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창업지원, 이제는 진화 해야할 때
4월 5, 2013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학과 창업의 연계가 화제다. 정부가 “대학에 창업기지를 건설하고 다양한 창업교육으로 청년 창업가를 양성하겠다”라고 언급하면서 창업기지로서의 대학의 역할이 재조명 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학에서의 창업지원은 공간/자금적인 지원을 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큰 도움이 되는 지원이다. 하지만 “아이디어전개->창업->투자유치->성장->Exit” 라는 스타트업의 진화의 전반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지극히 초기 부분에 제한된 지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탠포드 대학의 ‘StartX’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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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X : 2009에 시작, 스탠포드 학생들이 학교에서 쌓은 지식과 배움을 바탕으로 스탠포드 출신의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 하는 비영리 기업.

인큐베이팅 기간은 3개월이며 이 기간 동안 StartX는 스타트업간의 네트워킹을 맺어주고,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맨토들과 스타트업을 연계한다. 또한 마케팅, 인사 등의 컨설팅 수준의 교육과 기타 지원(작업공간, 클라우드 컴퓨팅, 회계, 법률자문 등)도 제공함으로써 스타트업 성장의 실질적인 필요를 지원하고 있다.

설립 이후 800개 가까운 기업이 StartX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지원하였고, 총 90여개의 기업이 졸업하였는데 이중 85%가 아직 기업 운영중에 있으며 기업당 평균 약 $1.51M 펀딩에 성공하였다. (투자유치 규모는 미국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중 2위 수준)

인큐베이팅 팀과 스타트업간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그들의 성장에 발판이 되는 네트워크와 교육을 제공해 주어, 스타트업이 자립하는데 도움을 주고 그 과정에서 인큐베이팅 팀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학교 교육으로 얻을 수 없는 실제 비즈니스 세계에 대한 이해와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스타트업의 자립과 학생들의 경험을 만드는 Win-Win 프로그램인 셈이다.

교수진과 학생 등 다수의 우수한 인력들이 포진되어 있는 곳이 바로 대학인데,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학의 창업지원 정책은 이러한 대학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지 않나 싶다. 교수진과 학생들이 본인들의 연구와 수업에 연계하여 StartX와 같이 해당학교 소속의 창업자 기업을 돕는다면, 마케팅, 회계 등 경영의 일반적인 도움부터 기술지원 까지도 가능하다. 즉 사업 전반에 있어서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다.

또한 학교측면에서도 학생들이 직접 인큐베이팅과 엑셀러레이팅에 뛰어든다면, 우수 멘토 몇 명의 강연 보다 더 유용한 현실적인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및 창업 관련 학습이 이뤄 질 수 있다. 그리고 참여자들이 직접 스타트업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비즈니스 교육의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큐베이팅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창업이 일어날 수도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 대학에서도 학생중심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카이스트 MBA과정의 마케팅 학회 M.I.N.(Marketing Insight Navigator)은 ‘Unlock your idea, seize our experience’라는 슬로건 아래 학술, 네트워킹, 산학연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학회로써 스타트업과의 네트워킹 및 프로젝트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해 8월(과거), M.I.N은 스타트업 기업 CEO 및 마케팅 담당자들을 초대한 Opening Party를 통해 스타트업의 커뮤니티 형성에 일조하고, 스타트업과 KAIST와의 네트워킹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M.I.N은 스타트업 기업 두 곳과 연계하여 “신제품 런칭 아이디어 기획” 과 ”신규비즈니스 모델 수립 전략”을 통해 엑셀러레이팅 역할을 수행 중이다. 프로그램에 대해 기업들과 학생들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M.I.N의 한 회원은 “학교에서 수업으로만 듣던 비즈니스를, 스타트업과 함께 그들의 문제를 직접 고민하며, 해결하는 과정에서 실제 비즈니스 세계와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산학 과제를 평가했다.

대학의 최고 자원은 예산도 공간도 아닌 바로 사람이다. StartX 프로그램과 M.I.N의 활동은 그러한 강점을 극대화 시켜 스타트업과 참여 학생 모두가 Win-Win할 수 있게 만든 시스템 이었고,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학의 창업지원 정책이 단순 공간 지원을 벗어나 교수진 및 학생 중심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시스템 구축에 초첨을 둘 필요가 있다. 각 학교의 창업자들이 모교 교수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성장하고 성공적인 엑싯(Exit)을 달성하는 것이 교내의 또 다른 창업자를 키워내는 일까지 연결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러한 대학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진정한 창업기지로써의 대학의 역할일 것이다. 따라서 대학과 스타트업 생태계간의 인적 자원 중심의 연계를 제안하는 바이며 대학 창업지원의 방향이 인재를 통한 엑셀러레이팅에 있지 않은가를 생각해 본다. 그 과정 속에서 기업가 정신 및 비즈니스 교육 효과 역시 함께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최기영
국내외 스타트업 관련 트랜드 및 스타트업 비즈니스 분석, 투자자를 위한 스타트업 Deal Sourcing 탐색등을 담당합니다 (kychoi@besucc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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