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정신의 민낯: 빅 데이터 분석으로 확인한 시각 차이
7월 26, 2013

각기 다른 주체가 바라보는 기업가 정신

최근 기업가 정신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정부에서는 기업가 정신 진흥을 위하여 여러 가지 투자를 요구하고, 정책을 수립한다. 창업자(entrepreneur)들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새롭고 유용한 아이디어를 창업을 통해 실현하기 위해 투자를 받고, 네트워크를 쌓아가며, 멘토링 및 액셀레이션을 받는 등 부단한 노력을 한다. 그러면서 자체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경영학 또는 창업학계에선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동시에 기업가 정신을 논할 때는 심리학이 빠지지 않는다. 창업자로서 성공하기 위한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동기적 접근들을 취하고 있다. 위험추구성향, 성취동기, 통제 소재 등은 창업학계에서도 심리학적 관점을 언급하면서 빼놓지 않는 단골 소재라 할 수 있다.

 

독자께 드리는 질문

질문 하나를 하겠다. 위에서 이야기하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은 모두 하나인가? 그렇다. 부르는 단어는 하나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눈치 빠른 독자들은 벌써 알아챘을 것이다. 결론적으론 빅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하면 기업가 정신을 부르는 의미가 제각각이다. 화려한 미사여구 뒤에 숨은 기업가 정신의 민낯을 본다면, 각 주체가 바라보는 관점을 더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그래서 필자는 이를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증적(empirically)으로 검증하였다. 전 세계 논문 자료를 보유한 데이터베이스 중 하나인 EBSCOHost에 entrepreneurship을 검색하였다. 결과적으로 총 2만 484건의 논문서지 정보를 취득하였다. 정보에서 제목을 기준으로 중복 자료를 제거하였고, 최종적으로 18,961건의 논문서지 정보에서 주제어 161,332개(총 31,080가지)를 얻어 KH Coder 2.30으로 분석하였다. 분석은 각 논문에서 사용한 주제어 중 상위 60위까지 출현한 주제어 79개 간 관계를 분석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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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 데이터 분석 결과는 위 그림 처럼 나타난다. 각 축의 0점을 기점으로 사분면을 나누면 총 네 가지 사분면을 도출할 수 있다. 이렇게 빅 데이터로 도출한 결과는 각 이해당사자가 기업가 정신을 이해하는 민낯을 보여준다. 시선들이 확연히 다른데, 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보는 관점마다 다른 기업가 정신의 민낯

정부

정부는 1사분면(그림 1 ‘주류’) 관점으로 기업가 정신을 본다. 한 마디로 “창업자가 창업해서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뿐이다. 창업자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서,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만들기만 하면 그만이다. 이후에 창업자 개인 수준에서 창업자가 장기적인 성장을 하는 건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이것이 정부가 바라보는 기업가 정신의 단면이다.

창업자(Entrepreneur)

실제 창업자는 2사분면(그림 1 ‘독자적’) 관점으로 기업가 정신을 본다. “아이디어 실현과 세계적 성장을 위해 네트워크 지원과 자금 투자를 받고 싶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종종 정부 지원을 바라기도 하는 눈치다. 액셀레이션을 원하고, 창업 보육을 바라기도 한다. 투자를 받고 싶어한다. 그렇게 새로운 비즈니스가 성장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룬다면, 성공한 것이다. 이것이 창업자가 바라보는 기업자 정신의 단면이다.

경영학자 또는 창업학자

경영학자 또는 창업학자는 3사분면(차세대)의 관점으로 기업가 정신을 본다. 정부와 실제 창업자들이 창업 관련 활동을 하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관심을 다. 그래서 그들은 “혁신하고, 기술적 진보를 하고, 전략을 세워서 성과를 내는 것이 기업가 정신의 실체이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대학이 자신들이 바라보는 기업가 정신 진흥을 위하여 산학협력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심리학자

마지막으로 심리학자는 4사분면(주목)의 관점으로 기업가 정신을 본다. “기업가 정신은 개인의 어떤 측면을 이르는 개념인가? 또한, 어떤 사람이 창업해야 성공할 수 있는가?”에 관심이 있다. 창업자에게 필요한 지식, 기술, 능력, 기타 특성, 성격적 요소, 동기적 측면 등을 측정해서 수리적 모형으로 성공 가능성을 예측한다.

 

흥미롭게도 다른 주체에겐 없는 현상이면서, 유독 심리학 분야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 있다. 경영학 또는 창업학 분야에 있는 연구자들이 심리학 관련 분야에 관해 접근하려 시도하지만, 쉽게 성공하지 못한단 점이다. 과학적 심리학은 진입장벽이 높아서 과학적 심리학을 훈련받지 않은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심리학회 산하 14분과인 산업 및 조직심리학 분과(SIOP; Society for Industrial & Organizational Psychology)는 창업 성공을 위한 창업자 개인적 요소에 대해 집대성한 책을 출간하였고, 이후에도 산업 및 조직심리학자는 꾸준히 개인적인 역량과 성격, 동기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글을 맺으며

이상 기업가 정신의 민낯에 대해 살펴보았다. 네 가지 민낯 모두 우리가 창업 관련 활동을 하면서 알아가고, 도움을 받으면 좋다. 정부가 바라보는 관점에 맞추어서 역량 있는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똑똑하게 투자받고, 산학협력을 통해 경영 전략과 마케팅 전략, 그리고 혁신에 대한 조언을 지속해서 받는 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심리학자들에게 창업자 자신에 대한 창업 관련 역량을 진단받고, 역량을 증진할 수 있는 훈련을 받는다면 이보다 좋을 순 없을 것이다. 우리에겐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해가 어느 한 쪽에 편중되기보다, 더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Editor's Note: 본 기사는 필자의 발표논문을 기초로 작성하였습니다. 따라서 모든 그림과 정보는 다음의 논문에서 가공하였습니다.배성호, 이나경, 김상규, 김형규, 유태용 (2013). 창업가정신 논문 주제어 간 관계 분석. 2013년도 한국 산업 및 조직심리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논문집. 108-109.

seongho
산업 및 조직심리학 전공자. 창업지원 프로그램에서 수혜 대상자를 선발하는 데 필요한 평가기준을 세우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이메일: seongho@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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