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유틸리티 명가를 꿈꾸다" _ 위자드웍스 표철민 대표
9월 5, 2012

 

「한 차례의 패배를 최후의 패배로 혼동하지 마라.」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 F.스콧 피츠제럴드의 말이라고 전해지는 문구다. 하지만 실패를 겪은 후에도 다시 도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한 번의 실패가 자신의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고 믿어버리기 쉽다.

그래서 표철민 대표의 도전정신은 더욱 대단하다. 16살에 첫 사업을 시작한 지 12년. 창업 자체가 드물었던 시대였을뿐더러 나이도 어려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진정한 성공은 항상 그의 손에 잡히려다 빠져나갔다. 그럼에도 그는 또다시 새로운 꿈에 도전하고 있다. 이것은 꿈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성장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 모바일 유틸리티 대표 명가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 ‘솜클라우드’

벤처 회사가 1~2년 사이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100개 이상 개발해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위자드웍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많은 앱을 개발했지만, 정작 대표작으로 내세울 앱은 많지 않았다. 화제성은 적어도 사용자가 오래 사용하는 앱을 만들고 싶었고, 그 답은 유틸리티 분야에 있었다.

“ PC에는 알툴즈나 곰플레이어 같은 대표적인 유틸이 있는데 모바일엔 대표작이 없어요. 그런데 특이하게 통계자료에서는 사용자들이 모바일 앱 중에서 유틸리티 앱을 가장 많이 다운받는다고 나와 있죠. 아직까지 대표 모바일 유틸리티 앱이 없다는 점에서 기회를 보았습니다.  “

그전까지 위젯을 다뤄왔었고, 유틸리티는 이미 들어가기에 늦은 시장이라 알려져 안팎으로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위자드웍스 만의 경쟁력이 있었다. 매직데이, 오마이디데이 등 100만 다운로드를 이끈 자사 주요 앱들이 유틸리티 앱이었다. 이윽고 ‘한국의 대표적인 클라우드 유틸리티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는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직원들을 설득해 나갔다.

“이 서비스가 가져올 비전을 내가 믿고, 또 구성원들이 믿게 되면 일 자체에 사명감과 보람을 느끼죠. 저 역시도 마찬가지구요.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언제나 구성원이 공감하는 비전을 갖는 사업을 하되, 그것이 정말 사람들에게 필요해서 언젠간 돈이 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해요. “

- 솜노트, 솜투두는 한국의 에버노트인가?

같은 모바일 유틸리티 분야의 애플리케이션이기에 에버노트와 솜노트는 라이벌로 비교되곤 한다. 미국의 인지도 때문에 당연히 에버노트의 인기 순위나 사용도가 솜노트보다 많으리라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수치상으로 비교했을 때,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에버노트가 지난 몇 달간 한국 앱스토어에서 저희보다 순위가 낮았어요. 최근 하루에 다운로드 되는 앱 개수도 저희가 20배 이상 많죠.”

에버노트와 솜노트의 큰 차이점은 바로 ‘예쁜 디자인과 쉬운 사용법’이다. 화면을 최대한 직관적으로 설계하고, 핵심 기능만 실었다. 스마트폰을 갓 사용하는 초보자도 금방 이해하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일리 앱, 그것이 솜노트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그 방향성에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

- 소년 급제? 고통스러웠지만 그만큼 성장했다. 누구나 겪는 성장통이었다.

소년 급제, 일찍 출세하는 것을 조심하라는 옛말이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본인의 준비 여부와는 상관없이 세상이 자신에게로 다가온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충분히 위협적일 것이다. 10대, 20대라 한들 첫 성공을 겪는다면 어떠한 사람이건 오만해질 수밖에 없다.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또 겸손하려 노력하겠지만,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기가 어려워지기가 쉽다.

“일찍 주목받고 알려지다보니 그만큼 어려운 시간도 빨리 찾아 온 것 같아요. 승승장구하던 위젯 시장이 하루 아침에 지고 급속도로 스마트폰 시장으로 넘어가는 시기를 사업상 위기로 겪어야 했죠. 지금까지도 그 2년이 정말 생생해요.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하며 많이 괴로웠는데 그 시간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방법은 다름아닌 솜클라우드 사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를 위해 몰두했던 시간들은 마침내 솜노트와 솜투두에 대한 긍정적인 시장 반응으로 돌아왔다.

