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3 키워드 돌아보기] – LG의 웹OS 인수, 좋지 못한 선택이었나?
2월 28, 2013

코리아 위상, 차이나 파워, 제3의 운영체제(OS).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나흘간의 여정을 마치고 막을 내린 세계 최대 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3'은 이 세가지 키워드로 요약됐습니다.

MWC 2013의 폐막을 끝으로 MWC 2013 키워드를 돌아봅니다.

그 첫 번째는 'MWC 2013 최고의 제품'에 선정된 LG의 최근 웹OS인수 이야기에서 출발합니다.


기업들에게 인수라는 선택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신의 회사 것이 아닌 것을 구입해 자신의 색으로 해석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이 의무를 제대로 행하지 않을 경우 실패한 인수로 낙인 찍히는 것은 투자 유치에 있어서도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굵직굵직 하거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수는 수없이 거론되고 회자되게 됩니다.

LG의 웹OS 인수, 좋은 못한 선택이었나?

LG는 웹OS를 인수했습니다. 이는 국내외 큰 화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왜냐하면 HP가 처치 곤란으로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힘들어 하던 웹OS 자진해서 구입했기 때문입니다. 짧게 설명하자면 HP가 버리고 싶어 환장한 것을 자신에게 버릴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어떻게보면 HP는 구입해놓고도 써먹지 못한 웹OS를 처분하는 기회를 잡은 것이며, LG는 자체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버리는 것이라도 붙잡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웹OS 인수


LG는 HP로부터 웹OS의 소스코드와 개발인력, 관련 된 자료들을 인수했으며, 특허에 대해서는 HP와 임대 받는 형식의 라이센싱만 맺었습니다. 또한 다수의 웹OS에 대한 권한까지 HP가 그대로 지니는 조건으로 거래가 진행되었습니다. LG는 웹OS를 인수한 이유로써 스마트TV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으며, 인수 금액에 대해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인수를 진행하긴 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웹OS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선 불분명하며, TV 산업에 사용할 것이라는 표면적인 선만 드러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The Verge는 HP가 인수건에 있어 승자인 것으로 보인다며, LG가 특허까지 인수하지 않은 점에 있어 LG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지만 HP가 이후에 이를 통한 이득을 챙길 것이기 때문에 웹OS의 처리를 곤란해 하던 HP가 더 좋은 조건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웹OS를 인수한 LG는 웹OS를 통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애쓸 것이며 HP는 뒷짐을 진채 성과를 낼름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LG에게 있어 이는 좋지 못한 선택이었을까요?

LG의 선택


필자는 LG의 선택이 좋은 선택이라는 것은 알 수 없지만, 좋지 못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LG하기 나름이다'와 같은 입에 발린 소리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LG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어떻게든 달리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만을 봤을 때 충분히 LG가 시도할 법한 인수였다는 것입니다.

먼저 LG가 안드로이드를 탈출하기 위해 웹OS를 선택했다는 분석은 그리 옳지 못합니다. LG는 딱히 구글의 덕을 본 것이 없으니까요. 안드로이드폰 덕분에 LG는 그간의 명성을 다시 쌓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핸드셋으로 다시 성장레일에 올라간지 얼마되지 않은 것입니다. 또한 LG가 웹OS를 인수한 이유인 TV조차 구글과 손을 잡아봤지만 신통치 못했습니다. 오히려 경쟁사인 삼성은 자체적인 플랫폼 구축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음에도 LG는 내세울 수 있는게 그다지 없었다는 겁니다. 고작 3D정도? LG가 자체 생태계를 원하는 것은 그리 이상하지 않은 것입니다. 오히려 TV산업에 미지근한 구글과 손을 잡은 상태에서 삼성의 치고 나가는 모습이 배아팠다고 해야겠죠.

