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불꽃을 일으키다, 이그나잇 스파크 최환진 대표
3월 27, 2012

“사업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이그나잇스파크의 최환진 대표는 말했다. 이그나잇스파크(IgniteSpark)는 ‘스타트업의 불씨를 점화’하겠다는 모토로 그가 세운 회사다. 작년 12월에 설립됐지만 왕성한 활동으로 벌써 12개의 스타트업에게 투자해 왔다.

그는 새로운 창업의 성장을 돕는 일에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이다. 카이스트(KAIST) 시절, 최환진 대표는 공부외의 길은 모르는 학생이었다. 그런데 남들이 공부만 할 때 ‘사업계획서를 쓰고 비즈니스에 대해 말하는’ 친구를 만났다. 이 만남은 최 대표의 머릿속에 “세상에는 공부 말고도 다른 길이 있다”라는 파문을 남겼다. 그가 본 것은 책 속의 길이 아니라, 반짝이는 모든 가능성이 시험받고 펼쳐지는 책 바깥의 세상이었다. 예측할 수 없는 벤처의 영역에서 학교 성적이란 현실에서 해답이 못된다는 것이었다.

그 후 최 대표는 졸업하고 벤처기업에서 일을 시작해 틈틈이 비즈니스 컨설팅을 해왔다. 그리고 2008년에 네오위즈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타트업 인큐베이션에 뛰어들게 된다. ‘네오플라이(Neoply)’가 바로 그가 일군 결과물이다. 소셜게임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는 이때 발굴한 팀이다. 이렇게 쌓인 4년의 경험이 이그나잇스파크의 추진력이 되었다. 이제 이그나잇스파크로 스타트업의 성장과 함께 그의 꿈도 확장하고 있다.

- 신사업을 발굴하는데 열정이 크신 것 같습니다.

정말 좋아합니다. 제가 주로 한 일이 신사업을 찾거나 개발하는 업무였습니다. 새롭게 발굴한 비즈니스가 실제 서비스로 구현되고, 사람들이 이용하게 되는 과정을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경험이 쌓이면서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차츰차츰 창업자의 마인드를 이해하게 되고 스타트업에 대한 고민도 늘게 됐죠. 특히 스타트업이 육성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 그 고민에 대한 답은 무엇입니까

해외에는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정말 많습니다. 한국은 그렇지 않은데, 해외만큼 많아지려면 창업자의 에코시스템이 튼튼해야한다는 결론입니다. 미국에는 연속창업자가 많죠? 한번 창업에 성공하고 나면 다시 창업을 시작하거나 다른 창업자들에게 투자하고 돕는 일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순환이 아직은 적은 편입니다. 정부의 지원이 풍부한 편이지만, 여전히 실제로 처음 창업하는 사람이 다가서기가 어렵습니다.

성공한 창업자들이 새 창업자를 돕는 일은 정말 중요합니다.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사회에서 언제나 안전판이 되어줄 수 있는 것은 지식과 지혜입니다. 성공 창업가들의 경험과 지식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창업가들에게 실수를 줄이고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공간과 재무적 부분을 우선하는 현재의 창업지원체계에 기존의 창업자들이 멘토로 참여할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산업의 전문가 혹은 실무자들이 스타트업에게 실전적 경험과 지식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장도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결국 성공한 창업가, 산업의 전문가 그리고 창업의 인프라를 만드는 분들이 모두 협력할 때 도전하는 창업자들과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시작에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 국내 인큐베이션, 엑셀러레이팅의 문제점이 있다면

저는 근본적으로 인큐베이션이란 산업에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게 돕는 것이 1차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튼튼하게 자리 잡은 기업의 수를 늘리는 것이 뒤따르는 목표가 될 것입니다.

창업가도 단계별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세 가지로 나누면 잠재적 창업가, 실제적 창업가, 지속가능한 창업가가 있습니다. 모든 단계에서 더 나아갈 수 있게 돕는 것이 엑셀러레이션입니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엑셀러레이션은 잠재적 창업가를 실제적인 창업가로 성장 시키는 데만 몰두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초보 창업가뿐 아니라 2-3년 경험의 창업가 역시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스타트업의 해외진출과 성공을 누구나 희망합니다만, 좀 더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프로그램의 단기 연수나 홍보지원등이 창업자들에게 더 큰 꿈과 도전의 기회를 가져볼 수 있도록 도와줄 수는 있지만, 실제로 해외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시작하기에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습니다. 세계화의 진행은 역으로 지역화의 지속이기도 합니다. 지역의 벽을 넘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외 시장에 뿌리내리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런 부분들을 완화할 수 있도록 현지 비즈니스 파트너나 인력들과 손쉽게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 이그나잇스파크의 육성 전략은 어떻습니까

첫째, 건강한 씨앗을 발굴해 산업에 뿌리내릴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중요한 것은 교육입니다. 기업가를 기업가로 만드는 데는 필요한 것은 사전적인 정의가 아닙니다. 기업가가 되고 싶은 누구나가 기업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실전적인 교육을 제공해 기본적인 기업 마인드를 갖춘 사람을 양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가 꼭 창업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렇게 얻은 기업가적 능력은 어디서든지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있을 겁니다.