- 사업 12년 차, 지금이 가장 행복한 이유

힘든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던 건 지난 ‘성공’이 있어 가능했을까? 그렇지 않다. 성공이란, 사실 개인의 노력으로 이뤄내는 영역이라기보단 어쩌면 신의 영역에 가깝다. 그 영역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사람이 봐도 ‘이 정도면 성공해야 하지 않나?’라고 느끼는 시점이 와야만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사업을 하며 ‘성공’을 느꼈을 때라면, 네이버와 위젯 계약을 맺고, 회사도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는 걸 느꼈을 때 였어요. 처음으로 어느 정도 이루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요. 그러나 돌아보니 그건 오만한 생각이었어요. 아직까지도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어린 나이에 인지도를 얻었기 때문인지, 이전에는 더러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의 비난은 그 자체로 스트레스였다.

“근데 제가 사업적으로 어려움을 겪다 보니 비난하던 사람들도 전보단 줄어든 느낌이예요. 이제는 저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보다는 내부적으로 회사와 멤버들에게 더욱 집중해야 하지 않겠나? 하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창업을 시작한 이후로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온전히 혼을 담아 솜클라우드 사업을 하고 있거든요. “

- 루비콘게임즈, ‘절실함’이 부족했음을 반성한다

표철민 대표는 이처럼 사업에 집중을 할 수 있었던 계기를 최근 정리한 소셜게임 개발사 ‘루비콘게임즈’에서 찾는다.

“루비콘게임즈 자체가 나쁜 회사는 아니었어요. 내부 인적 구성도 좋았고, 게임 퀼리티도 좋았어요. 다만 위자드웍스의 자회사라는 위치가 ‘절실함’이라는 감각을 둔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위자드웍스가 위젯으로 1등하고 제가 오만해졌을 때 시작한 회사였고, 우리가 못해도 위자드웍스의 매출로 충당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 저부터도 내심 있었던 거죠. “

그 이후 그는 성공하더라도 절대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시간, 열정, 리소스 측면에서 한 개가 성공궤도에 오르는 것도 힘든데 두 개가 동시에 돌아가야 한다면 위험성이 크다는 걸 배웠다.

- 모두가 솜클라우드를 쓰는 그 날까지, 도전은 계속 된다

사실 벤처기업이라면 내부 서비스에만 집중하고 싶지만 회사 운영상 결국 진행해야 하는 외부 프로젝트들이 생긴다.

그래도 자사 서비스를 위한 강한 의지를 잃지 않는 이유는 사업이 주는 즐거움과 성공이라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 꿈을 위해 오늘도 외부 프로젝트들은 바쁘게 돌아간다.

“ 저는 아직 나이도 젊고 여전히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가득 차 있습니다. 회사를 매각하는 것보다는 저희 서비스를 많은 사람이 쓰는 광경을 보고 싶어요. 위젯 때는 그 꿈에 거의 근접했었는데 마지막 벽을 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꼭 한 번 그 벽을 넘어보고 싶습니다.“

위자드웍스는 솜클라우드 사업으로 세계적인 모바일 유틸리티 전문업체가 되겠다는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 솜노트는 이미 올 해 상반기 한국 앱스토어 생산성 분야 1위를 지켰고 솜투두는 출시 직후 한국 앱스토어 무료 전체 3위에 올랐다. 한편 오는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되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참여 시작으로 미국 시장을 향한 디딤돌을 놓을 예정이다. 이번 달 말에는 중국 시장에도 솜클라우드 서비스가 공식 출시되며 앞으로 다이어리, 캘린더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솜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묵묵히 벤처 업계를 이끌어온 대선배들처럼 본인의 길을 조용하고 천천히 그리고 우직하게 걸어가고 싶다는 표철민 대표, 간절한 바람에는 하늘이 대답한다는 오랜 옛말처럼 그의 진한 진심에 성공이라는 보답이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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