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런처, 소극적이다
4월 9, 2013

페이스북은 올해 4가지 커다란 변화를 선보였습니다. 소셜 서비스가 3개월 만에 4가지나 서비스 개선과 변화를 보였다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구글이 검색 서비스를 넘어 더 큰 그림을 그렸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죠. 음성 통화, 그래프 검색, 뉴스피드 개선, 유니티와의 제휴, 총 4가지는 페이스북이 단순한 소셜 서비스로 존재하는 것 이상을 뜻합니다. 구글이 검색 알고리즘을 확장해나간 것처럼 페이스북은 관계망 알고리즘을 확장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의미를 떠나 조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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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런처, 소극적이다

페이스북이 조금씩 개선해가며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페이스북은 IPO 이후 그전보다 매우 많은 변화 된 점을 언급하고 적용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관계망을 통한 사업으로써 큰 파이들을 차지하게 하였습니다. 문제는 그런 변화와 달리 많은 사람이 아직도 페이스북을 언더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주도적인 것은 구글이나 애플이죠. 페이스북은 단지 서비스를 제공할 뿐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에 소극적입니다.

 

페이스북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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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 필자는 '페이스북은 안드로이드에 어떤 집을 지을까?'를 통해 페이스북의 전략에 대해 미리 분석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어제 자사의 공식 이벤트를 통해 '페이스북 홈'이라는 이름의 안드로이드 런처와 HTC와 제휴해 만든 페이스북 홈 탑재 스마트폰인 '퍼스트(First)를 선보였습니다. 초대장의 의미상 운영체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이진 않았고, 아마존처럼 페이스북만의 안드로이드 포크 버전이나 런처,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되었는데, 그 중 하나인 런처가 공개된 것입니다.

이 페이스북 홈은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HTC 원, HTC 원 X/X+, 갤럭시 S3, 갤럭시 S4, 갤럭시 노트 2와 퍼스트까지 총 6개의 제품이 우선 지원됩니다. 스마트폰에 페이스북 홈을 설치하게 되면 기존 홈스크린을 대체하여 페이스북이 메인이 된 홈스크린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고런처와 같은 런처 프로그램을 이용해 홈스크린을 꾸몄던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구글 플레이를 통해 설치할 수 있습니다.

주크버그는 페이스북 홈이 '사람 중심의 홈스크린'이라고 밝혔는데, 그러니까 대부분이 어플리케이션 위주의 알림과 기능들인데 페이스북 홈은 사람 얼굴을 아이콘으로 띄워 사람 중심의 알림이 가능하며 어플리케이션이 주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다이렉트로 연결되는 형태가 된다는 뜻입니다. '홈스크린은 휴대폰의 영혼이며,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백 번 홈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중요하며 이는 딱히 포크 버전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별다른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제조 없이 가장 많이 보는 홈스크린에 런처를 덧씌워 기존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확장시키겠다는 겁니다.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홈스크린을 점령하는 것만으로 사실상 페이스북을 위한 스마트폰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니까요. 만약 페이스북이 자체적인 운영체제로 스마트폰을 제작하더라도 어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면 안드로이드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어플리케이션들 마다 플랫폼에 대응하는 인터페이스는 차이가 있지만, 아이덴티티 자체는 비슷하게 흘러가니 말입니다. 고로 새로운 생태계를 꾸리는 것보다 이런 방식이 싸게 먹히며, 위험부담도 덜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딱히 판매량이나 점유율을 신경쓰지 않더라도 업데이트나 개선을 통해 사용자는 언제든지 삭제하고 설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도 좋습니다. 페이스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주요 원인인 사용자는 충분히 설치할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바이럴을 통한 설치 유도도 디바이스 교체 없이 이뤄지기 때문에 부담감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끌어들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좋은 전략에만 머물러 있을 뿐이라는 겁니다.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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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홈은 성공할 겁니다. 일단 많은 사람이 출시 당시 설치해볼 것이며, 매력을 느낀다면 유지 할 것입니다. 업데이트되어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다면 또 호기심에 설치해볼지도 모르죠. 페이스북 이용자 전부가 그럴 리 없겠지만, 나름의 유저층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페이스북이 사람과의 관계망 뿐 아니라 뉴스로서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뉴스를 피드하는 용도로도 페이스북 홈을 설치할 유저는 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모바일에서 큰 파이를 차지하는 것에 있어서 효과적일까요? 이미 페이스북을 이용하던 사용자는 페이스북 런처를 사용할 테지만 그것은 편의 기능의 추가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플리케이션의 업데이트나 위젯의 확장 정도라는 겁니다. 페이스북 앱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용자는 웹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할 것이고, 페이스북 런처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용자는 페이스북 앱을 사용할 것입니다. 무엇이 되었건 안드로이드에서 움직인다는 것은 위험요소를 줄이고 선택권만 넓혀 안전성을 보장받고자 한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안전성이 뭐가 잘못인가? 잘못이 있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페이스북이 자체적인 힘을 지니는데 매우 소극적이고, 결과적으로 구글의 그늘에 가려지는 것으로 끝이라는 겁니다.

