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인재, 줄줄이 퇴사하고 스타트업계에 뛰어드는 이유
10월 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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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인 중 대기업에 나와서 스타트업에 조인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필자 또한 국내 통신사에서 약 7년 근무 후 지금으로부터 3년 전 퇴사했다. 그 후 비석세스라는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부푼 꿈을 안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모두가 그렇듯 다양한 역경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필자 주위에서는 대기업 퇴사 후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지인들이 사업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문의를 해오곤 한다. 왜 이렇게 대기업 인재들이 퇴사하고 스타트업계로 들어오는 일이 늘어났을까. 그 이유에 대해 살펴봤다.

사례 #1 : 아이디어 뱅크 A 씨, 3번의 신사업 제안했지만 3번 모두 무시

A는 S 회사 입사 후 2년 전 무선사업부 내에서 개최됐던 신사업 대회에 참여하여 1등을 했지만, 내부적인 사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두 번째 신사업 대회에 참여하여 3D 프린팅을 통해 음식을 만드는 기획을 출품했다. 이번에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말도 안 되는 서비스라는 평을 들었고, 그 기획은 결국 버려졌다. 그런데 이후 미국 나사(NASA) 에서는 3D 프린팅을 통해 음식을 배송받지 않고도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 후 S사 임원진은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술 기반의 아이디어를 냈고, 다행히 이는 프로젝트로 진행되었지만 본인의 직급이 낮아 프로젝트를 이끌기에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이 주도권을 쥐게 됐다. 그 후 그는 바로 퇴사했다.

사례 #2 : 예스맨 상사 모시는 B 씨, 온갖 일 다 받아오면 팀원들은 뒤치다꺼리에 밤샘 야근

B는 D사 입사 후, 상사와의 불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해당 상사는 전형적인 "예스맨"으로 모든 프로젝트를 상부에서 내려받은 후, 팀원들의 밤샘 노동으로 프로젝트를 마치곤 했다. 처음에는 일을 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으나, 정도가 심해지자 상사와의 갈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후 B는 몇 번이나 상사의 리더십 문제에 대해 지적했지만,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상사의 처지를 이해도 하지만,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팀원들의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아마도 상사 본인의 승진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B 씨는 그 후 회사에 대한 열정이 줄어들었고, 퇴사를 결정했다.

사례 #3 : 엘리베이터 멈췄다는 이유로 사장님 좌천시킨 대단한 회장님, C는 퇴사를 결정했다

C는 H사에서 단 2명을 선발하는 공채를 통해 입사했다. 그 후 H사 회장이 되겠다는 큰 포부를 가지고 회사 내에서도 인정을 받으며 독일로 연수도 다녀왔다. 그러나 C는 한국 복귀 후, 지역 공장 단지 순회 중 H사 회장의 행동을 보고 퇴사를 결정했다. H사 회장이 탑승한 엘리베이터가 멈췄다는 이유로 그 옆에 서 있던 H사 사장을 좌천시켰던 것이다. 그는 현재 밤에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며, 앞으로 커피숍을 운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왜 이런 일들이 생기는 걸까?

먼저 개인 성향마다 다르겠지만 "조직 경직성으로 인한 욕구 불만"인 경우가 많다. 대기업은 직급에 따라 역량을 평가하는 경향이 많으며, 입사 시에는 '창의성'을 강조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조직 수용도'를 먼저 본다. 젊은 직원들은 입사 시 높은 직급에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기존 조직에서는 새로운 노력이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라는 문화의 벽에 부딪히고, 반복된 좌절감 끝에 더는 처음의 열정을 유지하지 못한 채 자신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또 다른 창구를 찾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급여 체계 때문이다. 회사가 어려울 때가 있고 잘될 때가 있지만 다년간 임금이 동결되면, 실제 자녀를 키우고 가족을 부양하는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또한, 회사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더라도 그 공은 다른 곳(상사)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고, 실제 본인의 급여 상승과 직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상황에서 밖에서 사업하는 지인이 (예를 들어) 월 천만 원을 벌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 마음이 흔들리게 되고, "나도 할 수 있겠지."라는 마음의 불씨가 당겨진다.

세 번째로는 인생의 본보기를 제공해줄 수 있는 선배의 부재다. 5년 뒤, 10년 뒤에 자신의 눈앞의 과장처럼 일할 것을 생각하면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 큰 조직의 부품처럼 일하다가 명예퇴직 당하고 세상으로 나갔을 때 '치킨집 사장'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함이 몰려온다.

네 번째로는 회사의 경영 성과와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다. 아무리 봐도 업계 1위인 타사보다 실적이 안 좋고, 앞으로 포트폴리오를 봐도 길이 열릴 것 같지 않다. 경영진이 이 어려움을 잘 헤쳐나갈 것에 대한 확신도 없다.

대체로 이런 이유로 하루라도 빨리 스타트업계에 뛰어들려고 하는 대기업 인재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스타트업계라고 해서 사정이 180도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금, 인력의 부족을 늘 떠안은 상태에서 하나의 기업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책임감과 중압감이 수반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대기업 내에서는 조직 탓, 상사 탓으로 돌렸던 모든 문제를 이제 본인이 직접 링 위에 올라 씨름하며 해결해나가야 한다. 더불어 스타트업 조직의 가장 큰 경쟁력인 '수평적인 대화 문화'로 인해, 모든 직원으로부터의 불평과 요구 사항이 일말의 여과 없이 대표에게 꽂혀 들어온다. 모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몹시 어려운 자리에 앉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창업을 하는 것은 마냥 좋지만도, 마냥 괴롭지만도 않지만, 필자 개인적으로 이 길을 걷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를 꼽자면 "창업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 역시 지난 8월 한 세미나를 통해 "젊은 시절 창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성공도 실패도 아닌 '경험'에 있으며, 창업을 통해 책이나 공부, 시험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나 자신의 발견'이 가능해진다"고 말한 바 있다.

대기업을 나와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대박'을 꿈꾸고, '멋진' 사업 아이템만 찾고 싶은 마음이라면 그 시작점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보이는 만큼 멋지지도 않고 실패할 확률이 80% 이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이 남은 인생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리라는 것은 분명하기에 필자는 이 길을 걷고 있다. 자신을 알아가는 고단하지만 가치있는 여정에 기꺼이 나설 수 있는 자만이 창업의 성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정현욱
CEO of Tech Digital Media, be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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