둘째는 지금까지 산업에서 실무를 하면서 쌓아온 지식으로 멘토링을 제공하는 방안입니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초기에 가졌던 비즈니스의 전망과 기회만으로는 산업의 변화에 따라 대응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이런 스타트업의 니즈에 맞춰 산업에 대한 현황 파악과 인사이트를 나누어 비즈니스의 포지션을 적절하게 변경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셋째는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에 선투자하는 것입니다. 산업에서 주목받는 비즈니스나 서비스가 성장하면 소위 대박을 친 기업들이 나옵니다. 선두로 앞서 나가는 기업들이 초기 시장을 개척하지만, 산업과 비즈니스의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것은 해당 분야의 크고 작은 다양한 기업들이지요. 초기 미성장 분야의 경우 시장이 작고 성장의 불확실성이 높기에, 해당 분야의 성장을 이끌 다양한 스타트업들을 선별하고 네트워킹해 시장을 리드하고 성장시키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결국 관련 분야에서 유기적으로 연계할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들이 군집을 이뤄 산업에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일이 제가 추구하는 스타트업 시너지 클러스터(SSC)입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강조한 “전략적 시너지 그룹” 처럼 작은 스타트업들이 함께 모여 산업에서 더 큰 힘을 내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이그나잇스파크에 투자받고 싶으면 어떻게 접촉해야합니까

페이스북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페이스북으로 많은 연락을 받기도 하고요. 국내 창업자 규모는 항상 비슷한 수준인데,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SNS를 통해 활발하게 소통하는 것 같습니다. 또 SNS로 투자할 기업에 대해 정보를 얻곤 합니다.

- 투자할 팀을 판단할 때의 기준이 있습니까

제일 중요한 것이 신뢰입니다. 저도 상대를 믿고, 상대방도 저를 믿어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말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봅니다. 대표적인 것이 시간 약속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에 정리해오겠습니다”라고하고 이 말을 바로 지키는지 2주나 한 달이 지나서야 지키는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또 하나 제가 유의하게 보는 것이 있다면 눈빛입니다. 눈빛을 보고 투자한 결과 실망한 적이 없었어요. 그렇게 눈빛으로 투자하게 된 곳이 선데이토즈, 모글루입니다. 선데이토즈의 이정웅 대표의 빛나던 눈은 아직도 기억날 정도입니다.

- 혹시 학벌도 보시는지

안봅니다. 사업은 성적이 아닙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재능이나 역량, 이런 건 성적으로 알 수 없어요. 사업에 대한 비전, 리더십이 중요합니다. 지금 함께하는 투자사 대표님들의 학벌도 거의 모릅니다.

- 창업 과정에서 많이 겪는 실수

흔한 얘기지만 역시 지분 문제가 큽니다. 사실 지분이라는 것은 곧 책임감입니다. 지분이 가져다 줄 빵의 크기만 보고 많이 갖겠다고 하는 것은 큰 실수입니다. 지분을 나눌 때 미래가치와 현재가치를 고려해야합니다. 지분을 많이 갖는 것은 미래가치에 비중을 둔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지분이 적은 사람은 미래에 얻는 바가 적으니 현재에 더 많은 보상을 해야겠죠.

그리고 비용문제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창업 전에 큰 기대를 안고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대효익과 기회비용의 차이를 계산하지 않습니다. 이 일에 내가 쏟은 시간과 노력 뿐 아니라 다른 일을 했을 때 얻게 될 효익까지 모두 고려해야합니다. 일단 시작을 결심했다면, 기대효익이 기회비용의 최소 3배이상이 될 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창업을 시작하면 시간이 갈수록 기회비용이 커지게 되며, 경우에 따라 예상치도 못하게 폭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대만 가지고 시작했다가 생각하지 못한 비용들에 지치는 일이 많습니다. 냉철한 계산이 필요합니다.

- 스타트업에게 하고 싶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요즘 자주 하는 말이 ‘생활창업’입니다. 창업은 꿈을 좇는 일이지만 동시에 생활입니다. 너무 큰 가치를 좇는데 짓눌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잘 먹고, 잘 자고, 건강 해치지 않고 매일 자신이 할 몫을 해내면 성공이 눈앞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열정입니다. 많은 이들이 열정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그 열정이 쉬이 식어버리고 맙니다. 해보지 않은 일로 실패하면 누구나 좌절하게 됩니다. 스타트업에 뛰어들면 의사소통, 사람, 비용 등 문제가 산적해있습니다. 얕은 열정으로 무작정 시작하기보다, 먼저 자신 안에 깊은 열정을 쌓고 시작하세요.

마지막으로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입니다. 현재 인큐베이션이나 엑셀러레이션, 창업에 대한 도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무상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경험, 자금, 공간을 제공하는 이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에 따르는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훗날 여러분이 성공했을 때 자기가 받은 도움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본인의 성공은 개인의 성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들의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퍼진다면 창업 열풍도 계속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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