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UX 권위자 4명으로부터 들어보는 '스마트 시대, 산업혁신으로의 UX'
10월 24, 2012

가을도 어느 덧 중엽으로 들어 선 시월의 어느 저녁,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조병두홀은 을씨년스러운 바깥 공기와는 사뭇 다른 열기로 가득 찼다. 10월 19일 금요일 오후 6시부터 약 세 시간 반 가량 대한민국 최고의 UX(User experience) 권위자 네 분과 함께 한 ‘UX Academy 제1회 心 포니 : 스마트시대, 산업 혁신으로서의 UX’가 바로 열기의 주인공. 400여 좌석이 마련되어있고 500명가량 수용 가능하다는 조병두홀은 6시 10분이 채 되기도 전에 사람들로 가득 찼다. 홀을 찾은 사람들의 눈은 저마다 UX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반짝거린다. 가깝지만 먼 UX의 세계, 4인 4색의 강연을 통해 지금부터 알아보자.

UX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 연세대 HCI Lab의 설립자이자 한국경영정보학회와 기술경영경제학회의 편집위원으로 오랜 시간 한국 HCI 분야를 이끌어 온 한국 HCI 학회의 김진우 학회장이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김진우 학회장은 UX 즉 User experience란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 사용하면서 갖게 되는 모든 감정과 지식과 인지적인 결과를 의미한다는 간단한 정의로 강연을 시작하며 이어 UX의 도입(시작)으로부터 현재의 특징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를 UX 초심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UX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김 학회장이 던진 질문에 청중 중 몇몇이 아이폰이라 답하고, 강의는 막힘없이 진행된다. IT·기기 분야에서는 아이폰, 서비스·컨텐츠 분야에서는 영화 아바타AVATAR를 필두로 UX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 그의 설명. 나아가 UX를 크게 Interaction의 요소와 Interface적 요소로 나누면서 최근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특허 소송의 핵심이 된 디자인 ―직사각형에 둥근 모서리를 가진 외관, 바둑판 모양 아이콘 배열 등―적 요소는 Interface에 해당한다. 비단 시청각적 요소 뿐 아니라 후각, 촉각(터치감) 등 상품을 접하면서 사람이 느끼는 모든 자극들이 이에 속한다고. 반면 Interaction은 사람과 시스템(기계, 상품 등)가 주고 받는 행동들의 합으로, 핑거투줌이나 더블태핑 같은 사용자 입력값에 대한 시스템의 반응이라고 한다. 아이폰과 갤럭시 시리즈의 구동방식에 기술적인 차이가 있음은 분명하지만 Interface와 Interaction의 유사점, 즉 UX 측면의 유사점이 있음 또한 분명한 일. 왜 두 회사 간 특허권 소송이 이토록 뜨거워졌는지도 UX를 이해하면 납득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김 학회장은 또, UX를 고려하지 못한 다소 아쉬운 마케팅의 사례로 최근 발매된 LG 옵티머스 G를 꼽았는데, 과거 LG CYON 초콜릿 광고에서 보여줬던 사용자 경험에 대한 높은 이해가 오히려 최근 모델인 옵티머스 G의 마케팅에서는 실종된―조금 격하게 표현하자면, 오히려 UX의 측면에서 역행하는―것이 아쉽다고 했다. 옵티머스 광고가 단순히 기술적인 혁신을 나열하는 데서 그쳐 기존의 안드로이드폰과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끌어내지 못한 것이 시간을 역행하는 LG 휴대폰의 패인이라고.

UX는 혁신적 기술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사용자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 때문에 ‘Theory to explain "Why?"’, ‘Methodology to explain "How?"’와 같은 질문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 다시 말해 인간의 인지, 감성, 사회적인 특성들에 대한 이론적 바탕과 방법론이 뒷받침되어야 그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UX 분야의 연구에는 복합적인 지식과 간학문적 관점이 필요하다. 인간 연구(사회학, 심리학, 문화인류학), 비즈니스 연구, 디자인 연구, 기술 연구가 아우러져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바로 UX다.

