다. 네오펙트 라파엘 서비스는 재활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서비스다. 집에서 지속해서 재활 훈련을 하고 치료사를 포함한 의료진은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만 보아도 재활 훈련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심리스(Seamless)한 시스템이다.

소프트웨어에 인공지능, 게임, 클라우드 등의 첨단 기술이 융합되어 있다. 환자가 재활 게임 콘텐츠로 재활 훈련을 하게 되면 뇌 가소성이 높아진다. 훈련을 통해 저장된 데이터는 딥러닝, 인공지능으로 분석되어 환자 레벨에 맞는 훈련 및 스케줄링을 해준다.

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을 연결해 병원에 꼭 방문하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환자가 본인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 모든 것이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진다.

네오펙트의 소프트웨어 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업무를 진행하는가?

네오펙트에는 현재 8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2명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있다.

8명의 엔지니어는 분야별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백엔드 작업에 2명, 게임 콘텐츠 개발자 2명, 라파엘 클라이언트에 4명이 작업 중이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은 환자의 의료정보를 분석하여 제안 알고리즘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우린 실리콘 밸리 IT 회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애자일 방법론인 스크럼을 사용한다. 간단히 말하면 기존 회사에서는 기획 및 디자인의 결과물을 개발자가 구현해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스크럼은 개발자가 기획 및 디자인에도 같이 참여하여 제품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구현한다. 짧은 이터레이션을 통해 피드백을 빨리 받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개발자가 기획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하고 작업하기 때문에 일방적인 기획 전달보다 동기부여가 확실하고, 기획자가 문서로 풀어내지 못한 부분 또 개발자가 놓칠 수 있는 문제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

큰 그림을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모두 함께 그리게 되어 나중에 발생할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이로써 팀 분위기도 더욱 좋아지고 서로 생각지도 못한 의견들이 공유되기 때문에 서로를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직접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채용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채용할 것인가?

안 그래도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뽑고 있다.

여러 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문제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네오펙트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기존에는 없는 서비스를 만들다 보니, 이전에 해결해본 적 없는 새로운 문제에 당면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다양한 의료기기 하드웨어와 여러 개의 게임 콘텐츠 앱이 통신하도록 만드는 데 필요한 확장 가능한 내부 구조 설계라든가, 플랫폼 앱과 통신하는 콘텐츠 앱을 서드파티에서 제작하기 쉽게 하도록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만든다든가 하는 등의 다양한 문제 상황이 있었다. 이런 구현 문제에 당면했을 때, 첫 번째로는 당면한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지를 본다.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지 않으면 효과적이지 않은 해결책을 내기 십상이다. 문제 정의 능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이후 해결책을 고민할 때는 얼마나 합리적으로 사고하는지, 유연한지, 추후 확장한 구조로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본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다면, 얼마나 근성 있는 개발자인가 하는 점이다. 근성이 있는 사람들은 피상적인 이해를 지양하고,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경향이 있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내공이 쌓여가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근성이 부족한 사람들의 경우, 디버깅 시에도 당면한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기보다는 문제 현상을 피하기 위한 덧대기 코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다. 이건 심각한 문제인데, 다양하게 발생하는 버그들의 근본 원인을 잘 찾아보면 어떤 잘못된 설계로부터 비롯된 결과물가 대부분이다. 그 부분을 해결하면 잠재해 있는 많은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되기도 하는데, 근성이 부족한 개발자는 그런 고민까지 안 하고 현상만을 해결하기에 급급한 태도를 보이곤 한다.

하지만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지 아닌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네오펙트는 그동안 과제 면접, 퀴즈, 기술 토의 등 개발자의 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최적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정한 최적의 방법은 과제를 제공하고 해당 과제를 코딩하는 모습을 원격으로 공유해 면접관들이 평가하는 라이브 코딩으로 기술 면접을 수행하고 있다. 라이브 코딩을 통해 클래스 인터페이스 정의, 데이터 구조에 대한 이해도, 코딩 컨벤션 등 다양한 프로그래밍 테크닉을 확인할 수 있고, 개발하다 보면 API 확인 등 인터넷에서 검색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키워드로 검색해서 얼마 만에 원하는 결과물을 찾아내는지에 대한 것까지 확인되기 때문에 단시간에 개발자의 역량을 파악하기에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판단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총괄로서 어떤 리더가 되려고 노력하는가?

‘멀티플라이어’라는 책이 있다. 팀과 조직의 지혜와 창의성을 고갈시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팀과 조직의 역량을 최고로 끌어내고 사람들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상대를 더 탁월하게 만드는 이들을 저자는 ‘멀티플라이어(multiplier)’라 부른다.

멀티플라이어란 상대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팀과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리더를 뜻한다. 예전에는 내가 더 아는 게 많다고 생각하고 일방적으로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는데, 이제는 팀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문답을 통해 마음속으로부터 영감을 끌어내고, 그 사람이 가장 잘할 방법을 찾아 지원하고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것이 개인의 역량을 끌어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을 깨달았다.

회의시간에도 팀원들이 직접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받은 의견들에 대해서 이유(why)를 여러 번 물어본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면서 계속 도전하게 되면, 팀원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효과도 생긴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끔 노력한다. 또한, 팀원들의 힘든 점을 파악해서 그 부분에 대한 허들을 없애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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