그렇다면 특허 라이센싱은 어떻게 된 것일까요? 인수를 할 생각이었다면 전부 하는게 나았을텐데 어째서 빼놓고 인수를 한 것이냐는 말입니다. 일단 우리는 그램(Gram)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HP는 웹OS를 오픈소스로 돌려놓은 후 얼마 되지 않아 웹OS 팀을 그램이라는 새로운 벤처회사로 분리시켜버립니다. 물론 권한에 대해서는 HP가 가지며 자금도 지원하지만 독립적인 회사로써 존재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인데, LG가 인수한 부분을 살펴보면 그램 자체를 인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C Mac은 LG가 그램 기반의 웹OS를 인수했다고 전했는데, 그런 연유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수 과정에서 특허 부분을 뺴버린 것이 아니라 애초 HP는 그램이 성장하더라도 일부 소유권을 놓을 생각이 없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LG가 그램을 인수했다'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한 것이죠.

그렇더라도 '어차피 나중에 HP가 권리 주장을 통해 더 나은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닌가?'라는 의문은 가시지 않을텐데, 이것은 안드로이드와 갤럭시의 관계에서 그렇지 않음의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브랜드가 갤럭시에 힘을 잃고 있다는 소식은 꽤 많이 접했던 것입니다. 물론 안드로이드가 갑의 위치에 있지만 갤럭시를 잃어선 안되기 때문에 복잡하게 얽힌 관계로써 유지되어 가고 있음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가령 MINI의 브랜드 파워 덕에 'MINI가 어느 회사꺼더라?'라고 질문이 나오는 것과 동일한 것인데, LG가 웹OS를 통해 충분히 멋진 TV를 만들어 놓더라도 그것이 웹OS의 브랜드 가치를 치솟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HP가 LG에 대고 갑의 행세를 하기보다는 적극 협력하는 쪽으로 구상하는 것이 더 타당한 얘기입니다.

LG에게 있어서도 딱히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며 그램을 통째로 산하에 두었기 때문에 고급 소프트웨어 인력을 얻게 됨은 꽤 큰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 시점을 넘어 계속해서 화질 등으로만 삼성과 겨룰 생각이었다면 스마트TV에 있어서는 축소되었을 것이기에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좋지 못한 선택을 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웹OS TV


LG는 딱히 웹OS를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것에 대해 얼버무렸습니다. 이는 전략을 감추려는 고도의 심리전 같은게 아닙니다. 그냥 진짜 모르고 있는겁니다. 필자는 LG가 그다지 활용법에 대해 생각한 것은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웹OS로 TV를 만들어 본 적도, 만들겠다고 한 적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HP는 웹OS 3.0을 발표하면서 다양한 제품 포토폴리오를 선보였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물론 향후 데스크탑과 랩탑, 복합기에도 웹OS를 넣겠다고 한 것인데 거기에 TV는 없었습니다. 웹OS로 TV를 만들겠다고 한 것은 LG가 먼저 내세운 것인데 웹OS를 운영해보지도 못한 LG가 무슨 수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할 수 있을까요?

그럼 LG는 아무 생각없이 인수 결정을 한 것일까? 거의 그랬다고 분석합니다. HP는 웹OS를 통해 데스크탑을 구동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고, 이는 웹OS를 인터페이스적으로 어떻게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줬습니다. LG는 그정도 선에서 인수해놓고 경쟁력을 갖추려는 생각이었을 뿐 구체적인 활용법에 대해서는 생각한 바가 크지 않았을 것입니다. 웹OS가 오픈소스화 된 후 재개발 상황 속에 느려터진 퍼포먼스와 그램 이후 많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생각 할 여지도 없었거니와 일단 구입해서 해보자는 생각이 강력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LG가 좋지 못한 선택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을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TV라고 꼬집어 얘기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만들 수도 있으며 LG 가전 전반에 걸친 웹OS 활용 상상해볼 순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기분 좋은 상상일 뿐 그렇게 될 가능성은 먼저 TV에서 찾아야 하며 웹OS 인수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싶다면 그램에 '이제 TV용 인터페이스를 만들어 내봐'라고 맡길 것이 아니라 심층적으로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 마련하고 이를 조금이라도 공개할 수 있어야 대중과 언론의 회의감을 가시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웹OS 인수는 꽤나 심오한 한수였습니다.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정도로 말이죠. 그러나 그것이 승리를 위한 밑천으로 둔 수라면 흔들리지 않을 장기적인 전략을 멋지게 구사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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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dRabbit
IT 칼럼니스트 후드래빗, IT블로그 '후드래빗의 맥갤러리' 운영, 기술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대중과 교감하길 바라는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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