Beyond UX― 김진우 학회장은 끝으로 UX의 현재를 진단하며 나아가야 할 방향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현재의 UX는 단편적인 UX다. 사용자에게 몰입 가능한, 의미 있는 경험을 줘야한다. 둘째, 혼자 하는 UX에서 같이하는 UX로의 전환이다. 애니팡의 성공사례를 떠올려 보라. 셋째, Be active. 이제 유저는 단순히 주어진 것만 사용하는 피동적인 유저가 아니다. 스스로 수정하고 나아가 창조하는 힘을 가진 유저들이 많아지고 있어, 유저들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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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as business Strategy - 김진우 학회장의 강연에서 들은 내용은, 이어진 세 강연을 통해 각 분야의 실제 사례로 만나볼 수 있었다. 제 2 강연에서 안건준 대표이사(크루셜텍, 크루셜엠스)는 “세계최초의 제품을 만들면 잘 팔릴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세상에 없던 물건은 반대로 말하면 없이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던 물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떻게 그 물건을 잘 팔 수 있을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 그 해답이 바로 usual experience다.” 라고 운을 띄웠다. 트랙볼, 지문인식 기능을 비롯한 여러 혁신적인 기술로 삼성·블랙베리와 손잡으며 급성장한 크루셜텍도 처음에는 신기술을 파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였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라도 UX와 UI에 대한 상대의 인지가 부족하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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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Engagement를 높이는 커뮤니케이션전략 - 짧은 휴식시간 후 만난 세 번째 UX 전문가는 바로 제일기획 마스터, 김홍탁 광고평론가였다. 그는 서울시와 삼성생명이 공동으로 작업한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 캠페인과 최초의 후각 자극 광고인 던킨도너츠 버스 캠페인의 주인공답게 단숨에 넘치는 위트와 에너지로 좌중을 압도한다. 김홍탁 마스터는 TV에서 소셜 미디어로, MTV 제너레이션에서 YouTube 제너레이션으로 넘어온 지금, 일방적인 정보 전달의 장을 넘어, 유저의 참여 가치가 부여되는 재미있는 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디지털에 의한 생태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 생태변화로 광고계에도 사용자를 고려한 새로운 흐름이 생겼다. 하나는 CSR(Company Social Responsibility)의 진화형인 CSV(Create Social Value)에 기반을 둔 착한 프로젝트, 그리고 또 하나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발한 아이디어다. 김홍탁 마스터가 직접 참여한 마포대교 자살방지 문구 캠페인은 전자의, 던킨도너츠 후각 광고는 후자의 예에 속한다.

CSV에 기반을 둔 착한 프로젝트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발한 아이디어 모두 소비자가 참여하여 완성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서로 닮아 있다. 결국 기억해야 할 것은 “유저가 곧 크리에이터가 되도록, 참여의 장을 내 놓을 것, 그리고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라고 김홍탁 마스터는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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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UX - 마지막 강연은 삼성 SDS 글로벌사업개발팀의 고수영 프로젝트 매니저의 강연으로 이루어졌다. UX를 이용한 공간의 재해석을 통해 “제 3 공간”이 탄생했다. 제 3공간이란 가정과 직장을 제외한 교통, 레저, 휴식 공간이 디지털 스페이스화 되어 새롭게 탄생한 전자공간과 물리적 공간이 융합된 새로운 공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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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로운 공간 역시 인간과 공간의 상호작용(Interaction)이 중요하다. 공간이 사람에게 스토리텔링을 제공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함으로써 사용자들이 누구나 이용해 보고 싶고 누구나 꼭 찾고 싶게 만들어 지속적인 참여를 불러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DSC(Digital space convergence) 다.

더 이상 차갑고 딱딱한 기계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사용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을 이해하는 보다 따뜻한 기계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오늘 우리는 ‘UX Academy 제1회 心 포니’를 통해 스마트폰에서 복합적 문화 공간, 그리고 크게는 광고 방식에 이르기까지 스마트 시대의 산업 역량을 결정하는 열쇠가 되어버린 뜨거운 감자, UX; User Experience의 A부터 Z를 만나보았다. 비석세스 독자들도 이 글을 통해 조금이라도 UX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라,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많은 것이 우리의 경험을 빌려 탄생했다는 것을 발견했다면 당신은 이미 UX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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