구글은 페이스북을 극렬히 싫어합니다. 애플과의 경쟁 문제야 자신들이 애플을 따라잡은 것이니 그렇다 쳐도 자신들을 따라잡고 있는 가장 핫한 기업이 페이스북입니다. 페이스북은 자신들의 성질과 가장 흡사하며, 그 때문에 구글+로 견제하거나 안드로이드 내 페이스북을 견제하는 방식을 써왔습니다. 2011년 2월부터 구글은 자사의 레퍼런스 제품인 넥서스 시리즈에서 페이스북 주소록을 동기화하는 것을 막아버렸습니다. 어제 이벤트에서 주크버그는 안드로이드가 매우 오픈 된 환경이라고 얘기했지만,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통해 페이스북을 진작 견제하고 있었고, 구글+를 안드로이드의 기본적인 서비스로 내세우며 페이스북을 밀어붙인 것입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안드로이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아닌 아예 구글 밑에 있는 느낌을 강하게 내뿜습니다.

아마존과 삼성을 봅시다. 아마존은 안드로이드를 쓰고 있지만 지속해서 쌓아왔던 음악, 전자책, 비디오 등의 컨텐츠만으로 킨들 파이어를 과감하게 출시하였으며, 자체 앱스토어도 만들어 구글과는 별개의 생태계를 만들어 내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킨들 파이어는 미국 태블릿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구글보다 강세고, 태블릿의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전혀 위화감도 생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마존이 본격적인 스마트폰 제조사로 어느 정도의 파이를 챙기면서 애플과 구글에 어깨를 맞출 수 있을지의 기대감이 더 큽니다. 삼성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미 다른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을 모두 따돌리며 애플과 겨루고 있으며, 안드로이드를 공급하는 구글과의 위치에서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아마존과 삼성은 딱히 안드로이드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자신감은 장기적인 성장세와 가치를 증폭시키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안드로이드에 편승하며 구글 마켓을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페이스북 속 안드로이드'가 아닌 '안드로이드 속 페이스북'인 것입니다. 물론 페이스북이 '안드로이드에 지은 집'이라고 소개하긴 했지만, 페이스북 홈을 공개했기 때문이 아니라 안드로이드에서 자신들의 우위 점을 찾는 것에 매우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입니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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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의 문제입니다. 페이스북으로서는 기술적 문제일 수도 있죠. 하지만 페이스북이 IPO를 진행한 만큼 개인 투자 규모도 커지고 투자자들의 장기적인 투자 목표도 이뤄낼 만한 커다란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페이스북 홈이 공개된 후 페이스북 주가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간단합니다. 실패하지도 크게 성공하지도 못할 것이라는 겁니다.

많은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있고, 이들을 대상으로 페이스북 홈을 설치하게 하며 접근성을 높이겠다? 마치 구글이 구글 계정을 늘리고 접근성을 늘려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려 시작했던 안드로이드가 지금은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생각해본다면 페이스북의 결말은 뻔합니다. 구글은 오히려 애플에서 더 많은 광고 수익이 들어온다는 걸 알자 단순히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성능에서 iOS를 앞지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건 구글 제품 대부분이 그런 식이 되어가고 있죠. 근래 구글이 내놓은 하드웨어들을 보세요.

페이스북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 일인자는 물론, 이인자도 삼인자도 되지 못합니다. 그냥 번들이죠. 번들 같은 기업이, 그것도 관계망을 놓아버리는 순간 끝날 수도 있는 기업이 과감한 전략을 내세우지 않고 투자를 끌어들여 지속적인 서비스를 진행하겠다는 것은 매우 안일한 것이며, 결정적으로 미래 비전을 확실히 제시할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페이스북은 더 많은 것을 도전할 수 있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젊은 기업입니다. 그리고 어떤 전략을 취하느냐에 따라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업입니다. 페이스북은 관계망이 경쟁력이 아니라 관계망을 통한 전략이 경쟁력이고 비즈니스라는 것을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페이스북의 거품을 굳히고, 일류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일 테니까요.

HoodRabbit
IT 칼럼니스트 후드래빗, IT블로그 '후드래빗의 맥갤러리' 운영, 기술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대중과 교감하길 바라는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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